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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억짜리 미술관' 퐁피두 부산, '혈세 낭비' 논란 속 첫 관문 통과

등록 2025.09.12 16:3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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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의회, 퐁피두 분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원안 의결

2031년 개관 목표…1099억 투입·연 120억 운영비

[부산=뉴시스] 이기대 국제아트센터 조감도.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 이기대 국제아트센터 조감도. (사진=부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부산=뉴시스]원동화 기자 = 총사업비 1099억 원을 투입하는 프랑스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유치 사업이 '혈세 낭비'라는 시민사회와 정치권 일각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첫 행정 절차를 통과했다. 부산시의회는 12일 본회의에서 관련 계획안을 압도적 찬성으로 가결했지만, 적자 우려와 환경 파괴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부산시의회에 따르면 이날 열린 제331회 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퐁피두센터 부산 분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은 재적 의원 31명 중 찬성 30명, 반대 1명으로 원안 통과됐다. 통상적으로 상임위에서 의결된 안건에 대해 본회의 반대 토론은 이례적이지만,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적극 반대 토론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퐁피두센터 부산 유치는 박형준 부산시장의 민선 8기 주요 공약으로, 2022년 박 시장과 로랑 르 본 퐁피두센터 회장이 분관 유치에 합의하면서 본격화됐다. 지난해 9월에는 부산시와 퐁피두센터가 유치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부산시는 총 1099억원을 투입해 남구 이기대 예술공원 일대에 연면적 1만5000㎡, 지하 2층~지상 3층 규모의 미술관을 건립할 예정이다. 올해 말 퐁피두센터와 법적 구속력이 있는 합의각서(MOA)를 체결하고, 2031년 개관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추진 과정에서 지역 예술계와 시민단체의 반발은 거세다. 이들은 이기대난개발 퐁피두분관 반대대책위원회를 꾸려 "시민 의견 수렴 없는 일방 추진, 비밀 협약, 지역 예술계 소외, 환경 파괴와 재정 낭비, 굴욕적 계약" 등을 문제로 제기해왔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원일몰제로 지켜낸 이기대에 다시 전시관을 건립하는 것은 생태 훼손과 재정 낭비로 이어질 것"이라며 "건립비와 운영비, 로열티 등 모든 부담이 결국 시민 세금으로 돌아간다"고 비판했다.

[부산=뉴시스] 원동화 기자 = 15일 부산 남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과 퐁피두 센터 부산 건립 시민 설명회'에 앞서 부산시민단체가 퐁피두센터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2025.07.15. dhwon@newsis.com

[부산=뉴시스] 원동화 기자 = 15일 부산 남구청 대강당에서 열린 '이기대 예술공원 조성과 퐁피두 센터 부산 건립 시민 설명회'에 앞서 부산시민단체가 퐁피두센터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벌였다. 2025.07.15. [email protected]

공유재산관리계획안 심의 과정에서도 운영비와 로열티 부담에 따른 적자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해 조유장 부산시 문화국장은 "입장권 수입과 기획 전시, 기업 협찬, 광고 등을 통해 일부 적자를 해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형철(연제구2·국민의힘) 의원은 "퐁피두센터 유치는 단순한 미술관 건립이 아니라 글로벌 문화관광도시로 도약할 기회"라며 "부산 예술가들의 작품을 세계 무대에 소개하고 해외 진출의 길을 열 수 있는 통로"라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과 입지 문제는 멈출 이유가 아니라 보완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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