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싱크홀 주범' 노후 상하수관, 전국 40%…정비까지 최대 11년
30년 이상 된 노후 하수관로, 전체의 25.9%
대구 74%, 광주 67%, 서울 66% 20년 넘어
'교체 대상' 상수관 1.8만㎞, 정비율은 17%
박홍배 의원 "적극적인 재정 투입 이뤄져야"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 현장에서 강동수도사업소,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3.31. 20hwa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03/31/NISI20250331_0020753782_web.jpg?rnd=20250331120140)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강동구 명일동 대형 땅꺼짐(싱크홀) 사고 현장에서 강동수도사업소, 서울아리수본부 관계자들이 현장을 살펴보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03.31. [email protected]
2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환경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0년이 지난 하수관은 총 7만5837㎞로, 전체(17만2496㎞)의 43.7%에 달한다. 그 중에서도 30년 이상 된 하수관로는 전체의 25.9%(4만4633㎞)를 차지한다.
지역별로 20년 이상 된 하수관로 비율은 대구(74%), 광주(67.1%), 서울(66.1%), 대전(62.7%), 인천(55.4%), 제주(54.2%), 경기(50%) 순으로 높다.
노후 하수관은 지반을 약화시켜 싱크홀 발생 위험을 높인다.
상하수관이 오래되면 이음새가 어긋나거나 관에 균열이 생기면서 누수가 생기는데, 이때 흘러나온 물이 주변 흙을 씻어내면서 땅 속에 빈 공간이 생기고 지반이 꺼지는 현상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발생한 크고 작은 싱크홀 절반은 상하수관 손상이 원인이었다.
다만 깊이 5m 이상의 대형 싱크홀은 대부분 지하공사 때문에 발생, 노후 상하수관과는 무관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서울 강동구 명일동과 경기 광명시에서 발생한 대형 싱크홀 사고의 경우 터널 공사가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부는 하수관로의 내구연한이 20년인 점을 감안해, 20년 이상 지난 하수관로를 정비 대상으로 보고 있다. 이에 전국 지방자치단체는 2015년부터 노후 하수관로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해 결함이 확인된 구간에 매년 정비를 하고 있다. 환경부는 그 과정에서 지자체에 조사 비용과 사업비 일부를 지원한다.
하지만 정비 대상으로 지정돼도 실제 정비가 이뤄지기까지 최대 11년 걸린다. 이 경우 설계에만 3년, 이후 재원 협의·설치 인가·공사입찰까지 1~2년, 공사에는 6년이 소요됐다.
공사 구간이 짧아서 1년밖에 걸리지 않은 사업도 있으나, 설계부터 준공까지 평균적으로 약 5년 걸린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다.
![[서울=뉴시스] 도봉구 지역 내 한 곳에서 노후 하수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04.16. (사진=도봉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4/16/NISI20250416_0001819603_web.jpg?rnd=20250416170156)
[서울=뉴시스] 도봉구 지역 내 한 곳에서 노후 하수관로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2025.04.16. (사진=도봉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상수도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23년 기준 사용연수가 20년 지난 상수관은 전체(24만6126㎞)의 38.2%(9만3969㎞)를 차지한다.
사용연수가 지나더라도 여러 요인에 따라 관 수명이 다를 수 있어, 지자체는 정밀조사 결과를 토대로 교체·보수가 시급한 관로를 우선 정비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전국 지자체가 2019~2022년 상수관로 22만8000㎞를 대상으로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약 7.7%(1만7636㎞)가 교체, 갱생 등이 필요한 노후 상수관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올해 1월 1일 기준 정비가 완료된 노후 상수관 비율은 약 16.9%(2988㎞)에 그친다. 1134㎞는 공사 중이고, 2989㎞는 설계가 진행되고 있거나 아직 준비 단계다.
노후 상수관 정비사업 기간은 약 5~7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설계까지 1~1.5년, 공사는 3~4년, 성과 판정은 1~1.5년 정도 소요된다.
정비사업이 수년씩 걸리는 이유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재원이 한정돼있는 만큼 지자체의 수요와 재정자립도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정비사업을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상하수도의 노후화는 지반 침하를 일으키는 주범이지만, 정비까지 수년이 걸리는 것이 현실"이라며 "안전을 위해 노후 상하수도관 정비에 대한 더 적극적인 재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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