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4000억? 400억?…MBK 김병주 사재출연 논란

등록 2026.04.10 13:00:00수정 2026.04.10 13:58:25

  • 이메일 보내기
  • 프린터
  • PDF

구성 뜯어보면 보증·대출…일부만 현금

산은 끌어들이기…'공적 책임 전가' 비판도

4000억? 400억?…MBK 김병주 사재출연 논란


[서울=뉴시스]우연수 이지민 기자 = 홈플러스 회생 과정에서 대주주 MBK파트너스자산운용이 '사재출연' 등을 통한 고통 분담을 강조하고 있지만 실제 자본 투입 규모와 위험 부담을 둘러싼 시장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보증과 대출까지 포함한 금액을 사실상 고통 분담으로 볼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은 다음달 4일까지다. 홈플러스는 점포 효율화와 자산유동화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대주주 MBK 측은 총 4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내세우며 대주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자본 투입과 거리가 있으며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논쟁의 핵심은 4000억원의 구성이다. 업계에 따르면 해당 금액은 ▲1차 회생기업 자금 대여(DIP) 금융 600억원에 대한 연대보증 ▲개인 재산 400억원 출연 ▲기업회생 신청 전 증권사 대출 2000억원에 대한 보증 ▲2차 DIP 금융 1000억원 연대보증 등을 합산한 것이다.

이 가운데 실질적으로 대주주 측이 현금 형태로 투입했다고 밝힌 금액은 400억원이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집행 경로나 방식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았다며 국회 질타를 받기도 했다. MBK측은 소상공인 거래처 채무 변제와 물품 대금 변제 자금으로 순차적으로 쓰였다는 입장이다.

나머지 3600억원은 보증이나 대출 구조로 구성돼 있다. 특히 회생 절차에서 활용되는 DIP 금융은 신규 자금 공급을 통해 기업의 유동성을 지원하는 대신 기존 채권보다 상당 부분이 회수 우선권이 보장되는 구조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해당 자금에 대한 보증을 일반적인 사재출연과 동일선상에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DIP 금융 자체는 회생 과정에서 필요한 정상적인 자금 조달 방식"이라면서도 "3600억원은 회수 우선권을 보장받고 있는 만큼 대주주 측의 고통 분담이라고 보기에는 해석의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은 자금의 성격이다. 대출 형태로 조달된 자금은 기업 입장에서 유동성 확보에는 도움이 되지만, 자본 확충보다는 부채 성격이 강해 재무구조 개선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DIP 금융은 결국 새로운 채권을 만드는 것이라 원금과 이자를 상환해야 하는 구조"라며 "기존 채권보다 우선 변제되는 특성상 회생 과정에서 기존 채권단의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주주는 경영을 통해 이익을 가져가는 대신 책임도 지는 위치"라며 "실질적인 회생 의지가 있다면 보다 명확한 자구책과 자본 투입이 필요하다"고도 지적했다.

MBK 측이 정책금융기관의 참여 필요성을 거론한 데 대한 논란도 있다. 홈플러스는 앞서 MBK와 주채권자 메리츠금융그룹, 한국산업은행에 각각 1000억원의 DIP 금융 요청을 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에 따른 부담을 공적 영역으로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사모펀드(PEF)는 민간 자본을 통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수행한다는 것이 사회에 기여하는 핵심 기능으로 평가돼 왔는데, 공적 지원 필요성을 거론하는 상황이 제도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에는 구조조정을 산업은행, 캠코 등 공적기관에서 공적 자금으로 진행했는데 이제는 PEF를 필두로 한 민간 자본이 선제적으로 구조조정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고 금융당국도 그런 점이 PEF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부분이라고 얘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MBK의 경우 시계를 거꾸로 돌려 사모펀드의 투자 실패를 공적 자금으로 구해달라고 직간접적으로 얘기해 자기 모순적인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