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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상륙 막을 무인기·무인정 21만대 추진…대만이 짜는 '지옥 방어선'

등록 2026.08.10 10:51:19

한광훈련서 정찰·공격 드론 운용…해안 미사일·레이더 지휘망도 통합

"장비보다 조직·교리·훈련이 관건"…GPS·통신 끊겨도 작전해야

우크라 장거리 공격 본 전문가 "中항구 출항 함정 타격도 가능"

[타이중=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중에서 군 합동 실사격 훈련이 열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대만군이 타이중 해안에서 하이마스 로켓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06.10.

[타이중=AP/뉴시스] 10일(현지 시간) 대만 타이중에서 군 합동 실사격 훈련이 열려 고속기동포병로켓시스템(HIMARS·하이마스)가 로켓을 발사하고 있다. 대만군이 타이중 해안에서 하이마스 로켓을 발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6.06.10.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대만 정부가 중국군의 상륙을 막기 위해 무인기와 무인수상정 21만대 이상을 들이는 조달안을 입법부에 제출했다. 값싼 무인기와 미사일을 여러 겹으로 투입해 상륙하려는 중국군이 대만해협에서 ‘지옥’을 겪게 한다는 구상이다. 다만 장비를 늘리는 것보다 군 조직과 훈련, 전법을 함께 바꾸는 일이 더 큰 과제로 꼽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9일 대만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러난 드론의 위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상륙작전에 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군은 5일부터 14일까지 진행 중인 중국군 침공 대비 연례 군사훈련 ‘한광 42호’에서 정찰·공격 드론 운용과 적 드론 대응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6일에는 중부 지역의 정찰 드론 훈련을 언론에 공개했고, 8일에는 라이칭더 총통이 남부 해안방어훈련에서 공격용 드론 시제품 2종을 활용한 훈련을 지켜봤다.

NYT는 이 같은 움직임을 미군 지휘관들이 ‘헬스케이프(hellscape)’라고 부르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는 시도로 분석했다. 무인기와 무인수상정을 여러 겹으로 투입하고 기동식 미사일과 포병 화력을 연계해 상륙함대가 대만 해안에 다가올수록 더 많은 공격을 받게 만드는 개념이다. 중국 지도부가 상륙작전의 비용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게 해 침공 자체를 억제하는 것이 목표다.

이 방어구상이 겨냥하는 대만해협은 가장 좁은 곳도 약 180㎞다. 중국은 대만을 자국 영토로 규정하고 평화적 통일을 내세우면서도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중국군은 전투기·함정·미사일·드론 전력을 늘리고 대만 주변 순찰과 상륙훈련도 확대하고 있다.

[서울=뉴시스]대만군이 미국산 휴대용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의 첫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군의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고도 방공 능력을 점검하고 실전 대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일 대만군이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 중인 모습. <사진출처: 대만 국방부 대변인 페이스북>2026.07.08

[서울=뉴시스]대만군이 미국산 휴대용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의 첫 실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중국군의 군사적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저고도 방공 능력을 점검하고 실전 대응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 6일 대만군이 스팅어 지대공 미사일 실사격 훈련 중인 모습. <사진출처: 대만 국방부 대변인 페이스북>2026.07.08

대만은 중국과의 전력 격차를 메울 해법으로 우크라이나의 드론전에 주목했다. 우크라이나는 값싸고 기동성 높은 드론을 활용해 러시아군과의 병력·장비 격차를 일부 상쇄했다. 드론으로 적의 위치를 찾아 포격을 유도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함정과 보급망까지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호주 육군 소장 출신인 믹 라이언 로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상륙작전을 시작할 경우 대만이 장거리 드론으로 중국 항구를 출항하는 함정까지 공격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공격 사례를 토대로 전문가가 제시한 시나리오로, 대만 정부가 발표한 작전계획은 아니다.

다만 이 같은 드론 전략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중국군의 대응을 뚫을 운용 능력이 필요하다. 중국군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분석하며 무인기와 이를 탐지하거나 전파를 방해하는 장비를 늘리고 있다. 이에 맞서 대만군은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운용하고, 이들이 보내온 정보를 빠르게 분석해 각 부대와 공유해야 한다. 중국군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과 통신을 방해하더라도 작전을 이어가야 하며, 드론이나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는 반격을 피하기 위해 즉시 발사 지점을 벗어나야 한다.

[서울=뉴시스]중국군이 29일부터 이틀간 군용기와 함정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발사된 로켓포 27발이 대만 접속수역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국군이 ‘정이스밍(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구축함에서 포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군 동부전구 위챗> 2025.12.31

[서울=뉴시스]중국군이 29일부터 이틀간 군용기와 함정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발사된 로켓포 27발이 대만 접속수역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국군이 ‘정이스밍(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구축함에서 포탄이 발사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군 동부전구 위챗> 2025.12.31

대만 국방부의 지원을 받는 국방안전연구원의 수샤오황 부연구위원은 “한 발을 쏜 뒤 발사 지점에 그대로 머물면 두 번째 발을 쏠 기회가 없을 수 있다”며 전방부대의 작전방식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군이 실제 침공을 겪지 않아 평시에 조직과 자원 배분을 서둘러 바꿀 절박감이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로 꼽았다. 미국의 외교·안보 싱크탱크 신미국안보센터도 최근 보고서에서 명확한 작전교리와 강도 높은 훈련이 없으면 대규모 드론 전력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대만군은 지난달 해안에 배치된 대함미사일 전력과 레이더, 무인체계를 한데 묶은 연안작전지휘부를 신설했다. 한광훈련에서도 대만 동부의 섬 지역에 접근하는 적을 드론으로 수색하고 정찰 결과를 타격부대에 넘기는 훈련을 진행했다. 정찰과 타격을 하나의 지휘체계로 연결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조직 개편과 함께 대규모 장비 조달도 추진하고 있다. 대만 정부가 입법부에 제출한 특별예산안은 5년 동안 2100억 대만달러(약 9조2000억원)를 투입하는 내용이다. 표적에 돌진해 폭발하는 공격형 무인기 최대 20만8200대와 정찰용 무인기 1446대, 무인수상정 1320대 등 21만대 이상을 도입한다. 아직 입법부 심의를 앞둔 정부안이어서 물량과 예산은 확정되지 않았다.

[서울=뉴시스]중국군이 29일부터 이틀간 군용기와 함정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발사된 로켓포 27발이 대만 접속수역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국군이 ‘정이스밍(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로켓포가 발사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군 동부전구 위챗> 2025.12.31

[서울=뉴시스]중국군이 29일부터 이틀간 군용기와 함정을 대거 동원해 대만을 포위하는 형식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한 가운데, 발사된 로켓포 27발이 대만 접속수역 인근에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중국군이 ‘정이스밍(정의사명)-2025’ 훈련을 실시하는 가운데 로켓포가 발사되는 모습. <사진출처: 중국군 동부전구 위챗> 2025.12.31

대만 여야는 드론 전력을 늘려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특별예산 편성 방식과 예산 집행을 감독할 장치를 놓고 맞서고 있다. 입법부 과반을 차지한 야권은 특별예산이 낭비와 부패를 부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제1야당 국민당은 정부안과 별도로 일반예산에 6년간 최대 2400억 대만달러를 반영하고, 핵심 부품의 대만산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는 대안을 냈다.

대만 정부는 조달안이 통과되면 생길 군의 대규모 구매 수요를 자국 드론 산업을 키우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 대만 경제부가 5월 밝힌 월 생산능력은 1만5000대 수준이다. 정부는 월 생산능력을 2030년 1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전체 생산량 가운데 현재 20%대인 수출 비중도 절반 이상으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해상봉쇄 때 중국산 부품 공급이 끊겨 생산이 멈추는 일을 막기 위해 드론의 비행·통신을 제어하는 부품에서도 중국산을 배제한 공급망을 구축하고 있다.

수출도 빠르게 늘고 있다. 대만 경제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완제품 드론 수출은 1억1500만달러(약 1620억원)로 지난해 전체 실적 9300만달러를 이미 넘어섰다. 체코와 폴란드, 미국이 주요 수출국이다. 올해 1~4월 누적 수출액은 1억4700만달러로 늘었다.

NYT는 대만이 중국군의 상륙로를 ‘지옥’으로 만들 수 있을지는 드론을 몇 대 생산·배치하느냐뿐 아니라 정찰정보와 무인기·미사일, 타격부대를 하나의 작전체계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짚었다. 21만대가 넘는 무인 전력도 군 조직과 훈련, 지휘체계가 함께 바뀌어야 실질적인 억지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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