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쪼개자"던 트럼프, 베이조스와 웃었다…블루오리진 계약 177%↑
트럼프 1기 땐 공개 충돌…2기 들어 사적 만찬·수시 연락
WSJ "블루오리진 계약 의무액, 바이든 정부 연평균보다 177% 증가"
백악관 "특별대우 아냐"…스페이스X 총액·발사 실적 여전히 압도적

【워싱턴=AP/뉴시스】지난 2017년 6월19일 백악관의 스테이트 다이닝룸에서 열린 미 기술위원회 원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왼쪽)과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 가운데)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의 말을 듣고 있다. 아마존은 100억 달러(11조6540억원) 달러 규모의 방위 계약을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와 체결하기로 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결정과 관련, 정부 조달 절차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고 비난하며 항소할 계획이라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2019.11.15
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7월 백악관 집무실 옆 서재로 참모를 불러 “아마존을 쪼갤 수 있느냐”고 물었다고 당시 백악관 공보국장이던 앤서니 스카라무치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와 베이조스 소유의 워싱턴포스트(WP)를 강하게 비난했다고 한다.
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2기 들어 크게 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베이조스를 백악관 로즈가든의 비공개 만찬에 초청했고, 최근에는 다른 행사에 베이조스가 참석하는지도 자주 확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전화와 문자도 자주 주고받는다고 WSJ은 전했다.
그 변화는 올해 초 워싱턴 정·재계 엘리트 모임인 알팔파클럽에서도 확인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45분가량 긴 연설을 하는 동안 베이조스는 앞줄에 앉아 크게 웃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과거 공개 충돌을 떠올리면 달라진 관계를 보여주는 장면이다.
두 사람의 관계 변화와 맞물려 블루오리진의 정부 계약도 빠르게 불어났다. WSJ이 미 연방 계약 자료를 분석한 결과 블루오리진의 트럼프 2기 연평균 계약 의무액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연평균보다 177% 증가했다. WSJ이 분석한 계약 의무액은 단순 발표액이 아니라 정부가 계약상 지급을 약속한 금액을 뜻한다.
다만 블루오리진이 스페이스X를 따라잡은 것은 아니다. WSJ은 블루오리진의 총 계약 규모가 여전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에 크게 못 미친다고 짚었다. 트럼프 2기 들어 현재까지 블루오리진의 계약 의무액은 11억달러(약 1조7000억원) 수준인 반면, 스페이스X는 46억달러(약 7조1000억원)를 확보했다.
실제 발사 실적에서도 격차는 크다. 블루오리진은 지난해 11차례 비행했지만, 대부분은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발사가 아니라 우주 관광에 가까운 비행이었다. 반면 스페이스X는 같은 기간 161차례 발사했고, 주로 위성을 우주로 보냈다.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이 13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36번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뉴 글렌' 로켓이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우주선을 탑재하고 발사됐다. 2025.11.14.](https://img1.newsis.com/2025/11/14/NISI20251114_0000789726_web.jpg?rnd=20251114112546)
[케이프 커내버럴=AP/뉴시스] 블루오리진의 '뉴 글렌' 로켓이 13일(현지 시간) 미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 36번 발사대에서 발사되고 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의 우주기업 블루오리진이 개발한 '뉴 글렌' 로켓이 이날 미 항공우주국(NASA) 화성 탐사 우주선을 탑재하고 발사됐다. 2025.11.14.
올해 1월에는 미 국방부가 추진하는 1510억달러(약 232조5000억원) 규모 미사일 방어망 사업 ‘골든돔’ 관련 사업 수주 경쟁에 블루오리진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5월에는 미 항공우주국(NASA)으로부터 우주비행사 착륙에 앞서 달 남극에 화물을 보내는 1억8800만달러(약 2900억원) 규모 계약을 받았다. 이는 장기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일부다.
베이조스가 트럼프 진영에 다가선 배경에는 머스크의 존재도 있었다. 머스크는 2024년 대선 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후원자로 나섰고, 정권 인수 과정에서도 각료 후보 면접과 외국 정상 통화에 관여할 정도로 영향력을 키웠다.
베이조스 측근들은 스페이스X가 트럼프 정부에서 더 많은 정부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고 WSJ에 전했다. 베이조스의 지인인 배리 딜러 피플 회장은 “가장 큰 경쟁자가 차기 대통령의 핵심 후원자였다면, 그런 상황에서 누구라도 가만히 있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블루오리진은 정부에 의존하는 회사”라고 말했다.
관계 개선 흐름은 정치 후원과 콘텐츠 계약에서도 드러났다. 아마존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기금에 100만달러(약 15억원)를 냈고,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백악관 볼룸, 즉 대형 행사장 조성에도 금액이 공개되지 않은 지원을 했다. 또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다큐멘터리 배급권 계약에 4000만달러(약 616억원)를 쓰기로 했다.
베이조스는 올해 5월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좋은 아이디어가 많다”며 “많은 부분에서 옳았다”고 말했다. 베이조스와 가까운 사람들은 그가 트럼프 대통령과 일대일로 대화한 뒤 공개 이미지보다 덜 극단적이고 더 유연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고 전했다.
![[워싱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워싱턴포스트(WP) 사옥 앞에서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의 얼굴 사진을 든 시위 참가자가 대규모 해고에 항의하고 있다. WP는 지난 4일 기자와 뉴스룸 인력 등 약 3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2026.02.06.](https://img1.newsis.com/2026/02/06/NISI20260206_0000979447_web.jpg?rnd=20260206100345)
[워싱턴=AP/뉴시스] 5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의 워싱턴포스트(WP) 사옥 앞에서 사주인 제프 베이조스의 얼굴 사진을 든 시위 참가자가 대규모 해고에 항의하고 있다. WP는 지난 4일 기자와 뉴스룸 인력 등 약 300명을 감원하는 구조조정에 나섰다. 2026.02.06.
블루오리진의 대형 로켓 뉴글렌이 지난 5월 플로리다주 케이프커내버럴 인근 발사대에서 폭발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을 챙겼다고 한다. 한 고위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참모들에게 발사대 손상 여부와 폭발 원인, 향후 수정 가능성을 물었다고 전했다. 우주군은 당시 블루오리진과 문제를 파악해 고치겠다고 밝혔고, 이후 블루오리진과의 협력 확대 방침도 밝혔다.
WSJ은 베이조스 관련 사업의 정부 계약 증가세가 우주 분야에만 그치지 않았다고 전했다.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부인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정부 계약은 트럼프 대통령 임기 첫해 3억8900만달러(약 6000억원)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마지막 해보다 54% 늘어난 수준이며, 계약 증가의 대부분은 국방부 물량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과 베이조스의 과거 충돌은 상당 부분 WP를 둘러싸고 벌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이조스가 2013년 인수한 WP를 통해 자신을 부당하게 공격한다고 주장해 왔다.
최근 WP의 변화도 두 사람의 관계를 바꾼 요인으로 거론된다. WSJ은 베이조스가 2024년 대선을 앞두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후보 지지 사설을 내지 않기로 했고, 직원 3분의 1 감원도 단행했다고 전했다.
쿠시 데사이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동차, 제약, 테크 등 여러 업계 기업인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모든 미국 기업 및 기업인들과 협력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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