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명의 도용해 일본인 돈 50억 꿀꺽…홍콩 법원, SC은행 전 직원에 징역 3년
등록 2026.08.07 10:03:27수정 2026.08.07 10:48:23

【뉴욕=AP/뉴시스】 홍콩의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건물에 있는 SC은행 로고.
[서울=뉴시스]이준형 인턴 기자 = 글로벌 사기 조직과 결탁해 일본인 투자자 21명으로부터 2800만홍콩달러(약 50억7528만원)를 훔쳐 달아난 스탠다드차타드(SC)은행 홍콩 지점 전직 간부들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았다.
6일(현지 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홍콩 법원은 사기 모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릴레이션십 매니저(RM) 2명에게 각각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이들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9월 사이 앞서 도주 중인 외국인 4명의 지시를 받고 홍콩 소재 투자법인인 아프리카 개발 펀드(ADF)의 재정 능력을 허위로 보증한 혐의를 받는다.
홍콩의 부패수사 기관인 염정공서(ICAC)의 조사 결과 ADF 측은 신규 투자자의 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일종의 '폰지 사기' 수법으로 자금을 운용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회사는 지난 2017년 홍콩 고등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았다.
피고인들은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이 ADF에 대해 총 720만 달러(약 102억3552만원)의 수익을 보증한다는 내용의 허위 약속어음 4건을 발급했다.
이에 속은 일본인 투자자 21명은 총 4억5500만엔(약 40억7957만원)을 투자했으며, 이 중 한 피해자는 1억7100만엔(약 15억3330만원)에 달하는 큰 손실을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피고인들은 모회사인 ADF 그룹 및 관련 인물의 계좌에 거액의 자산이 있는 것처럼 꾸민 허위 자금 증명서 9건을 추가로 발급했다.
조사 결과 은행 측은 해당 자산을 보유한 적이 없으며, 피고인들에게 이러한 서류 발급 권한을 부여한 적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을 담당한 판사는 "이번 범행은 사전 계획 하에 다수가 가담한 조직적 범죄"라며 "피해자들이 제출된 서류의 진위 여부를 은행에 문의하지 않았다면 사기 행각이 계속되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들은 은행 직원의 지위를 남용해 허위 증명서를 발급함으로써 고용주인 은행의 신뢰를 심각하게 저버렸고, 은행의 명예에도 큰 실추를 입혔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이들이 혐의를 빠르게 인정하고 공범인 전직 은행 동료 및 금융 컨설턴트 등의 수사에 적극 협조한 점을 고려해, 당초 징역 6년형이었던 형량을 절반으로 감형하여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한편 ICAC는 한국인 주범 김모 씨를 포함해 해외로 도피한 지명수배자 4명의 행방을 계속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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