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부 "식품값 인상 자제를"…업계 "취지 공감하나 힘들어" 토로
농식품부 장관 17개 식품업체와 물가 간담회…예정시간 30분 넘겨 종료, 참석 임원들 말 아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2.11.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20693355_web.jpg?rnd=202502111600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장관님한테 직접 들으시죠."
"그냥 잘하자는 얘기였죠."
"지켜봐 주시죠."
11일 오후 식품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최한 식품업계 간담회에 참석한 대표 및 임원들은 입을 맞춘 듯 말을 아꼈다.
정부는 빵·과자·커피 등 식품값 인상에 제동을 걸었다. 고공 행진하는 물가를 잡는 데 식품업계가 앞장서 달라는 것이다.
내수 소비경기 둔화로 업황이 어려워진데다 원·부재료와 가공비 상승 압력이 커져 식품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던 식품업계는 정부의 상생 압박에 '울며 겨자먹기'로 동참의 뜻을 내비쳤다고 한다.
이날 간담회는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주재하고 CJ제일제당과 SPC삼립, 남양유업, 농심, 동서식품, 동원 F&B, 대상, 롯데웰푸드, 롯데칠성음료, 매일유업, 빙그레, 삼양식품, 샘표식품, 오리온, 오뚜기, 일화, 풀무원식품이 참석했다.
송 장관이 취임 후 식품업체와 공장을 방문한 횟수는 수십여 회에 이르나, 식품업계를 공식적으로 한 자리에 불러모은 것은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여 만이다.
게다가 그동안 업계와의 간담회 자리는 주로 농식품부 차관이 주재해왔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2.11.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20693350_web.jpg?rnd=202502111600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송 장관이 이번 간담회를 마련한 것은 치솟는 식품 물가를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탄핵 정국의 어수선한 상황을 틈 타 이뤄진 업체들의 '무더기 가격 인상'을 두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은 간담회 시작 전 모두발언을 통해 "최근 미국 신(新)행정부 들어 공급망 위기 얘기가 나오고 환율 리스크도 상당히 있기에 식품업계로서는 굉장히 어려운 상황이란 생각이 든다"면서도 "지금 내수 회복과 민생 안정이 굉장히 중요한 시점이고 그 핵심은 물가 안정에 있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일방적으로 식품업계에 '물가 안정을 위해 협조해달라'고 하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는다"면서도 "국민 입장에서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어려운 때에 다같이 극복한다는 마음으로 (제품)인상 부분은 정부와 협의해 달라"고 우회적으로 가격 인하 압박을 가했다.
과거 가격 인상을 단행했던 식품업체들은 정부 입김에 철회·번복하는 해프닝을 여러 번 연출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과거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업체 측은 고금리·고환율·고유가 등 3고(高) 현상으로 원·부재료 부담이 상당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 확고하다.
이 때문에 가격 인상의 철회보다는 인상 시기와 폭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정부의 요청에 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 정책의 방향성에 협조해야 하지 않겠냐"면서 "내수에서는 소비자 부담을 분담하고, 해외 시장 쪽으로 사업을 확대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가 인상 요인을 더이상 감내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정부의 요청을 거부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인상 폭을 최소화하거나 시기를 최대한 보류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송 장관은 간담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환율과 통상임금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 가격을 무조건적으로 올리지 마라 할 수는 없다"면서도 "경영에 애로 사항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물가 안정을 위한 협조를 부탁드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참석 업체들은 적극 공감하며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혀줬다"며 "그 기업을 대표하는 핵심 품목에 대해 가격 인상을 최대한 자제하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간담회는 이날 오후 2시 시작돼 1시간 10분 간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예정보다 30분을 넘긴 오후 3시40분께 종료됐다.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2.11.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2/11/NISI20250211_0020693347_web.jpg?rnd=20250211160000)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한국식품산업협회에서 열린 식품업계 현안 해결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02.1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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