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만원이면 맥세이프는 넣었어야"…아이폰16e 써보니
아이폰16e, A18 칩셋·AI 기능 등 담겼으나 출고가격 부담
자석식 무선충전 맥세이프 미지원·노치 디자인 부활 등 아쉬움 키워
깔끔하고 가벼운 디자인은 장점…가격 경쟁력이 흥행 좌우할 듯
![[서울=뉴시스]아이폰16e. (사진=윤현성 기자)](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01791844_web.jpg?rnd=20250314151730)
[서울=뉴시스]아이폰16e. (사진=윤현성 기자)
애플의 보급형 제품 '아이폰16e'를 사용해보면서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생각이다. 애플은 아이폰16e는 단순한 보급형이 아니라 아이폰16 가족에 정식으로 포함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그렇기에 기기 명칭도 전작을 잇는 '아이폰 SE4'가 아니라 아이폰16e로 정했다.
애플의 설명대로 아이폰16e가 아이폰16 가족에 정식으로 포함되는 제품이라면, 이 가족의 아픈 손가락인 듯하다. 핵심 부품인 AP(앱 프로세서)를 플래그십과 같은 A18 칩을 탑재하고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도 지원하지만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뚜렷하게 보였다.
맥세이프 미지원, 일상 사용 시 불편함 커…사라졌던 노치 부활도 단점
아이폰16 시리즈에 포함시키긴 했으나 정체성은 보급형 제품인 만큼 카메라도 듀얼·트리플 렌즈가 탑재된 상위 모델과 달리 전·후면 모두 단일 렌즈가 장착됐다. 그러다보니 초광각 촬영 등의 기능도 빠졌고, 촬영 시 손떨림 보정(OIS) 기능도 제공하지 않는다.

아이폰16e(왼쪽)와 아이폰15 프로 맥스를 맥세이프 충전기에 부착하는 모습. 아이폰16e는 맥세이프를 미지원해 충전기 사용이 불가하나, 아이폰15 프로 맥스는 곧바로 무선 충전이 시작되고 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재판매 및 DB 금지
그만큼 아이폰 유저들에게 맥세이프는 익숙한 기능이다. 귀가 후 아이폰을 충전할 때 습관처럼, 자연스럽게 맥세이프 충전기에 아이폰을 부착시키곤 한다. 더욱이 아이폰 사용자들은 애플워치, 에어팟 등 애플 생태계 기기를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여기에 특화된 '3 in 1 맥세이프 충전기' 등을 사용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번 아이폰16e를 사용해보면서도 습관적으로 기존에 사용하던 맥세이프 충전기에 기기를 올렸다가 떨어뜨릴 뻔한 적도 있었다.
과거 아이폰에서 'M자 탈모폰'이라고 놀림을 받는 원흉이었던 노치 디자인이 다시 적용된 것도 단점이다. 노치는 기기 화면 상단 중앙 부분을 비워 카메라를 배치한 디자인이다. 페이스ID 등의 구동을 위해 불가피한 배치이겠으나, 기기 전면 디자인을 해치고 풀스크린 활용 시 거슬린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이에 애플은 2022년 아이폰14 프로형 모델부터 노치를 제거하고 알약 모양의 펀치홀을 배치해 디자인을 살리고 역동적 알림을 제공하는 다이내믹 아일랜드 기능을 적용했다. 이같은 묘수도 아이폰16e에서는 빠진 셈이다.
![[서울=뉴시스]아이폰16e(오른쪽) 화면에 적용돼있는 '노치' 디자인. 아이폰15 프로 맥스에는 펀치홀 모양의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적용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01791846_web.jpg?rnd=20250314151849)
[서울=뉴시스]아이폰16e(오른쪽) 화면에 적용돼있는 '노치' 디자인. 아이폰15 프로 맥스에는 펀치홀 모양의 다이내믹 아일랜드가 적용돼있다. (사진=윤현성 기자)
'AI 지원하는' 보급형 아이폰이랬는데…애플 인텔리전스 '시리' 출시 연기하며 장점 퇴색
최근 애플이 애플 인텔리전스의 핵심 기능 중 하나인 고도화된 '시리(Siri)' 출시를 1년 연기하면서 'AI 제공 보급폰'이라는 아이폰16e의 장점은 더 빛이 바랬다. 또 AI 구동을 위해 A18 칩을 탑재하긴 했으나 GPU(그래픽처리장치) 코어는 4개로 아이폰16보다 1개 더 적다.
기존 애플 유저의 입장에서 실질적 불편함이 더 크다면, 안드로이드 쓰다 아이폰으로 옮기려는 유저 입장에서는 99만원이라는 가격이 걸림돌이다. 아이폰16e를 사자니 아이폰16이나 안드로이드 플래그십인 갤럭시 S25를 구매하는 체감 이익이 더 크기 때문이다.
아이폰16e의 출고가는 99만원부터 시작하지만 이는 128GB 용량 모델 기준이다. 같은 128GB 용량의 아이폰16은 125만원이지만, 갤럭시 S25는 더 고용량·고성능인 258GB 모델이 115만5000원이다. 이같은 상위 모델을 두고 굳이 아이폰16e를 선택할 이유가 사실상 없는 셈이다.
배터리 용량은 아이폰16보다 우수…디자인도 깔끔
![[서울=뉴시스]아이폰16e(오른쪽)와 아이폰15 프로 맥스 크기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https://img1.newsis.com/2025/03/14/NISI20250314_0001791845_web.jpg?rnd=20250314151759)
[서울=뉴시스]아이폰16e(오른쪽)와 아이폰15 프로 맥스 크기 비교. (사진=윤현성 기자)
가장 큰 강점으로 생각된 것은 디자인이다. 이전 보급형 아이폰 디자인에서 탈피해 플래그십 기기와 유사한 형태로 바뀌었고, 색상도 블랙·화이트의 무광 마감을 적용해 깔끔한 인상을 줬다. 약 6인치로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에 167g의 가벼운 무게도 만족스러웠다.
아이폰16e는 디자인과 성능만 보면 분명 훌륭한 제품이지만 제품 등급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이 흥행의 발목을 잡을 것 같다. 일부 애플팬들 사이에서는 아이폰16e의 e가 'expensive(비싼)'의 약자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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