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소자키 교수 "트럼프,북미회담 성공에 집착…北에 크게 양보"

등록 2018.06.12 20:14:28수정 2018.06.13 09:17:1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日 정부는 美 통해 구체적인 합의 내용 등 서둘러 정보 수집해야"

"거래 좋아하는 트럼프· 北 이해하는 문대통령…北에겐 절호의 기회"

"구체성 떨어져 이행과정에서 다양한 진통 예상돼"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이소자키 아츠히토(礒﨑敦仁) 게이오대학교 준교수. 2017.11.29.(사진=우드로윌슨센터 캡처) yuncho@newsis.com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이소자키 아츠히토(礒﨑敦仁) 게이오대학교 준교수. 2017.11.29.(사진=우드로윌슨센터 캡처) [email protected]

【도쿄=뉴시스】 조윤영 특파원 = 이소자키 아키히토(礒﨑敦仁) 게이오(慶應)대학교 준교수는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북미 공동합의문에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핵폐기(CVID)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회담 성공에 집착하면서 오히려 북한 주장에 끌려가 크게 양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북한 정치 전문가인 이소자키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후 뉴시스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합의문만으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파악할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이와 같이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전체적인 인상을 밝혔다. 그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직접 지켜봤다.

 이소자키 교수는 "합의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지 않은 만큼, 일본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어떤 말들을 주고 받았는지, 비핵화 등 북한 문제에 대해 어떤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는지 미국 정부를 통해 서둘러 정보 수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핵 문제를 둘러싼 북미 양국의 주장이 1990년대 제1차 핵 위기, 2000년대의 제2차 핵 위기 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이번에 '정상 외교'를 통해 북미간 합의를 불가역적인 것으로 확정하려고 했다는 점에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소자키 교수는 북한에게 있어 '지금'이 협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미국 공격의 억지력으로 개발해온 핵무기 보유는 단점도 많다"며 "핵개발이 진전될수록 유례없는 대북 경제제재 등 미국의 위협은 오히려 더 커졌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거래를 좋아하는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의 입장을 이해하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있는 '지금'이야말로 북한이 협상에 나갈수 있는 천재일우의 기회였다"는 것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인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낮고 미국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핵·미사일 문제에만 집착해, 체제를 유지하고 싶은 김 위원장에게는 더할나위없는 협상 상대였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소자키 교수는 "쿠바와 수교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경우 국내 인터넷 금지를 풀라고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소자키 교수는 "김 위원장은 쿠바와 달리 북한 국내 통치와 관련된 미국의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지난 3월 이후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만 봐도 체제 유지에 대한 김 위원장의 확고한 인식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지난 3월 이후 '사회주의'를 연호하거나 '제국주의의 사상 문화적 침투를 막는다'는 등의 체제 단속 및 내정 불간섭 원칙을 강하게 주장하는 논평을 계속 내보냈다.

 따라서 "이번 북미 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북한 체제에 대해 사실상 '보증문서'를 줬기 때문에 성립된 '거래'라고 볼 수 있다"고 이소자키 교수는 판단했다. 즉 "북한으로서는 체제를 유지하는 한편 경제발전도 도모한다는 두 가지 목적을 최우선을 한 형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소자키 교수는 "이번 합의문 내용의 구체적이 떨어져서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북미간에 다양한 진통이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특히 그는 "북한 실무자들은 매우 보수적"이라며 "북핵 사찰 단계에서 어긋날 가능성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도  "북미간 극렬한 대립을 했던 지난 해를 생각한다면 큰 진전이라고 볼 수는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