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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비서 자비스처럼"…키보드 치는 대신 말로 일하는 '바이브 워킹' 시대

등록 2026.07.25 10:00:00수정 2026.07.25 10:04:25

'말'로 AI와 소통하며 업무 처리하는 '바이브 워킹' 사무실 파고든다

실리콘밸리 일터 풍경 변화…마이크 쓰고 AI 비서와 대화하며 일해

오픈AI·구글부터 카카오·포티투닷까지…전 세계 음성 AI 에이전트 주도권 잡기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사진=유토이미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주영 기자 = # 월요일 아침 출근길. 마케팅 팀 김 과장은 스마트폰을 들고 조용히 말을 건넨다. "지난주 실적 데이터 정리해서 오전 10시 회의용 보고서 초안 좀 잡아줘." 모니터 앞에 앉아 복잡한 엑셀 창을 켜고 키보드를 연신 두드릴 필요가 없다. 회의실에 도착하자 AI가 작성한 보고서가 화면에 띄워져 있다. 김 과장은 "그래프 위치만 위로 올려줘"라며 말로 수정 작업을 마친다.

인공지능(AI)이 스스로 판단해 일하는 세상이 됐다. 하지만 대다수의 직장인은 여전히 모니터 앞에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마우스를 딸깍거린다. 이러한 불편한 작업 환경을 바꿀 핵심 인터페이스로 '음성'이 떠오르고 있다. 키보드를 내려놓고 말로 일하는 이른바 '바이브 워킹(Vibe Working)' 시대가 온 셈이다.

바이브 워킹은 개발자들의 '바이브 코딩'을 사무직 전반으로 넓힌 개념이다. 명령어 한 줄을 치고 답변을 기다리는 기존 방식과 다르다. 사람이 동료와 대화하듯 AI 에이전트와 끊임없이 말로 소통하며 업무 전체를 완성해 나가는 방식이다.

기획안 작성이나 일정 조율 등의 업무를 처리할 때 마우스 대신 음성을 활용하는 모습이 이제 일상화 될 전망이다. 영화 '아이언맨' 속 주인공 토니 스타크가 AI 비서 '자비스'에게 말로 지시하던 모습이 현실화되는 셈이다.

시장 전망도 이를 뒷받침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어스는 전 세계 음성 AI 에이전트 시장이 2024년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에서 2034년 475억 달러(약 65조5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서치앤드마켓은 전 세계 음성 인식 시장 규모가 연평균 19.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타자 치는 대신 대화한다"…'목소리'로 일하는 실리콘밸리

[서울=뉴시스] 오픈AI는 지난 9일 음성 대화로 작업을 지시하는 '챗GPT 보이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오픈AI는 지난 9일 음성 대화로 작업을 지시하는 '챗GPT 보이스 기능'을 공개했다. (사진=오픈A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미국 실리콘밸리 사무실에는 이미 바이브 워킹이 깊숙이 들어왔다. 키보드 치는 소리 대신 직원의 조용한 목소리가 공간을 채우고 있다. 헤드셋이나 마이크를 낀 채 AI와 의견을 주고받으며 일하는 직원이 늘어난 까닭이다.

빅테크 기업들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오픈AI는 자연스럽게 음성으로 지시를 주고받는 '챗GPT 보이스' 기능을 선보였다. 사용자가 말하는 도중에 끊고 들어오거나 질문을 바꿔도 AI가 이를 유연하게 알아듣고 대화를 이어간다.

구글 역시 25년 동안 유지하던 검색창 중심의 틀을 깼다. 말로 질문하고 답변을 받는 대화형·음성형 검색 체계로 패러다임을 바꿨다.
[서울=뉴시스] 카카오는 'AI 국민비서'에 음성 기능을 도입하고 공공시설 예약 절차를 카카오톡 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14일 밝혔다. 2026.05.14. (사진=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는 'AI 국민비서'에 음성 기능을 도입하고 공공시설 예약 절차를 카카오톡 내에서 처리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개편했다고 14일 밝혔다. 2026.05.14. (사진=카카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기업도 일상과 업무 현장에 음성 AI를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

카카오는 행정안전부와 협력해 'AI 국민비서'에 음성 기능을 넣었다. 이용자가 "주민등록등본 발급해 줘"라고 말하면 AI가 알아서 처리한다. 현재 100여 종의 서류 발급과 1200여 개 공공시설 예약을 음성으로 이용할 수 있다.

현대차는 포티투닷(42dot)의 차량용 음성 AI 에이전트 '글레오 AI'를 신차에 적용했다. 글레오 AI는 이전 대화와 주행 상황까지 연속적으로 파악해 내비게이션 설정, 차량 기능 조작 등을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처리한다. 발화자의 좌석 위치나 차량 상태에 따라 다른 작업을 수행하기도 한다.

버려지던 음성의 재발견…AI 에이전트의 밑거름 되는 '말'

음성 AI 에이전트가 제대로 일하려면 사람의 말을 정확히 텍스트 데이터로 바꾸는 기술이 필수다. 회의·강의·상담·고객 응대 등 현장에는 여전히 말로 이뤄지는 업무가 많기 때문이다.

네이버 '클로바노트', 플리토, 액션파워 '다글로'와 같은 국내 기업은 음성을 AI 에이전트를 학습시키는 데이터 자원으로 일찍이 주목했다. 음성 데이터가 축적될수록 AI 에이전트도 조직의 업무 방식과 용어를 학습해 보다 정확한 답변과 실행 능력을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AI 경쟁력이 거대언어모델(LLM)의 성능보다 기업이 얼마나 많은 현장 데이터를 확보했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고 있다. 텍스트와 달리 대화가 끝나면 기록되지 못하고 사라졌던 현장의 목소리가 AI 시대의 새로운 데이터 원천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수집·분석·활용하는 음성 AI 기술의 중요성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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