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화 검열 논란 후 영화 '파이트클럽' 결말 원상복구

삭제·자막 대체했던 결말 복구…나체만 편집

외신 "검열됐던 부분 복구는 이례적인 결정"

원작소설 작가 "결말 복원은 올바른 일이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중국에서 검열 논란을 빚었던 영화 파이트클럽이 최근 원래 결말이 복구된 채 서비스되기 시작했다는 소식에 파이트클럽 원작 소설 작가 척 팔라닉이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결말 복원이 옳은 일이라며,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그림(왼쪽)을 게시했다. 원래 영화 포스터(오른쪽)에서 파이트클럽이 새겨진 분홍 비누 위에 올바른 모임이라는 뜻의 라이트클럽(RIGHTCLUB)을 새긴 모습이다. (출처 : 트위터 갈무리) 2022.02.09.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진경 인턴 기자 = 최근 중국에서 결말이 재창조됐던 영화 '파이트클럽'이 원상 복구됐다고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파이트클럽은 23년 전인 1999년 할리우드 배우 브래드 피트와 에드워드 노턴이 주연을 맡은 데이비드 핀처 감독의 유명작(作)이다.

현재 중국 동영상 플랫폼 텐센트비디오에 공개된 수정 버전은 삭제됐던 결말을 복구하고, 12분가량 잘라냈던 부분 중 나체가 나오는 장면 1분가량만 제외하고 대부분 복구한 상태로 전해졌다.

중국에는 영화 등급 심의제가 없어 당국이 자체적으로 검열 중이며, 선정적인 장면은 대표적인 검열 대상으로 알려졌다.

이에 중국은 지난달 텐센트에 파이트클럽을 공개하면서 결말부 약 5분을 잘라내고 자막으로 대체하며, 원작과 전혀 다른 결말을 제공해 문화 검열이라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지난달 편집된 결말에서는 주인공이 자신에게 총을 쏘는 장면과 건물을 폭파하며 테러에 성공하는 장면을 들어내고 까만 화면을 채워 넣었다. 까만 화면에 추가된 자막은 극 중에서 경찰이 모든 범죄자를 체포해 이들의 음모를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원작과는 전혀 다른 교훈을 주는 결말을 담고 있었다.

당시 해당 편집은 "당국의 문화 검열 작업의 일환이라며 현지 누리꾼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편집된 결말로 해당 영화를 서비스했던 텐센트비디오에는 "이 (편집은) 너무 우습다"라며 "영화사(史)에 있어 '수치의 기둥(pillar of shame)'이다"라고 비난하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이를 두고 홍콩 밥티스트대 영화과 케니 응 교수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해당 영화 결말 수정은 텐센트 자체 검열의 결과일 수 있지만, 중국 배급사 측 검열일 가능성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텐센트는 공식 견해 표명을 거절했으며, 중국 배급사 '퍼시픽오디오앤비디오(Pacific Audio and Video)' 측 대변인은 검열 관여 의혹을 부인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파이트클럽 제작사 뉴리전시 측은 이번 논란과 관련해 어떠한 공식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다.

영화 파이트클럽 원작 소설의 저자 척 팔라닉은 소셜미디어(SNS) 트위터에 "중국에서는 모두가 해피 엔딩을 맞았네!"라며, 검열된 파이트클럽 결말이 "엄청 훌륭하다!"고 비꼬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팔라닉은 지난 7일 트위터에 중국이 영화의 원래 결말을 복원해 "옳은 일을 했다"는 글과 함께 파이트클럽 영화 포스터를 패러디한 그림을 게시했다. 해당 그림 속에서 영화 속 유명 소품인 분홍색 비누 위에 파이트클럽 대신 올바른 모임이라는 뜻의 '라이트클럽(RIGHT CLUB)'이 새겨져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SCMP)는 "중국에서 정부의 검열에 따라 디즈니나 HBO 등 할리우드 작품이 일부 편집되는 역사는 오래됐다"며 "파이트 클럽 결말이 복원된 것은 매우 이례적인 결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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