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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벌 받았는데 또 제재?"…법원, 금융위 제재 이례적 '무효' 판결

등록 2026.03.01 07:00:00수정 2026.03.01 07: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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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처벌로 보험설계사 '등록취소'까지

"쪼개기식 제재, 재량권 남용"…금융위, 1심 패소

"이미 벌 받았는데 또 제재?"…법원, 금융위 제재 이례적 '무효' 판결


[서울=뉴시스]우연수 기자 = 금융위원회의 '등록취소' 처분에 불복해 무효 소송을 진행한 보험설계사가 1심에서 승소한 사실이 확인됐다. 금융위 제재가 소송을 통해 '취소'된 사례는 적지 않지만, 처분에 중대·명백한 하자가 있다며 '당연 무효' 판결이 내려진 것은 최근 몇 년 새 처음이다. 금융위가 항소해 현재 2심이 진행 중이다.

1일 금융당국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11월 한 보험설계사가 금융위의 '등록취소' 제재에 불복해 제기한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금융위가 2024년 원고에 대해 내린 업무정지 30일 처분은 무효로 판단됐다.

사건의 발단은 이른바 '쪼개기식 제재'였다. 금융위는 보험계약자 26명에게 총 90만원의 금품을 제공한 행위로 업무정지 30일(1차)을 부과했다. 이후 그보다 2개월 앞서 발생한 10만원 상당의 금품 제공 사실을 추가로 적발해 다시 업무정지 30일(2차)을 내렸다.

총 금품 제공액은 100만원에 불과했지만 문제는 업무정지 처분이 두차례 누적될 경우 설계사에게 가장 무거운 제재인 '등록취소', 즉 업계 퇴출 사유가 된다는 것이다.

이에 설계사 측은 집행정지를 신청하는 한편, 제재 자체가 처음부터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결론적으로 1심 재판부는 금융위 처분에 위법성이 중대·명백하다며 이를 '당연 무효'로 판단했다.

법원은 구 '금융기관 검사 및 제재에 관한 규정 시행세칙'을 근거로 들었다. 해당 세칙은 이미 제재를 받은 자에 대해, 그 제재 이전에 발생한 별개의 위법·부당행위가 추가로 발견되더라도 제재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 경우 별도 제재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금융위가 이를 위반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는 "원고에게 이중처벌의 불이익을 가하는 것으로 하자가 중대·명백하다"는 취지가 담겼다. 또 "금품 제공 총액이 100만원에 불과함에도 위법·부당행위의 규모가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인 경우와 동일하게 제재했다"며 "펑등의 원칙에 반한다"고 했다.

행정처분이 '취소'되는 것과 '무효'로 판단되는 것은 법적 의미가 다르다. 취소는 단순 위법이 인정될 경우에도 가능하지만 무효는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해야 한다. 금융위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로 판단된 것은 최근 판례상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당연 무효 판단이 대법원까지 유지될 경우 향후 국가배상 청구 등 민사적 책임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가 항소를 하면서 현재는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설계사가 개인이다 보니 권리 구제가 돼야 한다고 재판부가 판단한 것 같다"며 "다만 금융위가 법률을 위반한 건 아니고 내부 시행규칙 관련해 이슈가 있는 거라 당연 무효까지 될 성격인지는 (다퉈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설계사 측 변호를 맡은 김춘영 법무법인 한원 변호사는 "행정처분 취소를 넘어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는 무효 판결은 실무상 극히 이례적"이라며 "해당 시행세칙에 대한 법원의 구체적인 해석 기준이 최초로 마련돼, 유사한 처분을 받은 금융업 종사자들에게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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