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마두로 전격 체포, 쿠바 정보기관에 타격과 굴욕
수십년 쌓아온 쿠바 정보기관 ‘무적’ 아우라에 찬물
“미 작전은 쿠바의 실패, 쿠바 정권에도 타격줄 것”
“작전 중 미군에 아무런 피해 입히지 못한 것이 가장 심각”
![[아바나=AP/뉴시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국외로 이송했다고 발표한 뒤 쿠바 아바나에서 쿠바인들이 친베네수엘라 시위를 하고 있다. 2026.01.07.](https://img1.newsis.com/2026/01/04/NISI20260104_0000894426_web.jpg?rnd=20260104094313)
[아바나=AP/뉴시스]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해 국외로 이송했다고 발표한 뒤 쿠바 아바나에서 쿠바인들이 친베네수엘라 시위를 하고 있다. 2026.01.07.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미국의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전격 체포는 냉전시대의 명성을 자랑했던 쿠바의 정보기관에 큰 타격을 타격을 주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5일 분석했다.
쿠바 정보기관은 미군의 공습을 예견하지 못했을 뿐더러 마두로 대통령 체포 과정에서 쿠바 경호원 32명이 사살됐다.
마두로 체포로 드러난 쿠바 정보기관의 취약점
WSJ은 수십 년 동안 쿠바 정보 요원들은 냉전 시대의 스타로 피델 카스트로 암살 음모를 저지하고, 미국 고위 정부 관료들을 포섭했으며 앙골라에서 파나마까지 여러 국가 원수들을 보호해 왔다고 소개했다.
쿠바 정보기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던 인물 중 한 명이었던 마두로의 체포는 쿠바 정보기관의 ‘무적’ 아우라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것이다.
쿠바 정부는 혁명군과 정보기관을 운영하는 내무부 소속 장교 32명이 마두로 경호 임무 수행 중 순직했다고 밝혔다.
2019년 쿠바의 베네수엘라 개입에 관한 책을 쓴 마리아 베를라우는 “이번 미국의 공습은 쿠바의 패배이자 쿠바의 안보 절차에 취약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소련 KGB도 쿠바 정보기관의 전문성 활용
쿠바는 동맹국 보호, 불안 감지, 반대 의견 진압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수익성 높은 수출품이 됐다.
소련 붕괴 후, 쿠바의 안보 및 정보기관은 경제적으로 파탄에 가까워지던 쿠바를 위해 석유 부국인 베네수엘라로부터 생명줄을 확보했다.
군사정보 전문가이자 미 공군 대령으로 은퇴한 세드릭 레이튼은 “쿠바 정보기관은 항상 자신들의 역량 이상으로 활약해 왔으나 어떤 면에서는 기본적으로 구식 첩보 기법을 고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쿠바 경호팀은 미국 함대가 카리브해에서 수개월 동안 마두로를 위협했지만 결국 그를 보호하지 못했다.
쿠바 정권에 관한 여러 권의 책을 쓴 멕시코의 전 외무장관 호르헤 카스타녜다는 “더욱 심각한 것은 작전 과정에 미군에 아무런 피해도 입히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이는 쿠바군이 필요한 만큼의 전력을 갖추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번 작전 과정에서 델타포스팀은 마두로 안가 진입과정에서 헬기가 총격을 받았고 요원들 몇 명이 피를 흘렸으나 작전은 중단없이 진행됐다.
베네수 의존, 쿠바 정권에도 큰 타격 가능성
쿠바 정보부 출신으로 미국으로 망명한 엔리케 가르시아는 “국민은 굶주릴 수 있지만, 억압적인 기구는 특권을 누려야 한다”며 “정권이 모든 경제적 능력을 잃으면 어떤 체제도 버틸 수 없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4일 기자들에게 쿠바는 손대지 않아도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공산주의 쿠바가 곤경에 처해 있으며 베네수엘라 국민들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쿠바로부터 독립을 선언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쿠바의 안보 체계를 감시하는 전직 정보 요원과 반체제 인사들은 약 140명의 요원이 마두로 대통령의 개인 경호를 담당했다고 추산한다.
이들은 미군 작전 중 미사일과 파편 세례를 받아 수십 명이 부상을 입거나 심한 화상을 입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번 작전은 미국 정보기관의 수개월에 걸친 준비 작업과 베네수엘라 정부 내부에 있는 최소 한 명의 정보원의 도움을 통해 이뤄졌다고 말했다.
정보원은 마두로가 어떻게 이동하고, 어디에 살고, 어디를 다니고 무엇고 먹고 입는지, 어떤 애완동물을 키우는지도 파악했다고 케인 의장은 밝혔다.
쿠바의 베네수엘라 정보 및 안보팀은 마두로와 가장 가까웠고 그의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다.
이 팀은 마두로 옆방에서 잠을 잤던 아스드루발 데 라 베가를 비롯한 고위 군사 정보 전문가들이 이끌었다고 스페인 거주 쿠바 언론인 카를로스 카브레라 페레스가 말했다. 데 라 베가의 행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쿠바는 4일 이번 작전에서 제복을 입고 테러리스트와 맞서 싸우다 전사한 장교들을 위해 이틀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쿠바 정보기관 ‘카스트로의 사람들’ 내부 침투나 탈영 드문 것이 자랑
그는 “그들이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이고, 라울 카스트로의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라울 카스트로는 형 피델 카스트로와 함께 쿠바 혁명을 이끌고 1960년대 피그스 만에서 중앙정보국(CIA)의 지원을 받은 침략군을 격퇴했으며 60년 넘게 공산주의 쿠바를 통치했다.
카스트로 형제는 2002년 실패로 끝난 쿠데타 시도 당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었던 우고 차베스에게 중요한 지원을 제공했다.
인구 약 1000만 명의 쿠바의 안보 및 정보 체계는 약 10만 명의 요원을 보유한 거대한 규모라고 전 쿠바 정보 요원인 가르시아는 말했다.
그는 “그들은 직장, 학교, 영화관에까지 침투해 있고, 모든 거리 블록에 정보원을 심어놓았다”며 “피델 카스트로의 경호대는 1만 명의 경호원과 자체 방첩 부대를 보유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쿠바 정보 안보기구, 쿠바와 베네수 불안 효과적을 감시 진압
2021년 쿠바를 뒤흔든 시위 당시 인터넷과 전화 서비스가 차단되면서 쿠바 국민들은 전국적으로 조직적인 활동을 펼치기 어려웠다.
최근에는 휴대전화 데이터 요금 인상에 항의하는 학생 시위가 정보기관의 대학 활동 감시로 인한 탄압 우려 때문에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다.
보안 기관은 전화 및 사이버 통신을 감시할 수 있는 수단을 보유하고 있으며 요원들은 발각되지 않고 가택 수색을 할 수 있는 능력으로 악명이 높다.
베네수엘라에서 쿠바 정보기관의 전문 지식은 반대 운동을 진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미국이 3일 침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쿠바의 정보기관은 위험을 완화하거나 소위 ‘실행 가능한 정보’를 활용하는 데 실패했다.
전직 KGB 요원 출신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자신의 동향, 거주지, 업무 공간 등에 대한 정보를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레이튼은 평범해 보이는 생활 패턴, 일상 습관, 일상적인 루틴이 국가 원수의 취약점을 이용하는 데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고 말했다.
그는 “체포를 피하려면 사람들이 모르는 곳으로 가야한다”며 “마두로가 왜 카라카스 시내 한복판이나 시골의 평범한 아파트로 가지 않았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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