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밤에 꿈처럼 어렴풋하겠지만"…전람회 서동욱 1주기
![[서울=뉴시스] 전람회 서동욱. (사진 = 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캡처) 2025.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20/NISI20241220_0001733253_web.jpg?rnd=20241220073723)
[서울=뉴시스] 전람회 서동욱. (사진 = 모건스탠리 홈페이지 캡처) 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1990대 풍경을 담은 듀오 '전람회' 출신 서동욱(1974~2024)이 하늘의 별이 된 지 18일로 1년이 됐다.
서동욱과 싱어송라이터 김동률이 결성한 전람회는 1993년 'MBC 대학가요제'에서 '꿈속에서'로 대상과 특별상을 받았다. 김동률이 멜로디를 만들었고 서동욱이 가사를 지었다.
이들은 이듬해 정규 1집을 발표하고 정식 데뷔했다. '기억의 습작', '취중진담' 등으로 큰 인기를 누렸다. 두 장의 정규와 EP '졸업'을 내고 1997년 해체했다.
김동률은 음악 활동을 계속했다. 서동욱은 음악에 대한 미련을 접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글로벌 컨설팅회사 맥킨지 앤 컴퍼니를 비롯 뉴욕과 홍콩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세상을 뜨기 전까지 모건스탠리 프라이빗 에쿼티 부대표를 맡았다. 김동률 콘서트에 게스트로 나서는 등 두 사람은 우정은 계속됐다.
전람회 대다수 곡의 멜로디는 김동률이 쓰고 불렀고, 그가 다수 곡의 작사도 했다. 그런데 전람회 팬들은 이미 다 아는 사실이지만 서동욱의 노랫말 짓는 실력도 빼어났다. '꿈속에서' 외에 '하늘높이', '향수', '유서', '마중가던 길'의 노랫말을 그가 붙였다.
또한 감성의 농도가 짙은 김동률의 보컬과 달리 서동욱의 목소리는 말갛다. 단독 보컬을 맡았던 2집 수록곡 '마중가던 길', 3집 수록곡 '다짐'에서 그는 조심스럽지만 누구보다 단호한 마음을 노래했다.
서동욱은 무엇보다 자신이 연주한 베이스를 꼭 닮은 사람이었다. 단아함, 솔직함, 스트레이트포워드니스(Straightforwardness·똑바름), 경박스럽지 않고 차분함, 베이직(Basic) 등 그가 언급한 베이스의 매력을 스스로도 갖췄다.
김동률은 지난달 서울 송파구 케이스포돔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자신답게 서동욱을 추모했다. 두 시간 넘게 정련된 구성으로 정제된 슬픔을 막연하게 공유하던 그가 관객들을 더 먹먹하게 만든 건, 앙코르 첫 곡으로 듀오 '첫사랑'이 흘러나오면서부터다.
![[서울=뉴시스] '전람회' 1집 커버 속 서동욱. (사진 = 전람회 측 제공) 2025.12.1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12/19/NISI20241219_0001732269_web.jpg?rnd=20241219090246)
[서울=뉴시스] '전람회' 1집 커버 속 서동욱. (사진 = 전람회 측 제공) 2025.12.1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 곡 막바지에 '사랑하는 나의 벗, 동욱이를 보내며'라는 문구와 함께 서동욱의 사진이 화면에 등장하는 순간, 공연장은 먹먹해졌다.
'첫사랑'은 김동률과 서동욱에게 의미가 큰 노래다. 휘문고등학교에 같이 다니던 시절, 김동률이 이 곡을 만들어 서동욱에게 들려줬다. 서동욱이 들려준 감상에 김동률은 그와 감성이 맞다고 생각했고 두 사람은 지음(知音)이 됐다. 즉 '첫사랑'은 전람회의 시작이 된 곡이다. 이후 연세대 다른 과에 나란히 진학했고, 신촌의 '동동 브라더스'(두 사람 이름에 '동'이 들어가 있어서 이렇게 불렸다)는 그렇게 탄생했다.
앞서 김동률 콘서트 리뷰에서도 언급했지만, 우리는 부재하는 존재의 부축을 받아 걸어간다. 서동욱이 세상을 떠난 이후 들은 전람회의 노래는 지난한 삶에 온기를 더해주는 땔감이 됐고 위로의 물성은 정확했다. 변곡점이 많은 인생의 길에 서동욱, 김동률 그리고 전람회는 언제나 정경이 됐다.
오늘은 '세상의 문앞에서'를 듣는다. 이들의 프로듀서였던 싱어송라이터 신해철이 피처링한 곡이다.
"난 꿈꾸며 살 거야 / 세상의 문앞에서 쓰러지진 않아 / 내 눈감는 날에 내 노래 들으면서 / 후횐 없을 거야 / 내가 택한 길은 영원한 걸"
팬들은 여전히 응원을 주는 고인을 계속 그리워하고 있다. "저의 10대, 20대를 위로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하늘 높이 날아간 그 곳에서 영면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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