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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탈출은 지능순이란게 경찰 수사부서 현실"...현직 경찰 '검수완박 반대' 글

등록 2022.04.20 08:15:04수정 2022.04.20 10: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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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차적 흠결을 파고든 변호사들의 전성시대가 올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정말로 틀린 말이 아니게 될 것"

[서울=뉴시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선민 인턴 기자 = 여당이 추진하고 있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 박탈)에 대해 자신을 현직 경찰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이 "검수완박을 누구보다 반대하는 이는 경찰들"이라고 밝혔다.

18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이같은 글이 올라왔다. 블라인드는 회사 이메일로 본인 인증을 해야만 글을 작성하거나 댓글을 쓸 수 있다.

작성자 A씨는 "현직 경찰인데 현재 검수완박 누구보다 반대하는건 경찰들"이라며 "이게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모르나본데, 지금도 수사권 조정 이후 불필요한 절차가 너무 많아져 업무 과중으로 수사 지연이 심각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수사관 한 명 당 자기 사건 50~200건씩 달고 있고, 수사부서는 순번을 정해 탈출할 만큼 수사 기피가 심각해 현재 경찰 수사 조직은 붕괴되기 직전"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수사 베테랑들은 도저히 못 해 먹겠다고 타 부서로 다 도망가고 있는 실정"이라며 "수사관들 사이에 ‘수사 탈출은 지능 순’이라는 말을 달고 사는 게 지금 수사부서의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한국 사람들 성격이 급해서 일주일만 지나도 수사 진행 상황 독촉하고 난리 치는데 실상은 최소 50~200명이 대기 중이고, 1~2주는커녕 수사에 2~6개월씩 걸리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세상에 폭행 절도처럼 단순하고 영상 증거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건들만 있다면 검수완박을 하더라도 (경찰관) 인원 충원만으로 해결할 수 있지만 현실은 간단한 사건만 있는 게 아니다"며 "전문지식이 필요한 고도의 지능범, 민사와 얽혀 있는 사기꾼, 경제사범, 합법을 가장한 권력 유착형 범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이러한 사건들은 형법 민법 각종 법률이 다 얽혀 있어 이게 죄가 되는지 단순 민사인지도 애매하고 무슨 죄를 적용해야 하는지 변호사마다도 의견이 갈리는 굉장히 복잡하고 까다로운 범죄들이 존재한다"며 "TV에 피해자 수만명씩 나오는 고도의 지능형 사기 사건, 대장동 사태처럼 합법을 가장한 수천억원대 권력형 비리 등 온 나라를 뒤집는 범죄들이 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호사와 검판사들도 각자 자기 전문 분야가 따로 있고 전문 분야 사건만 맡을 정도로 법률이 복잡하다"며 "경찰은 채용 때 형사법만 배운 채 들어와 전문 분야의 영역은 전문성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A씨는 "검사는 모든 분야의 법을 공부하는 법률 전문가라 그런 사건을 보는 시야부터 경찰들과 다르고, 본인이 직접 공판에 참여하기에 어디에서 절차적 흠결이 문제되고 첨예한 대립각이 나올지 아는 것도 많고 볼 수 있는 것도 많다"고 차이를 설명했다.

이어 "경찰들은 거의 다 생계형 직장인들이라 독단적 행동이 불가능하고 외부 압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며 "애초 경찰청장 이하 일선 과장급도 임명권자가 죄다 행정부 수장인 대통령이다. 어느 누가 정권 수사를 할 수 있느냐"고 토로했다.

그는 끝으로 "물론 검사의 과도한 권력을 견제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으로 대안 없이 이 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수사조직을 통째로 날린다는 건 모기 잡겠다고 집 전체를 태워버리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결국 그 절차적 흠결을 파고든 변호사들의 전성시대가 올 것이다.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정말로 틀린 말이 아니게 될 것"이라며 글을 마쳤다.

이에 대검찰청 소속의 한 네티즌이 댓글이 "이게 현실"이라고 말했고, 경찰청 소속 다른 네티즌도 "본질만 정확히 짚었다"고 동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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