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이그룹 3사 끝내 상장폐지…주주연대 "거래소 관리 책임 소홀"

등록 2025.02.17 09:42:05수정 2025.02.17 10:18: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김영준 전 회장 횡령 혐의…상장폐지 결정

"허위공시 믿고 거래재개…투자자 피해 키워"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8.26.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김영준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이 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4.08.2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김영준 전 이그룹(옛 이화그룹)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로 매매거래가 정지돼 왔던 이아이디, 이화전기, 이트론 등 이그룹 3사가 끝내 상장페지 결정을 받아들게 됐다. 그간 거래재개를 외쳐온 소액주주연대는 한국거래소의 과실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커졌다며 소액주주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는 지난 14일 이아이디, 이화전기, 이트론 등 이그룹 3사에 대해 상장폐지를 최종 결정했다. 회사가 가처분 신청을 하지 않는다면 이화전기와 이트론은 오는 18일부터 26일까지 정리매매를 거친 뒤 27일 증시에서 퇴출될 예정이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이아이디의 정리매매 기간은 오는 20일부터 28일까지다.

소액주주들은 이그룹 3사의 상장폐지 결정을 놓고 거래소도 과실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거래가 정지되는 과정에서 거래소가 이그룹의 공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으면서 투자자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실제 이그룹 3사는 김영준 전 회장의 횡령, 배임 혐의가 제기되면서 지난 2023년 5월부터 주식 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이 김 전 회장 등에게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거래소는 조회공시를 요구하며 이그룹 3사 매매거래를 11일부터 정지시켰다.

이에 이그룹 측은 김 전 회장의 횡령 금액이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기준인 10억원 미만이라고 공시했고, 거래소는 해당 공시를 토대로 이튿날 이아이디와 이트론에 대해 거래를 재개헀고, 12일에는 이화전기마저 거래를 재개시켰다.
 
그러나 검찰 공소장에서 밝혀진 김 전 회장의 혐의 금액이 700억원대에 달하는 등 공시 내용과 다른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래소는 12일 오후 2시22분께 3사에 대해 일괄 거래정지 조치했다. 불과 이틀 새 거래재개와 거래정지가 반복된 것이다.

문제는 거래가 재개되는 동안 3사에 투자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거래재개를 호재로 인식하고 그해 5월 12일 하루에만 이아이디와 이화전기를 각각 76억, 38억원 순매수했다.

소액주주 연대는 이번 상장폐지 결정을 놓고 거래소의 부실한 검증과 판단 오류로 수십만 개인 투자자가 피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그룹 3사 소액주주 연대 관계자는 "문제의 핵심은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허위 공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거래 재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이라면서 "거래소가 사측의 해명만 듣고 거래를 재개했지만 이후 해당 공시가 허위였음이 밝혀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특히 거래 정지와 재개가 반복되는 과정에서 일부 투자자들은 회복 불가능한 피해를 입었으며 이로 인해 금융 시장의 신뢰도 역시 심각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기업의 공시 내용을 보다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섣불리 거래 재개 결정을 내린 것은 명백한 업무 과실이며, 이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소액 투자자 보호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 3분기 말 기준 이그룹 3사의 소액주주 수는 총 24만4734명이다. 이 가운데 이아이디 소액주주는 13만8408명으로 보유 주식 비중은 74.49%에 달한다. 이화전기 소액주주는  9만6854명, 이트론 소액주주는 9472명으로 각각 지분율 72.35%, 70.06%을 기록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