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버려진 음식으로 만든 '팍팍'…이 나라 전통 음식이라고?

등록 2025.12.02 01:30:00수정 2025.12.02 05:22:24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뉴시스] 팍팍(pagpag)을 먹는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뉴시스] 팍팍(pagpag)을 먹는 모습. (사진='더우인'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필리핀 빈민가에서 버려진 음식물 쓰레기를 조리해 먹는 '팍팍(pagpag)'이 중국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여행 인플루언서들이 현지에서 팍팍을 시식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확산되며,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타갈로그어로 '먼지를 털어내다'라는 뜻인 팍팍은 수십 년 동안 필리핀 빈민가 사람들의 주요 단백질 공급원 역할을 해왔다.

팍팍의 조리 과정을 살펴보면, 새벽 청소부들이 상태가 좋은 음식물 쓰레기를 찾아 상인에게 판매한다.

팍팍 상인들은 닭고기와 밥 등 먹을 수 있는 부분을 골라 씻은 뒤 끓는 물에 삶고, 식초와 칼라만시를 넣어 악취를 제거한다. 이후 향신료를 더해 튀기면 완성이다. 한 접시의 가격은 20~30페소(약 500~750원) 정도다.

이런 광경은 필리핀 수도 마닐라 북서부의 톤도(Tondo) 빈민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서울의 4배에 달하는 인구 밀도를 보이지만 고층 건물은 거의 없고, 불에 취약한 나무 구조의 판잣집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팍팍 문화는 1960년대 필리핀이 심각한 부채 위기와 실업난을 겪던 시기에 정착됐다.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몰려든 사람들이 증가하면서 폐기 음식물에 의존하는 일이 많아졌고, 버려진 음식을 모아 다시 조리해 먹는 방식이 자리 잡게 됐다.

중국 SNS 더우인에서 활동하는 여행 인플루언서 '바오조우 브라더'는 팍팍을 먹는 영상을 올리며 "맛은 먹을 만하지만 삼키는 데 심리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영상이 퍼지자 중국 누리꾼들은 "먹는 척은 해도 진짜로 먹지는 마라" "보는 것만으로도 끔찍하다" "이게 최악도 아니다. 이런 중고 치킨 한 상자도 살 수 없는 가족들이 아직 있다" "아이 생일 때만 한 상자를 사는 집도 있고, 남은 뼈를 모아 더 가난한 이들에게 되파는 경우도 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