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재건축 힘 받나…리모델링 단지들 '재검토' 확산
용적률 상향·신속통합기획 확대 기대…사업 기간 단축 가능성
규제 완화 기대 속에도 기부채납·재초환 등 변수 여전히 부담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2026.06.11. hwang@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6/11/NISI20260611_0021316773_web.jpg?rnd=20260611153807)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서울 동작구 일대 아파트 밀집지역 모습. 2026.06.1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민간 주도 재건축·재개발사업에 힘이 실릴 것 같아요."
지난 11일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리모델링 조합설립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정비사업 정책의 연속성이 확보된 만큼 인허가 절차 단축과 사업 속도 개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지 내부에서도 기존 리모델링 추진 기류가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라며 "용적률 상향과 층수 규제 완화 기대감이 커지면서 사업성을 고려할 때 재건축이 더 유리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주요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재건축으로의 선회를 저울질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선 고지에 오르면서 재건축 활성화 기조에 따라 용적률 상향에 따른 사업성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서다. 게다가 오 시장이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개편해 착공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히면서 사업 기간 단축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신통기획은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공공이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참여해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통상 5년 이상 걸리는 구역 지정 기간을 2년 안팎으로 줄일 수 있다.
오 시장은 지난해 발표한 '신속통합기획 2.0'을 통해 오는 2031년까지 주택 31만 가구를 착공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중 공공주택은 13만 가구 규모다. 신통기획 2.0은 2021년 9월 도입된 기존 제도를 한층 강화한 것이다.
특히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병행 처리하는 ‘초단기 트랙’을 도입해 정비사업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복잡한 법령 검토와 정비계획 반려 절차를 줄이기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심사 시스템도 도입한다.
또 신통기획을 정비사업에 국한하지 않고 대규모 개발사업 전반으로 확대해 전 단계의 표준 모델로 정착시킨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정비사업 기간을 12년 이내로 단축하고, 공공임대주택 12만3000가구와 공공분양 6500가구 등 신규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성동구 응봉동 대림1차는 20여 년간 추진해온 리모델링 사업을 접고 재건축으로 선회했다. 2007년 조합 설립 이후 사업이 장기간 답보 상태에 머물며 실질적인 진척을 이루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지난 4월 말 구청이 조합 설립인가를 취소하면서 리모델링 사업은 사실상 종지부를 찍었다. 조합은 앞서 지난해 12월 성동구청에 신통기획 자문사업을 신청하며 재건축 전환을 공식화했다.
인근 신동아 아파트도 비슷한 흐름이다. 2021년 리모델링 조합 설립인가를 받았지만 최근에는 재건축으로 방향을 틀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주민들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공재건축 사전 컨설팅을 신청했고, 지난 4월 1차 설명회를 연 데 이어 이달 중 2차 설명회도 열 예정이다.
신동아 아파트 한 입주민은 "현재 리모델링 조합이 현재 해산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LH가 조감도를 포함한 기본 계획안을 제시했고, 사업성 분석도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정비업계에서는 오 시장 연임으로 용적률 규제 완화 기대가 커지면서 재건축 사업성이 한층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기존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까지 재건축으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건축 전환을 둘러싼 기대와 달리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규제 완화가 단기간 내 현실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시장이 요구하는 수준의 규제 완화를 위해서는 조례 개정이 선행돼야 하지만 시의회 구도상 속도감 있는 추진이 쉽지 않고, 용적률 등 핵심 사안은 국토교통부와의 협의 없이는 실질적인 변화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용적률 상향에 따른 기부채납 부담과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장기간 공사에 따른 사업 리스크 등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단순한 정책 기대감만으로 사업 방향을 결정하기보다 수익성과 사업 기간을 종합적으로 따져보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사업 방식별 특성과 시장 여건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한성대 일반대학원 경제·부동산학과 석좌교수는 "재건축이 활성화될 경우 리모델링이 상대적으로 위축되는 경향은 구조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서울시장의 재건축 규제 완화 발언 이후 리모델링 추진 단지들이 재건축으로 재검토하거나 선회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업 방식별 특성과 시장 여건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정책 설계가 병행되지 않을 경우 재건축과 리모델링 간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며 "두 제도가 경쟁을 넘어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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