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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성장펀드 닻 올린다…AI·반도체 '1호 투자' 주목

등록 2025.12.09 10: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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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조원 대규모 정책 펀드, 10일 공식 출범

AI·반도체 유력 ‘1호 투자’에 쏠린 시선

정책 모멘텀 단기 호재, 장기 성과는 실적이 관건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억원(왼쪽 네번째)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에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및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1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이억원(왼쪽 네번째)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별관에서 열린 국민성장펀드 사무국 현판식에서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 및 5대 금융지주 회장과 현판식을 마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5.11.1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배요한 기자 = 150조원 규모의 정책성 펀드인 '국민성장펀드' 출범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0일 열리는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1호 투자 프로젝트를 발표할 예정이다. 시장은 인공지능(AI) 또는 반도체 분야가 첫 투자처로 결정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성장펀드는 AI, 반도체, 바이오, 로봇 등 미래 전략산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향후 20년간의 국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정부 구상의 핵심 정책이다.

전체 펀드 규모 150조원 가운데 75조원은 정부보증 기반 기금채 및 산업은행 출연을 통해 조성된 '첨단전략산업기금'이 선(先) 부담하고, 나머지 75조원은으로 금융권과 일반국민 공모자금 등 민간자금을 통해 조달하는 방식이다.

펀드 운용체계도 속속 갖춰지고 있다. 산업은행 내에 신설된 '국민성장펀드 사무국'이 펀드 기획부터 집행,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며, 산업은행과 5대 금융지주에서 파견된 전문 인력이 참여한다. 투자 의사결정은 민간 전문가 9인으로 구성된 '기금운용심의회'에서 이뤄지며,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포함된 '전략위원회'가 자문기구로 참여한다. 범부처 간 조율을 위한 '추진지원단'도 별도로 구성됐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지분 투자 뿐만 아니라 인프라, 융자, 간접투자, 초저리 대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된다"며 "첨단산업과 생태계 전반에 투자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특히 1호 투자 프로젝트의 상징성이 크다는 점에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이 높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산업에 자금이 본격 유입될 경우, 해당 업종의 투자심리가 단기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과거에도 정부 정책 기반 펀드들은 초기 투자자들의 심리를 자극한 바 있다. 2009년 '녹색펀드', 2014년 '통일펀드', 2018년 '코스닥 벤처펀드', 2019년 '소부장 펀드', 2021년 '뉴딜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초반에 시장의 주목을 받으며 코스피 대비 초과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정책 동력 약화나 수익률 부진으로 열기가 식은 사례도 존재한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성장펀드는 2021년 출시된 '국민참여 뉴딜펀드'와 구조가 유사하다"며 "초기 벤처기업이나 중소형주보다는 산업을 주도하는 기업 및 협력사 중심으로 수혜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민성장펀드가 단기적으로는 정책 모멘텀과 유동성을 기반으로 관련 업종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의 실적과 수출 성장 여부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재승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책성 펀드는 단기적으로 유동성 유입으로 인기를 끌 수 있지만, 결국 업종과 기업의 실적이 뒷받침돼야 지속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급등한 반도체, 조선, 방산, 기계, 화장품 업종은 정책 지원보다는 글로벌 수요 확대와 실적 개선이 주된 주가 상승 요인이었다"며 "국민성장펀드도 해당 산업들이 수출과 실적 개선으로 이어져야 지속적인 성과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도 "정책성 펀드는 시대적 흐름을 반영한 투자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산업 자체의 경쟁력과 생태계 성장 가능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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