엡스타인의 민낯 폭로한 마지막 증언…주프레 회고록 '노바디스 걸'
![[서울=뉴시스] '노바디스 걸' (사진=은행나무 제공) 2026.03.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3/04/NISI20260304_0002075769_web.jpg?rnd=20260304173511)
[서울=뉴시스] '노바디스 걸' (사진=은행나무 제공) 2026.03.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조기용 기자 = "역사는 그를 세상을 바꾼 '활동가'라 기록할 것이다. 그는 피해자의 증언이 증거가 될 때까지 집요한 싸움을 멈추지 않았고, 이 고군분투는 '나도 말하겠다(#Me Too)'를 외친 여성들과 만나 세계를 뒤흔들었다."
손희정 문학평론가는 역대 최악의 성범죄범 제프리 엡스타인의 실체를 폭로하는데 앞장선 버지니아 로버츠 주프레의 회고록 '노바디스 걸'(은행나무)을 이같이 평가했다.
'엡스타인 파일'이 공개되면서 미국 사회는 큰 파장을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와 빌 클린턴 미국 전현직 대통령을 비롯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앤드루 영국 전 왕자,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 등 세계적 영향력을 지닌 인물들이 관련 의혹 속에서 거론되며 논란이 확산됐다.
주프레는 엡스타인의 수많은 피해자 가운데 한 명이자 사건의 핵심 증인이었다. 그는 자신의 회고록이 출간되기 6개월 전인 지난해 4월, 사건의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이 책은 그가 생전에 남긴 '이 사건에 관한 책을 꼭 출간해달라'는 편지에서 출발했다.
저자는 이 회고록에서 자신이 겪어야 했던 끔찍한 사건들을 증언한다. 10대 시절 엡스타인과 그의 조력자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로부터 3년간 성착취를 당했다. 이들은 무기력하고 취약한 환경에 놓인 소녀들을 대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저자는 밝힌다. 맥스웰은 소녀들에게 접근해 신뢰를 쌓았고, 엡스타인은 꿈을 실현해주겠다는 달콤한 약속으로 이들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했다.
저자 역시 3년 만에 극적으로 이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났지만, 긴 시간의 피해는 '영구적인 고통'으로 남았다. 그는 고소장에서 "삶을 향유할 능력을 상실했다"고 적시했다.
주프레는 2011년 '미투 운동'이 전세계로 확산되기 전부터 엡스타인의 실체를 폭로해왔다. 또다른 피해자들의 고통을 알리는 활동에도 앞장섰다. 그는 성범죄 피해자 지원 단체 '소어(SOAR)'를 설립해 아동 성폭력 사건의 공소시효 연장과 폐지를 위한 법 제정 운동에도 참여했다.
이 책에는 이러한 투쟁의 과정이 담겨있다. 동시에 엡스타인 사건 이전, 아버지를 비롯한 여러 가해자들에게 학대를 당했던 어린시절도 고백한다.
2019년 수감 중 사망한 엡스타인이지만 그의 실체를 둘러싼 폭로와 진실 규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책은 엡스타인의 민낯을 들추는 또 하나의 증언이다. 범죄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기록한 대목들은 고개를 돌리고 싶을 만큼 참혹하지만 피해자가 겪은 고통 끝까지 읽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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