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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태열 "상상치 못한 일로 중도하차…실용, 원칙 딛고 서야 신뢰 얻어"

등록 2025.07.21 10:55:31수정 2025.07.21 12: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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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고한 원칙 토대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투명성 높여야"

쿠바, 시리아 수교 언급하며 "UN 전 회원국과 수교 완결"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4.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5.06.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준호 기자 =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21일 이임하면서 "실용은 원칙에 단단히 발을 딛고 섰을 때 비로소 신뢰와 설득의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하시기 바란다"고조언했다.

조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강대국들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전략적 운신의 폭을 넓혀나가기 위해서는 확고한 원칙을 토대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명성을 높여 나가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월 윤석열 정부의 두 번째 외교부 장관으로 취임해 1년 6개월 간 재임한 조 전 장관은 이날 이임식을 끝으로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조 전 장관은  "국제 질서는 더 이상 강대국들의 노력만으로는 유지될 수 없는 다국체제로 이미 전환되어 가고 있다"며 "질서의 균형추가 흔들리고 기존 질서의 균열이 커질수록 우리와 같은 중견국들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도 커진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상계엄·탄핵에 따른 외교적 파장을 수습하는데 전념했던 조 전 장관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일로 중도하차하게 된 미완의 정부 외교장관으로서 유종의 미를 거두지 못하고 떠나는 아쉬움이 크지만, 지난 1년 반의 시간은 한껏 고양된 국가적 위상을 온몸으로 느끼며 심신의 고달픔을 잊고 일에 몰두한 영광과 보람의 시간이었다"고 했다.

조 전 장관은 "역설적이지만 권한대행체제 하의 비상시국이었고 정상외교가 작동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교 수장으로서 우리 외교를 책임지며 이끌어야 했던 시기였기에 위기 관리자로서의 책임과 불안은 오히려 더 컸던 것 같다"면서 "한미동맹을 흔들림 없이 지키고 일본, 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뮌헨안보회의, G20, 나토 외교장관회의 등 다자무대에서 훼손된 국가 이미지와 국제사회 신뢰를 회복하는 데 혼신의 노력을 다한 시간이었다"고 회상했다.
 
또 "그 와중에서도 일본, 폴란드, 프랑스, 베트남 등 인태 지역과 유럽의 전략적 협력국들을 차례로 방문해 정상 외교의 빈 공간을 메울 수 있었던 것도 큰 보람이었다"면서 재임 기간 성과로 쿠바, 시리아 등과의 수교를 꼽고 "재임 기간 중 우리 외교의 오랜 숙원 과제였던 UN 전 회원국과의 수교 완결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세우는 영광을 누리기도 하였다"고 말했다.
   
조 전 장관은 외교부 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직무에 임하느냐에 따라 위기가 기회로 바뀔 수도 있고 나라의 안위가 흔들릴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마시고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길 바란다"며 "전대미문의 지정학적 대격변기 속에서 우리 외교가 국가 안보를 지키고 번영의 토대를 굳건히 다져나가기 위해서는 눈앞의 위험과 기회를 놓치지 않으면서도 나라의 미래를 내다보며 긴 호흡으로 더 크게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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