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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지역 자부심 무너졌다" 구제역 뚫린 무안 축산농가 '망연자실'

등록 2025.03.16 14:27:54수정 2025.03.17 07:5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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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역 농가 주변 긴급출입·방역에 분주…긴장 속 적막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 소독을 준비하고 있다. 2025.03.16. wisdom21@newsis.com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 소독을 준비하고 있다. 2025.03.16. [email protected]



[무안=뉴시스]변재훈 기자 =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네요."

"청정한우 수출 앞두고 웬 날벼락…"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한 한우 사육농장 입구에는 적막감이 감돌았다.

사육 중이던 소 69마리 중 3마리가 A급 가축전염병인 구제역에 확진된 농장 내부에서는 흰색 방역복 차림의 방역 당국 관계자들만이 눈에 띄었다.
 
지자체 축산과 공무원, 출입 통제를 지원하는 경찰관들이 분주하게 오갔지만 주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편도 1차선 도로를 사이에 둔 또 다른 축사도 고요했다. 출입을 통제하고 소독 약제를 분사하는 설비가 입구에 서 있었으나 축사 안팎을 오가는 차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꽃샘 추위 매서운 칼바람까지 불며 일대는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냈다.

구제역 확진 농장 초입에는 '차단 방역 조치로 사람·차량 출입을 금지한다'는 안내문과 함께 차단용 임시 울타리가 세워져 있었다.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 소독을 준비하고 있다. 2025.03.16. wisdom21@newsis.com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에서 방역 당국이 출입 통제선을 설치, 소독을 준비하고 있다. 2025.03.16. [email protected]


방역 당국 관계자들은 덧신을 갖춰 신은 채 분무형 소독 약제를 들고선 축사로 분주하게 들어가기도 했다. 방역 매뉴얼에 따른 전수 살처분 중이어서 인지, 소 우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축사 진입로 주변 도로에도 1t 트럭에 분무형 소독 장치를 갖춘 방역 차량이 30분 단위로 맴돌며 약제를 노면 위에 뿌렸다.

앞서 사흘 전부터 영암에서 잇따른 구제역이 무안으로까지 번지자 축산 농가의 근심은 깊었다.

30년 넘게 한우를 키워온 박석환 전국한우협회 무안군지부장은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은 심정이다. 국내에서 구제역 확진 사례가 그동안 없었던 청정지역이라는 자부심까지 무너져 내렸다. '전남 청정 한우'를 브랜드로 수출 선적까지 앞두고 있었던 터라 축산 농가는 그야말로 망연자실이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구제역 청정지역' 전남에서 올 봄 들어 처음으로 발생, 확산세가 지역 경계를 넘어 번지는 양상이다보니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무안읍에서 소 130여 마리를 키우고 있는 손형균(72)씨는 "지역에서는 겪어보지 못한 전염병이다 보니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방역 대상이 아니어도 전파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고자 외출조차 조심스럽다. 아침에 각 농가마다 안부 전화를 해보니 다들 걱정부터 앞선다"고 전했다.

이어 "구제역이 공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고 하룻새 수십㎞씩 전파되다보니 방역 소독과 백신 접종에 허점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다른 지역과의 경계가 되는 동서남북 관문 지점마다 거점 소독을 강화해야 한다. 전염병 대처 경험이 적은 소규모 영세 농가에 대한 방역 당국의 세심한 관리와 지원도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 주변 도로에서 방역 당국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2025.03.16. wisdom21@newsis.com

[무안=뉴시스] 변재훈 기자 = 16일 오전 전남 무안군 일로읍 소재 구제역 발생 소 사육농장 주변 도로에서 방역 당국이 차량 소독을 하고 있다. 2025.03.16. [email protected]


익명을 요청한 축산 농민은 "백신을 접종하면 암소의 경우, 유산 확률도 높아지는 부작용이 있다며 주저하는 농가도 간혹 있다. 구제역 확산 방지를 위해 백신 접종률을 높여야 하고 간접적 피해에 대해서도 지자체 차원의 보상 지원도 고민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전남에서 구제역이 발생한 축산 농가는 모두 5곳(영암 4곳, 무안 1곳)이다.

무안의 경우, 구제역 발생 농가 주변 반경 3㎞ 내 구역에서는 17일 오후 10시까지 36시간동안 일시이동중지 조치가 내려졌다.

같은 반경 내 우제류 축산 농가는 197곳이다. 소 사육 농가 175곳·530마리, 돼지 농가 13곳·2700마리, 염소 농가 11곳·90마리 등으로 일제 소독과 임상 검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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