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병 속 투명액체…18만명 동시투약 '마약 원료'였다[식약처가 지킨다]
최근 와인병에 원료 물질 밀반입한 중국인, 필로폰 제조
경찰, 필로폰 제조 및 판매 시도 혐의로 중국인 A씨 구속
철저한 관리 동시에 구매자 실효성있는 관리 방안 검토
![[서울=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정보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원료 물질 및 임시마약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마약정보데이터베이스 홈페이지) 2025.08.2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08/29/NISI20250829_0001930169_web.jpg?rnd=20250829155433)
[서울=뉴시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정보데이터베이스를 통해 원료 물질 및 임시마약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사진=식약처 마약정보데이터베이스 홈페이지) 2025.08.29.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겉보기엔 와인이었지만, 뚜껑을 열자 정체불명의 액체가 들어었습니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마약범죄수사대가 최근 적발한 사건은 국내 마약 유통 수법의 교묘함을 보여준다. 평범한 프랑스산 화이트 와인병에 담긴 건 와인이 아니라 필로폰 제조 원료였다.
경찰은 지난해 5월 중국 국적의 20대 남성 A씨를 마약 제조한 뒤 국내에 판매하려고 한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A씨는 지난해 4월 초 해외 총책의 지시를 받고 입국한 뒤, 인천의 한 호텔에 투숙하며 은밀한 제조실을 꾸렸다. A씨는 입국 당시 와인병 6개에 원료물질을 넣어 밀반입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떄 사용된 와인은 시중에서 5만원 정도에 구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원료물질을 가공해 만든 것은 필로폰 5.6㎏으로, 시가 186억원에 달했다. 18만 6000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원료물질은 마약류가 아닌 물질 중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의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로서 대통령령이 정한다.
이 원료물질이 법망을 피해 밀반입 및 마약 제조에 쓰이면서, 원료물질 관리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국제사회는 이미 수십 년 전부터 원료물질 통제에 나서왔다. 1979년 미국 마약수사청(DEA)은 콜롬비아의 코카인 비밀제조 실험실을 급습했다. 그곳에서 "에테르가 필요하다"는 서류가 발견됐고, 미국에서 생산된 에테르가 콜로비아 코카인 밀조업자에게 흘러들어가고 있던 사실이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원료물질 관리의 필요성이 부각됐으며, 1988년 비엔나에서 열린 국제회의에서는 '마약 및 향정신성물질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유엔협약'이 채택됐다. 이 협약은 화학물질 제조·유통업자를 면허제로 관리하고, 국제무역 통제시스템의 유지, 적절한 라벨 작업 또는 부착 요구 등을 포함했다. 우리나라 가입은 1998년 국회 동의를 얻어, 1999년부터 발효됐다.
유엔 관련 기관들도 원료물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유엔마약위원회(CND)는 매년 정기회의를 열어 통제 정책을 논의하며, 국제마약통제단(INCB)은 마약류 불법 제조에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파악하고. 국내법 및 국제법의 취약성을 보완하도록 권고한다.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5/04/28/NISI20250428_0001829878_web.jpg?rnd=20250428155918)
[서울=뉴시스]
국내에서도 원료물질 관리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맡고 있다. 마약류 관리법에 따라 원료물질의 수출입·제조는 반드시 식약처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며, 허가받은 사항을 변경할 때도 동일하다. 원료물질을 제조하거나 수출입·수수 또는 매매하는 사람은 이에 대한 기록을 작성해 2년간 보관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현재 관리 대상은 마약류관리법 시행령에 규정된 48개 성분(염류 포함)이다.
식약처는 전자민원사이트를 통해 원료물질의 수출입 승인과 거래 보고 절차를 실시 중이다. 원료물질 수입은 2023년 1793건, 지난해 1827건을 기록했다.
식약처는 "향후 원료물질에 대한 철저한 관리를 위해 원료물질 반복·지속 구매자 관리, 비정상적 구매 패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 등 구매자 측면에서 실효성 있는 관리 방안 마련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 마약 중독은 벗어날 수 있는 질병입니다. 마약류 중독문제 등으로 어려움을겪고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다면 24시간마약류 전화상담센터 ☎1342에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Copyright © NEWSI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