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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AI 역량 없으면 도태'…'디지털 유통' 본격 시작

등록 2020.11.18 10:3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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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신세계 데이터 부서 신설 인재 영입

비대면 시대 경쟁 심화 공격적 전략 필요

GS리테일 AI 활용해 물류 시스템 최적화

'빅데이터·AI 역량 없으면 도태'…'디지털 유통' 본격 시작

[서울=뉴시스] 손정빈 기자 = '좋은 물건 저렴하게 팔고, 빠르게 배송하는 건 기본이다. 소비자를 분석해 그들이 움직이기 전에 언제 무엇이 필요한지 파악한 뒤 공급하는 게 유통의 미래다.'

수년 전부터 유통업계 관계자들이 반복 해왔던 말이다. 이제 국내 유통업체는 이 말을 실현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e커머스 업체들의 동시다발적인 약진으로 경쟁이 심화됐고, 코로나 사태는 비대면 생활을 가속화며 유통 질서를 바꿔놓고 있다.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을 기반으로 더 공격적인 경영을 하지 않으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업계에 팽배해있다. 국내 최대 유통기업인 롯데의 신동빈 회장이 코로나 사태 직후부터 수차례 "디지털 전환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이제 유통은 소비자 개인마다 다른 판매 전략을 쓰는 시기가 됐다"고 했다.

롯데는 지난달 빅데이터 조직을 신설해 가동 중이다. 롯데쇼핑 전체를 담당하는 강희태 부회장 직속 태스크포스 팀이다. 롯데정보통신 출신인 윤영선 상무에게 최고데이터책임자(CDO) 자리를 줬다. 롯데가 디지털 전환(DT·Digital Transformation)에 얼마나 공을 들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또 그룹 차원에서 DT 인재 육성 방안을 마련하고 다음 달부터 전문가 양성에 나설 계획이다. 대상 인원만 약 2000명이다. 윤종민 롯데인재개발원 원장은 "DT 기반 사업 전환은 임직원의 DT 역량에 달렸다"고 했다.

지에스(GS)리테일도 빅데이터와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미 지난해부터 데이터 경영부문을 출범하고 전문가를 영입해 6개 팀을 꾸린 상태다. 현대카트 출신 데이터 분석 전문가 이승묵 부문장도 합류했다. 지난 17일엔 KT와 '디지털 물류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 협약'도 맺었다. 각종 물류 데이터를 융합·분석해 최적화된 물류 환경을 구현하는 게 목표다. 일례로 GS리테일은 KT의 AI 기술을 활용해 최적의 운송 경로와 운행 일정을 자동 수립해주는 물류 최적화 서비스를 도입한다.

쿠팡은 꾸준히 기술·데이터 부문 인재를 영입하고 있다. 최근엔 우버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로 7년 간 일했던 투안 팸(Thuan Pham)을 신임 CTO로 앉혔다. 팸은 2013년 우버 합류 이후 연간 승차 공유 횟수가 1000만건 수준이었던 우버를 현재 세계 800개 도시에서 매년 70억건 이상 승차 공유를 연결하는 서비스로 성장시키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팸이 이 시기에 개발한 게 세계 각 국 도시 교통 상황과 기사 및 승객 수요·공급을 실시간으로 분석해 연결해주는 시스템이다. 쿠팡은 "팸 CTO의 경험은 쿠팡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2017년엔 구글·핀터레스트 등에서 일한 엔지니어 후이쉬(Hui Xu)를 영입했다. 그는 쿠팡에서 검색 서비스와 개인화 시스템을 구축했다.

신세계 역시 최근 SSG닷컴에 데이터·인프라 본부를 신설했다. 초대 본부장은 장유성 전무가 맡았다. 장 전무는 세계적 자연어 기반 지식 엔진인 '울프램 알파' 창립 멤버다. 신세계에 합류하기 전 SK텔레콤에서 모빌리티 사업단장 등을 맡아 AI 서비스를 기획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자를 다수 선발하기도 했다. 이들은 마케팅과 데이터를 접목하는 일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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