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시 공무원은 "시장님 감사·존경"…시민은 "무능" 비판

[강릉=뉴시스] 이순철 기자 =1일 김홍규 강원 강릉시장이 가뭄대응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email protected]

[강릉=뉴시스] 이순철 기자 = 강릉시청 공무원들이 사용하는 내부망 게시판에는 '시장 칭찬', 시민이 이용하는 자유게시판에는 시장에 대해 '무능' 등 상반된 글이 올라와 강릉 현실을 대변하는 듯하다.

강릉시민행동이 공개한 SNS에 따르면 시청 내부 게시판에 "가뭄이라는 자연 재해를 갖고 강릉시장과 시청 공무원에게 화살을 돌리는 것인가, 밤낮 없이 생활용수 확보와 물절약을 위해서 뚸어다니는 김홍규 시장님을 칭찬합니다"라고 적었다.

또 "우리는 지금 시장님이라는 선장님을 믿고 의지하면서 시장님과 같은 배를 타서 안심입니다, 시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고 시장을 맹신하는 듯한 글을 남겼다.

반면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린 시민은 "가뭄이 이미 예고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사태가 터진 뒤에야 허둥대는 모습을 보였다"며 "이는 행정의 무능함을 드러낸 것이며 강릉시장의 자질에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만듭니다"고 비판했다.

[강릉=뉴시스] 강릉시민이 강릉시청 자유게시판에 올린글.(사진=자유게시판 켑쳐)[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1일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김홍규 시장이 지난 8월 29일 시청에서 열린 긴급회의에서 가뭄 및 물 부족과 관련해 언론과 인터넷에서 잘못된 정보와 비판적인 내용이 많다”며 “이는 시민들을 자극하고 분열을 조장하는 것으로 직원들이 적극 대처해야 한다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시장은 "직원들이 허위 내용을 바로잡고 사실을 알리고, 인터넷에 글도 올리고, 댓글도 올리라는 내용을 지시했다”며 “특히 강릉맘카페에 직원들이 직접 적극적으로 댓글을 달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시청 한 과장은 이에 대해 타 부서 과장에게 ‘시장님 이하 우리 직원들의 가뭄 극복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 직원 중 강릉맘카페 가입 직원들이 있으면 정확한 정보가 전달될 수 있도록 허위 사실에 대한 댓글도 함께 부탁드린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지난말 당시 자유게시판에서는 강릉시장의 가뭄대책에 대해 무능하고 무책임한 행정에 대해 비난 여론이 최고점을 찍을 때였다. 

강릉시 내부 게시판인 새올행정시스템은 일반 시민은 접속할 수 없는 행정 내부망으로 공무원만 글쓰기와 접속이 가능하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지금도 강릉은 전국의 군부대·소방차·헬기 등이 총동원되어 운반 급수를 하고 전국에서 끊임없이 생수를 지원하고 있다"며 "시민은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자신의 이해가 우선인 김홍규 강릉시장은 반드시 그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릉=뉴시스] 지난달 새올행정시스템의 ‘칭찬합시다’에 올라온 김홍규 시장 칭찬 게시물. (사진=강릉시민행동 SNS)[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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