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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페소화, 내년 3~6월 폭락…'1달러=50.3페소'

등록 2016.11.02 11:28:43수정 2016.12.28 17:5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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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AP/뉴시스】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란히 서 있다. 2016.10.20

【베이징=AP/뉴시스】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20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나란히 서 있다. 2016.10.20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내년 상반기 중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가 글로벌 금융 위기가 발발한 지난 2008년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이 미국과 각을 세우고, 마약과 전쟁을 이어가자 미국 의존도가 높은 현지 경제에 불안감을 느낀 해외 투자자들이 페소화를 팔아치우고 있기 때문이다.

 2일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은 프랑스의 크레디스위스은행, 네덜란드의 라보뱅크 등 글로벌 은행들을 인용해 내년 중 필리핀의 페소화 가치가 지난 2008년 수준인 달러당 50페소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의 파이오니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도 페소화를 장기적인 투자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들 은행들은 페소화가치가 이르면 내년 3월중, 늦어도 내년 6월까지는 달러당 50.3페소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글로벌 은행들의 이러한 평가는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사실상 필리핀 시장을 떠날 것을 추천한 것이다. 페소화를 보유해봐야 주가하락에 따른 손실은 물론 환차손까지 입을 가능성이 크니 팔아치우라는 뜻이다.  

 지난달 페소화의 가치는 7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달러당 48.618페소로 떨어졌다. 페소화는 또 지난 3분기에 3% 하락하며 아시아 통화들 가운데 가장 저조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펀드는 필리핀 증시에서 외국인 투자가 정점에 달한 지난 8월 이후 무려 6억 달러(약 6883억원 )가량을 빼가며 페소화 가치의 하락을 주도했다.

 글로벌 은행들이 해외 투자자들을 상대로 페소화 매도를 권한 데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을 향한 불안감의 영향이 컸다. 지난 6월30일 부임한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전통 우방인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막말을 하는 등 각을 세우자 필리핀-미국 양국 관계 급랭에 대한 우려가 크다.

 필리핀의 대미 의존도는 이러한 불안에 기름을 붓고 있다. 필리핀 경제의 양대 축인 콜 센터 비즈니스 등 ‘업무처리 아웃소싱(BPO)’ 산업과 인력송출업은 미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필리핀의 알레하노 의원은 “미국에서 일하는 필리핀 근로자들의 송금 규모는 전체의 35%에 달한다”고 말했다. 콜센터 등 현지의 업무처리 아웃소싱(BPO)’ 산업도 미국기업 의존도가 70%에 달한다.

 싱가포르에 있는 투자 회사인 루미스(Loomis)의 셀레스테 타이 선임 애널리스트는  "필리핀 정치지형의 불확실성이 이러한 페소화 가치 하락의 촉매지만, 유일한 원인은 아니라고 본다“며 ”현재 경상수지 흑자도 점차 줄어들고 있고 (해외근로자들의) 송금도 논란은 있지만 줄고 있다“고 페소화 하락의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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