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사북민주항쟁 45주년 기념식…총리, '국가 책임' 언급
사북항쟁 피해자·유족·주민·기관단체장 등 국가사과·명예회복·보상 촉구
김민석 국무총리, 국가 공권력 인권유린 인정 사과·명예회복 등 약속

21일 사북항쟁동지회 이원갑 명예회장이 사북종합복지회관에서 열린 사북항쟁 45주년 기념식에서 45년 전의 항쟁을 회고하는 대회사를 낭독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정선=뉴시스]홍춘봉 기자 =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종합복지회관에서는 사북민주항쟁 45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문 후유증으로 평생을 짊어진 이원갑·신경씨, 생존 피해자와 유족, 지역 주민, 기관단체장 등 350여 명이 참석해 “아직 끝나지 않은 1980년”을 마주했다.
사북항쟁 기념식은 매년 4월21일에 열렸지만, 올해는 정권 교체 이후 사북사건에 대한 정부의 공식 사과와 명예회복 가능성, 여기에 박봉남 감독의 다큐멘터리 ‘1980 사북’이 전국적 반향을 일으키면서 행사 시점은 7개월 늦춰졌다.
영화는 사북항쟁을 다시 공론장 위에 올려놓았고, 사회 곳곳에서 국가 사과 요구가 잇따랐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이날 영상 축사를 통해 “1980년 사북사건은 공권력에 의한 심각한 인권침해”라며 “진상 규명과 피해자 명예회복, 보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총리의 메시지는 참석자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정부 고위급 인사가 사북사건의 국가책임을 공개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다.
![[정선=뉴시스] 홍춘봉 기자 =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종합복지회관에서 사북항쟁동지회 황인오 회장, 이원갑 명예회장을 비롯한 회원과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북민주항쟁 45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2025.11.21.casinoho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5/11/21/NISI20251121_0001999677_web.jpg?rnd=20251121173604)
[정선=뉴시스] 홍춘봉 기자 = 21일 강원 정선군 사북종합복지회관에서 사북항쟁동지회 황인오 회장, 이원갑 명예회장을 비롯한 회원과 기관단체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사북민주항쟁 45주년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사진=뉴시스)[email protected]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1980년 사북항쟁은 지하 막장에서 인권유린과 임금착취에 맞선 생존권 투쟁이었다”며 “정부는 우리를 폭도로 몰아 불법 연행하고 무자비하게 고문했다”고 절규했다.
그는 “정부가 2005년 사북항쟁을 민주화운동으로 인정했으나, 정작 사과와 보상은 20년째 미뤄지고 있다”며 “고문으로 세상을 떠난 동지들, 지금도 후유증에 신음하는 동지들의 명예회복이 더 늦어져선 안 된다”고 호소했다.
최승준 정선군수, 김진태 강원특별자치도 지사, 강원랜드 최철규 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축사를 통해서 “사북항쟁은 강원랜드 설립의 근간이자 지역 현대사의 분기점”이라며 “국가의 명예회복·진상규명·보상 필요성”에 뜻을 모았다.

21일 정선군 사북종합복지회관에서 개최된 사북민주항쟁 45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성희직 광부시인이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자작시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광부 시인 성희직 씨는 ‘세상에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자작시를 통해 “더 늦기 전에 이들의 피눈물을 닦아주어야 한다. 살아 있을 때, 그 이름을 불러주어야 한다”고 발표해 참석자들은 오래 참아온 슬픔과 응어리를 박수로 대신했다.
한편 이날 기념행사는 사북항쟁동지회가 주최하고 3.3기념사업회 주관한 가운데 강원특별자치도, 정선군, 강원랜드가 후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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