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계엄사령관 "비상계엄 몰랐다"…김용현이 사실상 진두지휘
박안수 총장, 비상계엄 현안 질의에 대부분 모른다 답해
김선호 차관 "사전에 몰라…병력 투입, 국방장관이 지시"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제8차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2024.12.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전 계엄사령관이었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이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관련 사항에 대부분 모른다고 답하며, 비상계엄은 사실상 김용현 전 국방장관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선호 국방차관과 박안수 총장은 5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상계엄은 윤석열 대통령의 3일 밤 긴급 담화 이후 알게 됐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계엄사령관 임명 사실을 대통령 담화 직후 열린 지휘관 회의에서 김 전 장관에게 전해들었다고 한다.
박 총장은 계엄 사실을 언제 알게됐냐는 질문에 "계엄 선포 이후 갑작스럽게 지휘통제실로 이동하게 됐고, 대통령께서 담화하시는 것을 보고 알았다"고 답했다.
또한 김 전 장관이 대통령으로부터 지휘 권한을 위임받았다며 계엄사에 대한 지휘권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계엄 선포 이후 합동참모본부 지하 지휘통제실에서 김 전 장관을 만났다는 김선호 차관은 "지통실에서 (김 전 장관이) 지휘를 하고 계셨다"고 했다.
계엄에 대해서는 "국방부 관계자가 사전에 거기에 대해 인지를 했거나 숙지한 사람은 현재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고 부연했다.
박 총장은 '무늬만 계엄사령관이었고 대부분 지시는 김 전 장관이 행한 것으로 비춰진다'는 지적에 "모든 것을 (김 전 장관이) 어떻게 했다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면서도 "흘러가는 과정에서 병력 움직임 등을 몰랐던 것은 사실이다"고 했다.
실제로 김 전 장관은 비상계엄이 선포된 직후 계엄령 해제시까지 국방부 청사 지하통제실에서 병력 투입 등 세부적인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박 총장은 "군 부대에 (병력 투입을) 명령하지 않았다"고 했다. 군 헬기가 국회에 진입한 것과 관련해서는 "그걸 제가 정확하게 모른다"고 했다.
김 차관은 "(병력 투입을) 지시할 위치가 아니었다"며 "병력에 대한 투입 지시는 장관께서 하셨다"고 했다.
계엄사령관이 발표한 계엄사령부 포고령(제1호)에 대해서도 박 총장은 본인이 건네받고 날짜만 고쳐서 발표했다고 밝혔다.
박 총장은 "포고문을 순간적으로 읽어봤다"며 "동의하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없어 법률 검토를 해야한다는 의견을 (김 전 장관에게) 제시했고 검토가 완료됐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계엄사 포고령은 첫번째 항목에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의 활동과 정치적 결사, 집회, 시위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금한다'에 적시했다. '계엄 해제'를 요구할 수 있는 국회 활동을 금지한 것을 두고 위헌적 조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김 차관은 국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없냐는 질의에 "국민들께 일련의 사태에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개인적 입장에서 매우 슬프고 괴롭다"고 했다.
또한 "국방차관의 직책에 있으면서 일련의 행동이 일어나는 것에 대해 미연에 확인하지 못했고 막지 못했다"며 "그에 대한 책음을 통감하고 추후 이에 대한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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