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반발에 MG손보 매각 불발…새 주인 찾기도 난항(종합2)
메리츠화재,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
예보·MG손보, 재매각 나서지만 난국 예상
당국 "MG손보 독자생존 가능할지 우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MG손해보험이 몇 년째 거듭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지점 모습. 2022.04.14. photocdj@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4/14/NISI20220414_0018700026_web.jpg?rnd=20220414150600)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MG손해보험이 몇 년째 거듭된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되면서 결국 매각 절차를 밟게 됐다. 사진은 14일 서울 시내 한 지점 모습. 2022.04.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최홍 기자 = 노조의 거센 반발로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MG손해보험 인수가 결렬된 가운데, 시장에 미칠 파장에 시선이 쏠린다. MG손보의 매각 주체인 예금보험공사는 재매각을 우선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메리츠금융지주는 13일 메리츠화재가 MG손보 매각 관련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회사 측은 공시에서 "예금보험공사로부터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MG손해보험의 보험계약을 포함한 자산부채이전(P&A) 거래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으나 각 기관의 입장차이 등으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12월 MG손보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MG손보지부는 고용 승계가 보장되지 않는다며,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포기를 요구해왔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MG손보 노조와의 이견으로 매각조건 협의를 위한 실사에 착수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달 19일 메리츠화재는 예보에 실사 및 고용조건 등에 대한 MG손보 노조와의 합의서 제출을 요청하며, 그달 28일까지 조치가 없을 경우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반납한다는 의사를 공문으로 통보했다.
지난 11일에는 예보가 메리츠화재, MG손보 노조 및 대표관리인에게 고용수준 등의 협의를 위한 회의를 요청했으나 MG손보 노조는 12일에 열리는 회의에 불참했다.
이어 13일 메리츠화재가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반납을 공문으로 통보한 것이다.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실사 조차 난항을 겪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는 게 메리츠화재 측의 설명이다.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3개월이 지났지만 첫 단추인 실사 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되다보니, 언제까지 기다릴 수 없어 고심 끝에 반납을 결정하게 됐다"며 "재매각은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일각에서는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개시한 것과 관련해, 메리츠금융지주의 투자금 회수 부담이 이 같은 결정을 촉발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왔다. 메리츠화재 측은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 이전에 이미 MG손보에 데드라인을 준 상태였다"며 "이번 결정과는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MG손보의 이번 매각 불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놓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예보는 일단 MG손보 인수에 나설 잠재매수자 찾기에 방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예보 측은 "메리츠화재가 인수를 포기했으나,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지 약 3개월이 지난 만큼 그간 시장에서 또 수요가 생겼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예보는 새로운 잠재매수자와의 협상 역시 공개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주관사를 통해 개별 접촉하는 등 물밑으로 잠재매수자의 의중을 파악할 계획이다.
MG손보 측도 새로운 매수자가 나오는 것을 최선책으로 보고 기대를 걸고 있다. MG손보 노조 측은 "(메리츠화재는) 편법과 야합의 결과를 낸 대상이었기에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내려놓는 것은 당연한 결과"라며 "메리츠화재와 같은 반노동 정서를 가진 기업이 아니라면 모든 걸 내려놓고 협조해서 매각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MG손보 측의 희망사항과 달리, 새로운 매수 희망자를 찾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MG손보는 2022년부터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됐고, 지급여력비율이 50%가 채 되지 않는 등 재무건전성도 좋지 않아 매력적인 매물은 아니라는 측면에서다. 예보가 지난 3년간 진행한 5차례의 MG손보 매각 추진 과정에서 메리츠화재는 유일한 유효 입찰자였다.
금융당국은 이날 자료 배포를 통해 "MG손보를 부실금융기관으로 결정한 후 이미 약 3년이 경과한 상황"이라며 "매각절차가 지연되면서 MG손보의 건전성 지표 등 경영환경은 지속적으로 악화돼 왔다"고 평가했다.
이번 협상 결렬과 관련해서는 "시장에서도 MG손보의 독자생존에 대해 우려가 커지고 있어 정부는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예금보험공사는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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