[하도겸 칼럼]명진스님이 봉은사 주지 다시하면 안되나요?

【수원=뉴시스】이정선 기자 = 8월 31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송산동 조계종 제2교구본사 용주사에서 현 주지 성월 스님에 대한 대처승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전 주지 정호 스님측 스님과 신도들이 성월스님 퇴진과 임시총회 개최를 요구하며 경내로 진입하려 하자 성월스님측(왼쪽) 스님들이 밖으로 밀어내며 심한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2015.08.31. (인천일보 제공) [email protected]
"바른 보시운동을 전개하고, 모든 국가지원금이 올바르게 사용될 수 있도록 감사청구 및 정보공개 청구를 한다. 청정성 회복까지 굳은 수행과 연대로 나아간다. 김건중 학생 단식 중단에 노력한다." (만인대중공사 우리의 원칙과 행동선언)
지난 21일 오후 2시 서울 종로 대한출판문화회관 4층 대강당에 바른불교재가모임, 봉은사 신도회 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용주사 현 주지 성월 산문출송 신도비대위, 참여불교재가연대, 대불청, 동국대 일반대학원 총학생회 대표 등 70여 명이 모였다. 이들 조계종 청정성 회복에 천착한 불교시민·재가단체는 '교단의 청정성 회복을 위한 재자불자 행동선언'을 채택했다. 또한 감사원 감사 청구, 주민정보공개 등을 통해 종단에 지원되는 국가보조금 등 예산에 대한 감시활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들은 "지금의 조계종단은 총체적인 무의식의 상태에 들어가 있다. 문제를 직시하며 이를 중재할 어른도 없다"며 "중재는 고사하고, 사중 스님이 어른 스님을 공양간 에서 폭행하고, 본사 주지에게 처·자식이 있다는 의혹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종립대학 이사장의 절도혐의가 제기되어도, 은처 문제로 멸빈된 전 총무원장의 복권이 시도되고, 젊은 생명이 사경을 헤매어도, 조계종단의 권승들은 이를 해결할 어떠한 대책과 의지도 없다. 자정기능을 상실한 채 종교적 예의와 양심마저 지워버렸다"고 진단했다. 따라서 "이제 우리 재가신도들은 부처님의 계율과 교단의 청정성 회복을 위하여 우리의 결의로써 종단의 권승 들을 향해 양심의 죽비를 들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황찬익 참여불교재가연대 사무총장은 "스님들이 사찰의 문화재와 복전함과 기도수입, 정부지원금 등에 매어버린 불교자본가의 신분으로 이미 전락했고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는 주장은 신도들로부터 어떻게 동의를 받을 수 있나"라고 물었다. 또한 "언론마저도 재갈 물리고 바른말하는 사람 백주대낮에 폭력을 행사해도 애써 외면하는 종단"으로 규정했다.
전준호 대한불교청년회 중앙회장은 "신도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어야 할 종단은 문제 원인을 찾아 해결하려 하기 보다는 문제를 제기한 신도들을 해종으로 몰아가고 급기야 이를 보도한 언론을 해종언론으로 규정했다"며 "대불청의 입장은 명확하다. 종단의 결자해지와 언론탄압 중단이다"고 강조했다.
동국대 비대위를 대표해 대중공사에 참석한 최장훈 동국대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지난 6월4일 45일간, 15일간의 단식을 마쳤다. 그는 후배 김건중 학생이 38일째 단식을 하는 데 안타까워하며 "법으로 보장된 사립대학의 자주성을 침해하는 종단의 노골적 개입으로 인해 벌어진 현 사태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사태의 책임자인 자승 총무원장은 단 한 차례도 학내 구성원과 대화를 하지 않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며 "동국대 학생들은 이번 사태로 트라우마가 생겼다. 트라우마는 스님에 대한 편견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많은 학생들이 SNS 등을 통해 '일면스, 보광스, 자승스, 땡중' 등의 표현을 서슴없이 쓰고 있다. 불교가 이렇게 타락했느냐는 반문의 글이 수없이 게재되고 있다"고 전하면서 "이러한 사태를 종단에서 책임 있게 해결하지 않고 묵과한다면 불교의 미래는 없다"고 경고했다.
'불교닷컴' 이석만 대표는 "언론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 불의에 타협하지 않는다"고 선언하며 "510일간 출입금지, 광고금지, 접촉금지라는 전대미문의 조치를 취하면서 동시에 세무조사 요청, 국정원 프락치로 몰아세우기 등 해종언론의 구색까지 깔 맞춤해 반쯤 죽여놨다"며 "지난 4일 중앙종회 결의로 시작된 새로운 조치들은 지난번 경험들에 대한 심화학습이자 전두환의 K(King)공작을 넘어서서 일제 731부대의 마루타 실험을 연상케한다. 어떻게 하면 말려죽일 것인가를 사전에 정해진 각본대로 착착 진행하고 있다"며 "다름 아닌 종교집단인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그 주인공이다. 그 이유는 자승 총무원장의 비리의혹을 언급했기 때문이다"며 "중생들이 한 푼 두 푼 모은 돈 수백 억 원을 횡령한 은인표 전일저축은행 대주주와 중생을 고통의 바다에서 건져내야 하는 조계종 수장의 수상한 커넥션, 총무원장 선거과정에서 희한한 각서를 써주며 불출마를 종용한 이른바 '약속드립니다' 밀약문건을 보도한 것이 심기를 대단히 불편하게 한 모양이다. 진실일수록 아픈 법이다"고 했다. 또 "제도의 대상인 정치지도자들의 선거캠프에서 상임고문을 자임했다는 의혹, 탱화절도 사건에 입도 벙긋하지 못하던 승려가 동국대이사장이 되어 '소나기 소송'을 제기하고, 처와 쌍둥이가 드러나 확인하자는데 소송하고, 문제제기한 불자의 직장에 찾아가 협박하고, 같은 승려끼리 폭력을 행사하는 요지경 등 이를 보도한 언론과 바로잡아달라고 요구한 불자가 과연 무슨 죄일까"라고 했다.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성직자들에게 기대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스님들은 스님들이다. 두 번째는 스님들에게 돈을 줘야 헛일이다. 스님에게 줄 돈을 가난한 사람에게 주는 것이 좋다. 이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그는 "권력자(센놈)만 때리는 것은 불교나 가톨릭이나 마찬가지이다. 신부와 스님이 돈에 손대지 못하도록 해야지만 이것은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다"면서 "스님들에게 종단개혁을 기대하지 말고 존경하는 불자들이 똑똑해질 수밖에 없다는 말을 드리고 싶다. 교계단체들이 팟 캐스트를 운영하길 바란다. 또 고난을 겪는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 두 불교언론이 잘 버티려면. 비판성 독립성 유지하려면, 돈에 기대면 곤란하다. 언젠가는 흔들린다. 이 문제를 불자들이 잘 처리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누가 맞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그냥 아니라며 '고소'를 남발한다. 이건 정치가 아니다. 종교 그리고 수횅의 이야기다. 지금 욕을 먹어도 성직자가 지옥이라는 수렁에 빠져서는 안된다. 오직 중생을 위해서만 지옥으로 가야 한다. 그런데 청정 불교를 외치는 중생들이 설사 잘못했다고 해도 현세에게 그들을 지옥으로 몰고가는 것은 성직자 이전에 인간이 해서는 안될 일이라는 한 신도의 말이 가슴을 저민다.
시간이 나면 조계사 대웅전에 참배한다는 한 불자는 "사실 여하를 떠나서 자승원장 이제 좀 그냥 그만했으면 좋겠다. 안 그러면 부득이하게 부처님 곁으로 극락왕생하라고 기도라도 시작해야 되나보다"고 한숨짓는다. "그냥 봉은사는 명진스님이 주지를 하고 용주사는 송담큰스님이 조실을 했으면 좋겠다"는 한 신도의 말이 계속 귓가에 남는다.
※이 칼럼은 사부대중 모두가 맑고 밝은 구도의 길을 가기 위한 자성과 쇄신 등 공익적 목적으로 전문가와 신도들의 염려와 우려를 전하는 형식으로 작성됐다. 이는 일방의 의견일 뿐 다른 해석과 반론도 충분히 가능하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