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성동구청장 "11년 최대성과 '성수동'…환산보증금 폐지는 숙제"[인터뷰]
"성수동에 환산보증금 9억 이상 비율 20.5%까지 늘어"
"교통요지 왕십리 더 발전시켜야…2040 플랜 계획 중"
"토허제 지정 시 거래허가 주체로서 불편 없도록 최선"
![[서울=뉴시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7일 성동구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06.23 (사진 제공=성동구청)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6/20/NISI20250620_0001872982_web.jpg?rnd=20250620192021)
[서울=뉴시스]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지난 17일 성동구청에서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2025.06.23 (사진 제공=성동구청)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MZ세대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을 '한국의 브루클린'이 아닌 세계 유일한 도시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왕십리 역세권 고밀개발을 골자로 한 '2040 마스터플랜'을 통해 성동구를 서울 네 번째 업무중심축으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전했다.
정 구청장은 지난 17일 민선 8기 3주년을 맞아 뉴시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지난 11년 간 가장 큰 성과는 붉은 벽돌을 활용한 '성수동 도시재생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일한 3선 연임 구청장인 정 구청장은 현재 11년째 성동구의 수장을 맡고 있다.
그는 민선 6기 취임 초반부터 성수동의 도시재생 사업을 진행하며 '붉은 벽돌'이라는 정체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건물 신축 및 증·개축 시 붉은벽돌을 활용하면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붉은벽돌건축물 지원 조례'를 제정한 2017년 이후 성수동에는 현재 130개 동의 붉은벽돌 건물이 조성됐다. 블루보틀, 국내 최초로 입점한 글로벌 패션 브랜드 키스(KITH)에 이어 이케아, 파타고니아 등 글로벌 브랜드도 이에 동참했다.
이런 변화는 성수동을 찾는 외국인 방문객 증가로 이어졌다. 실제 관광객 수는 2020년 6만3000여명에서 2024년 296만6000여명으로 약 46배 급증했다.
그는 "처음에는 브루클린을 모방한 정책들이 많았는데 이제는 성수동 자체가 세계적으로 더 유명해지고 있다"며 "영국 유명 라이프스타일 잡지 '타임아웃'에서 성수동을 세계에서 가장 멋진 동네 4위에 선정한 뒤 전세계 60~70개국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오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그는 아쉬운 점도 있다고 했다. 서울시에서는 임차 보증금과 12개월치 월세를 일정비율로 합한 '환산보증금'이 9억원 이하일 경우에만 임차인들이 임대료 인상률 연 5% 상한 제한, 우선변제권 등 상가임대차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는데, 성수동에는 그 기준을 초과한 상가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 구청장은 "지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법 제정 당시 환산보증금 9억원 기준을 폐지하지 못한 게 아쉽다. 당시 환산보증금 9억원 이상의 상가는 상위 5%밖에 안 된다는 논리 때문이었는데, 현재 성수동은 20.5%까지 비중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임대료를 못 올린 가게들이 결국 떠나야 하는 상황이다. 이 법을 폐지해달라고 몇 년 전부터 요청하고 있는데 새 정부에서는 아마 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팝업스토어의 성지가 되면서 약간의 부작용도 있다. 공사를 진행하는 서너 달간 공실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는 점이나 폐기물이 많이 발생한다는 우려도 있다. 또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은 자기 돈을 내고 팝업을 열지만 중소업체들은 좋은 아이템이 있어도 돈이 없어 팝업을 못 여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위해 구에서 중소기업에 대해 저렴한 임대료로 팝업 장소를 빌려주는 '공공 팝업스토어'를 최근 열었다. 성수동에 있는 건물주, 세입자, 사업가 등이 모여서 지역의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성수 타운매니지먼트'도 출범했다"고 밝혔다.
정 구청장은 남은 1년의 임기 동안 가장 역점을 둘 사업에 대해 "성동구 내 교통의 요지인 왕십리가 중심을 잡고 더 커줘야 한다"며 "최근 왕십리역에 동북선과 GTX-C 노선도 확정이 된 만큼 '2040 마스터플랜'을 통해 왕십리역 일대를 고층·고밀 개발, 신흥 대기업들의 본사를 유치하는 도시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를 통해 현재 서울 3대 축인 도심, 영등포, 강남에 이어 성동구가 또 하나의 축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그는 최근 성동구 아파트 가격이 급등함에 따라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서울시 측의 예고에 대해선 "서울시에서 객관적인 데이터와 판단 기준에 맞춰 지정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할 일은 아니다"라며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이 된다면 거래를 허가해주는 주체인 구청장 입장에서는 주민들이 불편하지 않게 최선을 다해서 적극 행정을 해야 할 것"이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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