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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규, 종이를 까순 '황홀망 연작' 첫 공개...24일 국제갤러리

등록 2021.08.23 16: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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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양혜규, 장파 충천 넋전 – 황홀망恍惚網 #5, Wave-Powered Soul Sheet – Mesmerizing Mesh #5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on alu-dibond, framed6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양혜규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1.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혜규, 장파 충천 넋전 – 황홀망恍惚網 #5, Wave-Powered Soul Sheet – Mesmerizing Mesh #5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on alu-dibond, framed6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양혜규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1.8.2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이번 작업은 지금까지 무속연구에 정진했던 많은 학자와 연구기관의 활동에 힘입었음을 이 자리를 빌려 밝히고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세계적인 설치미술작가 양혜규가 신작 '황홀망恍惚網(이하 황홀망)'을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서울 삼청동 국제갤러리는 양혜규 신작 개인전을 오는 24일 K1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양혜규의 '황홀망 연작'은 한지를 콜라주한 12점의 신작으로, 지난 2020년부터 연구한 작품이다.

도깨비나 무당이 춤추는 것 같은 이미지인데, 묘한 아름다움을 전한다.  종이를 접어 오린 후 다시 펼쳐 만드는 기법으로 제작됐다. 이는 일명 ‘까수기’라고도 불리는 설위설경(設位設經)으로 '종이 무구'를 만드는 무속 전통을 지칭한다.

특히 충남 태안반도를 중심으로 한 앉은 굿에서 의식을 준비하는 법사는 '설위설경'으로 굿청을 장식하고 경문을 외운다. 설위설경을 제작하는 행위를 종이를 ‘까순다’, ‘바순다’ 혹은 ‘설경을 뜬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오늘날 한지로 무구를 만드는 전통은 충청도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기메’ 등 다양한 지역에서 여러 호칭으로 두루 이어지고 있다.

'황홀망 연작'을 서울에서 최초로 선보이게 된 이유에 대해 양혜규는 "그간의 연구과정을 함께 한 이들을 특별히 기리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 있다"고 했다. “한국민속극박물관의 심하용, 이재선 법사, 이영희 법사, 강노심 법사, 샤머니즘 박물관의 양종승 박사, 태안문화원의 정지수 사무국장, 우란문화재단의 장윤주 학예사 등이 설위설경의 의미 및 의의의 이해를 위해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고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서울=뉴시스] 양혜규, 행성계 신호진 – 황홀망恍惚網 #31, Planetary Chain Signal Formation – Mesmerizing Mesh #31,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graph paper on alu-dibond, framed9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양혜규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1.8.23.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양혜규,  행성계 신호진 – 황홀망恍惚網 #31, Planetary Chain Signal Formation – Mesmerizing Mesh #31,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graph paper on alu-dibond, framed9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사진 양혜규 스튜디오, 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2021.8.23. [email protected]


이번에 선보이는 '황홀망'은 크게 신용양호자 연작에 등장한 방안지와 한지를 함께 사용한 작품과 한지로만 구성된 작품으로 구분된다.

이 중 한지로만 구성된 작품의 경우, 나쁜 기운을 몰아내는 ‘진(陣)’과 ‘철망(鐵網)’ 등을 활용한 추상적인 문양의 배치에 역점을 둔 작품, 망자의 영혼을 상징하는 ‘넋전’이 서사적 형상을 구성하는 작품 등으로 세분화했다.

 문양이나 장식이 자주 등장하는 공예적인 전통에 꾸준히 주목해온 작가는 황홀망에서 평평한 종이를 단순한 재현적 재료 이상, 즉 삶을 서사하는 정신적 물질로 상정했다.

설위설경을 원형으로 한 이러한 방법론은 멕시코의 papel picado, 필리핀의 pabalat, 중국의 전지剪紙공예, 일본의 키리가미, 인도의 sanjhi, 유대 전통문서 장식 ketubot, mizrahs, 슬라브족의 wycinanki 등에서도 유사하게 발견된다.

그동안 양혜규 작가는 꾸준히 평면 작업을 제작해왔다. 래커 회화 연작(1994~), 편지 봉투 내부에 인쇄된 보안 무늬, 사포 등을 콜라주한 신용양호자 연작(2010~), 벽지 작업(2011~), 향신료와 야채를 재료로 한 판화 작업(2012~)등을 선보여왔다.

[서울=뉴시스] 양혜규, 일렁이는 횃불 분수도島 – 황홀망恍惚網 #16, Undulating Torch Fountain Island – Mesmerizing Mesh #16,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on alu-dibond, framed, 6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양혜규 스튜디오,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서울=뉴시스] 양혜규, 일렁이는 횃불 분수도島 – 황홀망恍惚網 #16, Undulating Torch Fountain Island – Mesmerizing Mesh #16, 2021,  Hanji (traditional Korean paper) on alu-dibond, framed, 62 x 62 cm, Courtesy of the artist and Kukje Gallery, 사진: 양혜규 스튜디오,이미지 제공: 국제갤러리.


국제갤러리 윤혜정 디렉터는 "평면에 대한 작가의 지속적인 관심은 평면성과 입체공간이 서로 교차하고 중첩하는 방식으로 발현되어 왔다"며 이렇게 소개했다.

"양혜규 작가는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 개인전에서 선보인 작품 오행비행에서 5점의 현수막 끝단을 설위설경으로 장식한 바 있고, 그 이후에 이 가능성을 발견하며 여러 연구와 답사 과정을 거쳐 황홀망 연작에 이르렀다. 작가는 이번에 첫 선을 보이는 신작을 통해 이제까지의 여정을 고하고 스스로 미래를 점쳐보고자 한다." 

전시는 9월 12일까지. 이후 9월 15일부터는 국제갤러리의 새로운 한옥 공간인 리졸리 스튜디오(Rizzoli Studio) 내 뷰잉룸으로 자리를 옮겨 6점 정도 추가적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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