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태로 드러난 'MZ노조'의 딜레마…사회적 파장은?[한국에 무슨 일이⑤]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 사진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사진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제공). 2026.05.1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6/05/15/NISI20260515_0002136919_web.jpg?rnd=20260515163548)
[서울=뉴시스] 삼성전자 DS부문 경영진이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와 만나 대화하는 모습 . 사진 왼쪽 위부터 투쟁본부 정승원 국장, 이송이 부위원장, 최승호 위원장, 김재원 국장, 사진 오른쪽 위부터 삼성전자 박용인 사장, 한진만 사장, 전영현 부회장, 김용관 사장. (사진=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제공). 2026.05.1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이런 상황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을 벌이면서 주민들 '주거의 평온'을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노조는 총파업 예정일에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신고한 상태라 논란이 커질 전망이다.
연대보다 공정 내세우지만…사무직 노조가 마주한 딜레마
그동안 노동운동이 노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를 앞세웠다면 이번 삼성전자의 투쟁은 자신들에 대한 공정한 보상이나 투명한 평가 등 조합원들의 직접적인 이해관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에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젊은 사무직 노동자들의 실리주의적 성향이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약해진 만큼 회사의 성장이나 조직 전체의 이해보다 자신의 성과가 얼마나 공정하게 평가받고 보상받는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공정'이라는 가치가 언제나 하나의 기준으로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사업부나 직군, 개인이 처한 위치에 따라 공정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파업 움직임 역시 처음에는 초기업노조·전국삼성전자노조·동행노조 등 3개 노조가 구성한 공동투쟁본부를 중심으로 전개됐으나, 이후 반도체 부문 중심의 요구에 치우쳤다는 반발이 나오면서 내부 균열이 불거졌다.
이 같은 실리 중심의 노선은 조합원들의 결집에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이해관계가 달라지는 순간 취약해질 수 있다.
지난 2023년 초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LG전자 사람중심사무직노조 등 사무직을 중심으로 출범한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동력을 잃은 것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이들은 정치 투쟁과 사회적 연대를 강조하는 기존 노동운동에서 벗어나 자율·공정·상식적·합리적·새로움을 핵심 가치로 제시했지만 주요 노동 현안에 대한 입장 차가 불거지며 소속 노조가 대거 이탈했다.
이와 관련해 한석호 한국노동재단 사무총장은 "노조 입장에서는 억울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한국 사회가 노동계를 향해 '정치 투쟁 대신 임금과 복지만 챙기라'고 요구해왔고, 양대노총과 연대하거나 사회적 의제를 제기하면 비판해온 분위기가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한 사무총장은 "그런 흐름이 극단으로 가면서 아무하고도 연대하지 않는 노조가 나타난 것"이라며 "새로고침협의회도 실익을 강조했지만 최소한 하청·비정규직을 챙겨야 한다는 이야기는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성과주의와 능력주의, '내 실리만 챙기면 된다'는 흐름이 결합하면서 기형적인 상태가 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사관계 전문가인 김성희 산업노동정책연구소 소장도 "조합원 이해를 대변하는 노조가 연대나 사회적 책임과 결합하지 못하면 사회적 공감을 얻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재용 자택 천막농성 19일째…'집회의 자유' vs '주거권' 충돌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10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2026.05.06. jini@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5/06/NISI20260506_0021273254_web.jpg?rnd=20260506103725)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 6일 오전 서울 용산구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자택 앞에서 10일째 천막농성을 하고 있다. 2026.05.06. [email protected]
대법원은 2010년 판결에서 "주거지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집회를 금지할 수 없고, 집회 금지는 최종적 수단이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은 주거지역 집회로 사생활의 평온을 뚜렷하게 해칠 우려가 있으면 거주자 요청에 따라 금지·제한 통고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실제 적용은 엄격하다. 단순 불편 수준이 아니라 소음·통행 방해 등 실질적 침해가 인정돼야 한다.
전삼노 측은 집회 신고를 마쳤고, 농성 장소도 도로가 아닌 사유지라고 주장한다. 반면 용산구청은 천막을 도로상 불법 점용물로 보고 있다.
경찰은 현재까지는 적법한 집회로 보고 있는 분위기다. 용산경찰서 관계자는 "집회 시위 허용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자정 이후에도 참가자들이 그저 잠을 자는 형태라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신고 절차를 거치고 소음·시간 제한 등을 준수한 집회라면 표현의 자유 영역에서 보호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헌법재판소 연구관 출신의 한 변호사는 "가장 효율적인 의사 전달 장소를 선택하는 것은 당연한 권리"라며 "기본권의 경합으로 보고 수인 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수위가 지나치면 민사상 가처분이나 손해배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주거의 평온을 보호해야 하는 만큼 노조가 자택 앞 농성 외 다른 수단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주거의 평온은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보호받아야 할 권리"라며 "노조가 의사를 표현할 다른 방법이 충분히 존재하기 때문에 개인 주거지 앞 집회는 더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양측의 권리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강조한다. 사전 신고 여부, 시간대, 소음 수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균형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구체적 피해 정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노조는 총파업이 예정된 21일 오후 이 회장 자택 앞에서 집회를 신고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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