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프타 부족'에 용기 품귀 조짐…음식 배달까지 멈추나
플라스틱 용기 제조업체 "이달 중순이후 원료공급 막혀"
영세 배달업체로 파장…"배달 포기하거나 가격 인상"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시내 비닐전문점에 관계자가 비닐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비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비닐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종량제 봉투 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6.03.24. jhope@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3/24/NISI20260324_0021219775_web.jpg?rnd=20260324143019)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24일 서울시내 비닐전문점에 관계자가 비닐 제품을 포장하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나프타' 공급이 불안정해지면서 비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비닐의 핵심 원료인 나프타 수급 불안 우려가 이어지면서 소비자들의 종량제 봉투 구매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2026.03.24. [email protected]
배달 도시락 용기 제작 전문업체 대표 김모(39)씨는 25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전쟁이 터진 후) 2~3주 사이 원재료비가 30% 가까이 올랐다"고 말했다.
해당 업체는 28년째 유명 프랜차이즈 도시락 업체에 용기를 납품하고 있다. 비교적 규모가 큰 공장에 속하지만 업계를 통째로 집어삼킨 이번 사태를 홀로 비켜갈 순 없었다.
이 회사가 사용하는 주요 소재인 폴리스티렌(PS)은 나프타에서 추출된다. 평상시에는 PS 수요처보다 공급업자가 많아 물량을 걱정한 적이 없지만 중동전쟁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었다. 그나마 지금은 식품 포장용기 제작 업계 비수기라는 점이 다행이라고 느껴질 정도다.
김씨는 "최근 원료사로부터 가동률을 다음달 70%, 그 다음달 50%까지 줄일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 본인들이 사용할 나프타가 없으니 제대로 주지 못하는 것"이라면서 "그러면 우리 입장에서도 포장 용기 생산을 70% 밖에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어제 미팅한 원단 업체는 기계 12대 중에 5대를 멈췄다더라. 지금 원료를 다 쓰면 안 되니까 7대만 돌리면서 가동 일자를 늘리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전방위적인 수급 불안은 공급망의 '옥석 가리기'로 이어지고 있다. 이번 기회에 탄탄하지 않은 거래처들을 정리하자는 원료사 내부의 흉흉한 분위기도 감지된다.
김씨는 "공급처가 갑이 돼서 그동안 거래 과정이 원활하지 않았던 업체들을 다 잘라내고 있다. 문제가 있다고 느꼈던 곳들에 아예 물건을 주지 않는 것"이라며 "용기 생산 자체가 줄어 공급이 잘 안 되면 배달업체 30%는 3개월 안에 문을 닫을 것이라는 예상까지 나오고 있다"고 귀띔했다.
33년째 용기 제조업에 몸담고 있는 장중렬(58) 제이엠 대표도 이 정도 수준의 대란은 처음 겪는 일이다. 장 대표는 "1997년 IMF때는 전부 다 어려워서 그러려니 했고, 2008년 금융위기 때는 어려웠지만 원료 공급은 됐다. 그런데 지금은 수급 자체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장 대표는 "조금 심하게 표현하면 3월 중순 이후 공급이 거의 막혔다"며 "주변에 원료가 없어서 기계를 멈춘 공장들까지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도 쉽지 않지만 가까운 미래는 더 걱정이다. 최근 원료사로부터 다음 달 제공량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공지가 내려왔다. 수급 공포에 시달리는 것은 다른 업체들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고정비 부담이라는 또 다른 시한폭탄을 안고 있다.
장 대표는 "기계를 돌리지 못하더라도 직원들에게 나가야 할 고정비가 있다. 그리고 은행 이자도 매달 내야한다"며 "만일 앞으로 2개월 가량 기계를 못 돌린다면 이 업계는 올해 모두 적자를 볼 것"이라고 예측했다.
사태의 여파는 배달 음식점을 정조준하고 있다. 용기 가격이 오르거나 공급이 끊기면 이들 역시 생존을 위한 가격 인상을 택하거나 배달을 아예 접을 수 밖에 없다.
서울 관악구에서 카페를 운영 중인 고장수(48)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 이사장은 "선택지는 배달을 포기하거나 제품 가격을 올리는 것 뿐"이라며 "지금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은 대량 구매 밖에 없다"고 말했다.
족발집 주인 박모(64)씨는 지난 24일 배달 용기 거래처로부터 "곧 가격이 인상될 예정이니 알고 있어라"는 통보를 받았다. 박씨는 "배달 플랫폼의 수수료도 부담스러운데 포장 용기 가격까지 오르면 진짜 힘들어질 것 같다. 안 그래도 남는 게 없는 상황"이라며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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