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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귀 유전질환 LSD…"신생아 선별검사로 환자 안놓친다"[인터뷰]

등록 2026.02.28 10:01:00수정 2026.02.28 1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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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노폐물 계속 쌓이는 리소좀 축적질환

신생아 선별 검사 급여로 '조기 진단' 시대

"선별검사 양성 10~15%는 이후 최종확진"

[서울=뉴시스] 손영배 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는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6.2.2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손영배 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는 '세계 희귀질환의 날'을 맞아 뉴시스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2026.2.28.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신생아 선별검사의 중요한 목적은 환자를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것입니다. 비가역적 손상이 발생하기 전에 리소좀 축적 질환(LSD) 초기 단계에서 치료를 시작할수록 장기 기능을 더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이는 선별검사의 필요성을 뒷받침합니다."

손영배 아주대병원 의학유전학과 교수는 '세계 희귀질환의 날'(2월 28일)을 맞아 뉴시스와 최근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4년 1월 6종의 리소좀 축적 질환에 대한 신생아 선별검사가 보험급여 항목에 포함되면서 조기 진단의 길이 열렸다. 출산 후 신생아 선별검사에서 의심 소견이 나타나면, 가까운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방문해 추가적인 효소검사, 유전자 검사를 거쳐 확진 받을 수 있다.

확진 후에는 체내 결핍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ERT)으로 질병 진행을 늦출 수 있지만, 이미 손상된 조직은 회복이 어려워 증상 발현 전 치료를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리소좀 축적 질환(LSD)은 리소좀 내 효소가 유전적 결함으로 결핍되거나 제 기능을 못해 분해돼야 할 당지질이 체내에 쌓이면서 신경,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를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폼페병, 파브리병, 뮤코다당증, 고셔병 등이 대표적이다.

손 교수는 "리소좀은 세포 내 존재하는 소기관으로, 50여종 효소를 통해 체내에서 발생하는 불필요한 노폐물을 분해·제거하는 일종의 '청소부'"라며 "LSD는 이러한 효소 가운데 하나가 유전적 이상으로 결핍되거나 제 기능을 못해 발생하는 희귀 유전질환"이라고 말했다.

특정 효소가 부족하면 원래 분해돼야 할 물질이 제거 안 되고 세포 내 리소좀에 계속 쌓인다. 축적이 반복되면서 세포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장기의 기능 손상으로 이어진다.

조기 발견도 어려워 진단이 늦어지는 일이 허다했다.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다양하며 의료진의 질환 인지도가 충분하지 않아서다.

'조기 치료 길' 신생아 선별검사…"양성 나왔다고 꼭 확진되는 것 아냐"

이런 가운데 출생 신생아를 대상으로 리소좀 축적 질환 선별검사가 급여로 시행되며 조기 진단과 치료에 한 발 가까워졌다.

손 교수는 "선별검사에서 양성이 나오면 부모들이 크게 걱정하는데, 선별검사는 확진 검사가 아니라 가능성 있는 대상을 선별해내는 1차 과정"이라며 "민감도를 높게 설정해 조금이라도 이상있으면 양성으로 분류하기에, 양성 결과가 곧 환자임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확진 검사를 통해 실제 질환 여부를 확인하게 되는데, 선별검사 후 확진까지 간 사례는 약 10~15%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 교수는 "지난 1년간 국내에서 LSD 신생아 선별검사를 받은 사례를 레지스트리로 분석한 결과, 선별검사 양성 사례 가운데 실제 환자로 확진되거나 임상적 추적 관찰이 필요한 경우를 모두 포함하면 약 10~15% 수준"이라며 "선별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해서 모두 환자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선별검사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환자를 단 한 명도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선별 단계에서 환자를 걸러내지 못하면 진단 기회 자체가 사라져서다. 따라서 선별검사는 예민도가 높게 설정돼있다. 이런 관점에서 10~15%의 확진율은 결코 낮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유전자 검사, 효소 활성도 검사 등이 고가의 검사로 접근성 낮았지만, 최근에는 검사 체계가 정비되며 시행 어려운 상황은 많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손 교수는 "리소좀 축적 질환은 시간이 지날수록 장기 손상이 진행돼, 치료를 언제 시작하느냐가 예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증상이 나타나기 전, 가능한 한 이른 시점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예후가 좋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한 환자는 대학생 때 파브리병 진단받았는데, 중고등학교 때 극심한 통증으로 학업에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치료 시작 후 비약적으로 호전됐다"며 "현재 대기업 연구원으로 근무한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한다면 충분히 정상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근본적인 원인인 유전자 변이 자체를 완전히 해결하는 방법은 없지만 부족한 효소를 보충하는 효소대체요법(ERT)이 있다. 조기에 진단해 치료를 시작하면 병의 진행을 억제하고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따라서 신생아 선별검사 항목에 헌터증후군, 뮤코다당증 2형도 추가해야 한다는 게 손 교수의 시각이다.

다만, 치료제 사용에 대한 현실적인 제약은 있다. 그는 "효소대체요법은 고가의 약제로, 보험급여 없이 장기간 치료하기 어렵다"며 "그런데 보험 기준은 일정 수준의 증상이 나타난 경우 적용된다. 이론적으론 무증상 단계에서 치료하는 게 이상적이지만 실제론 급여 기준을 충족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리소좀 축적 질환자는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기에 지속적으로 내원할 수 있는 환경 또한 중요하다. 표준 치료인 ERT는 1~2주 간격 정맥주사로 투여되며, 일반적으로 6개월 간격 정기 추적 관찰도 시행한다. 이에 질병관리청은 전국 17곳에 권역별 희귀질환 전문기관을 지정해 진료 접근성을 개선하고 지역의료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환자들은 거주지 인근에서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이건희 사업'서 리소좀 축적 질환 유병률 분석

손 교수는 '이건희 소아암·희귀질환 극복 사업'에 참여하면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의 기부금을 바탕으로 서울대 어린이병원에서 운영하는 이 사업은 소아암 및 희귀질환 환자를 위한 치료제 개발과 진단 연구를 지원하는 프로젝트다.

손 교수는 해당 사업의 일환으로, 리소좀 축적 질환의 발병률·유병률 분석과 국내 레지스트리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작년 1월 시작된 이 레지스트리 연구에는 아주대병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9개 기관이 참여한다.

그는 "이 연구는 고가의 특수 확진 검사비를 연구비로 지원하며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정밀 검사의 접근성을 높인다"며 "최종 목표는 국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인 특화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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