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앞 의사들 "전공의에 피해 주면 대정부 저항운동할 것"
서울시의사회 300명 규모 궐기대회
"의대정원 2000명 배분…참담한 심정"
"총선과 지지율 상승 위한 포퓰리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단체가 21일 대통령실 앞에서 네 번째 집회를 열고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대정부 저항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지난달 22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열린 '제2차 의대정원증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궐기대회'에 참가한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2024.02.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정부의 의과대학(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한 의사단체가 21일 대통령실 앞에서 네 번째 집회를 열고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대정부 저항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의사회는 이날 오후 7시께부터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의대정원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한 4차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주최 측 추산 300명이 모였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어제 총리가 2000명 의대 정원 배치계획을 발표했다"며 "5058명 어불성설 의대 정원 확대는 의료 붕괴를 넘어 이공계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교육 여건을 고려하지 않고, 한꺼번에 2000명을 과도하게 늘린다면 대한민국 의대 교육은 망가질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국민의 건강권을 훼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대 정원 확대 즉각 철회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즉각 철회 ▲의대 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정책패키지에 대해 의료계와 원점부터 재논의 ▲국가적 혼란 야기한 정책 책임자 문책 등을 요구했다.
특히 이날 단상에 오른 의사들은 정부의 정책적 판단으로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대정부 저항운동에 나설 것이라고도 밝혔다.
연단에 선 박명하 서울시의사회 회장 겸 의협 비대위 조직위원장은 "무의미한 질의응답이 반복되는 경찰청 조사실에서 (복지부의) 의대 정원 2000명 배분 발표 사실을 듣고, 국민을 무시하는 정부의 일방적 폭거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수 없었다"고 운을 뗐다.
박 위원장은 "이는 의료 붕괴와 교육 붕괴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라며 "4월 총선과 지지율 상승만을 위한 표퓰리즘으로 준비도 되지 않은 의과대학에 2000명을 졸속으로 대충 나눠 배정해 버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하루속히 의료 현장으로 돌아와 대화를 하자던 정부는 다음 주부터 미복귀 전공의들에게 면허정지 처분을 하겠다고 했다. 휴학을 원하는 의대생들에게는 유급으로 협박하고 있다"며 "만약 정의로운 저항을 하고 있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에게 정부가 잘못된 판단으로 피해를 준다면 서울시의사회는 대정부 저항운동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밝혔다.
이후 이들은 영화 '레미제라블' 주제곡인 '민중의 노래'를 부르며, 손전등을 켠 휴대전화를 대통령실로 향하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했다.
한편 전날(20일) 정부는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규모를 2000명으로 확정하고, 비수도권 지역 의대 정원을 82%에 달하는 1639명 늘린다고 발표했다. 반면 인천·경기에선 18%만 증원하기로 했고, 서울 지역 의대에는 단 한 명도 배정하지 않았다.
이 같은 정부의 행보에 의료계에선 교수들의 사직 행렬이 더 가속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16일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온라인 총회를 갖고 전공의 사법 조치와 의대생 유급 위기에 대응해 집단 사직서를 오는 25일부터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이어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고려대·부산대·전북대 의대 교수들이 각 대학별로 이같은 결정에 동참하기로 뜻을 밝혔고, 전국 의대 40곳 중 39곳이 참여하는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도 의대 교수들의 자발적 사직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이날 표명했다.
다만 서울대 의대 교수인 방재승 전의비 위원장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정부가 전공의(에 대한) 조치를 풀어주고 대화의 장으로 한다고 하면 저희 교수들도 사직서 제출을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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