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라며 아이들에게 폭탄 드론 조종 맡겼다…콜롬비아 무장단체의 덫
등록 2026.08.25 16:36:16
2021년 이후 모집 피해 아동 약 1500명
탈출 아동 “드론 조종을 놀이로 설명”
올 1~5월 무장단체 드론 공격 121건
![[보고타=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제212주년 콜롬비아 독립 기념일을 맞아 열린 퍼레이드에 참석한 한 군인이 구경나온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22.07.21.](https://img1.newsis.com/2022/07/21/NISI20220721_0019049947_web.jpg?rnd=20220721083706)
[보고타=AP/뉴시스] 20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제212주년 콜롬비아 독립 기념일을 맞아 열린 퍼레이드에 참석한 한 군인이 구경나온 어린이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2022.07.21.
AP통신은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가 24일(현지시간) 102쪽 분량의 ‘다시는 엄마를 못 볼 줄 알았다: 콜롬비아 무장단체의 아동 모집과 이용’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같은 날 보도했다. HRW는 정부 관계자와 인도주의 활동가, 원주민 지도자, 아동보호 담당자 등 184명을 인터뷰하고 모집 피해를 봤거나 위험에 놓인 아동들과 집단 면담을 진행했다.
HRW가 검토한 콜롬비아 옴부즈맨실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이후 무장단체에 모집된 아동은 약 1500명이다. 보복 우려 등으로 신고되지 않은 피해가 많아 실제 규모는 더 클 수 있다.
콜롬비아의 헌법상 인권옹호기관인 옴부즈맨실이 24일 별도로 공개한 최신 집계에는 2024년 682건, 2025년 419건, 올해 1~6월 74건의 아동 모집 사례가 기록됐다. 옴부즈맨실은 신고에 따르는 위험과 어려움 때문에 기록 건수가 줄더라도 실제 모집이 감소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콜롬비아 진실위원회는 1990~2017년 아동·청소년 모집 피해 1만6238건을 확인했다. 피해가 가장 많았던 해는 2000년으로 1320명이 모집됐다.
콜롬비아 정부와 최대 반군이었던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폭력과 아동 모집은 한동안 감소했다. 그러나 FARC가 철수한 농촌 지역을 놓고 소규모 반군과 범죄조직이 마약 거래와 갈취, 불법 채굴 이권을 다투면서 아동 모집이 다시 늘었다. 이들 지역은 치안과 교육·복지 서비스가 취약하다.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도시 드루즈키우카의 버려진 아파트 앞에 설치된 대(對)드론 그물에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잔해가 걸려 있다. 2026.08.25.](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01522913_web.jpg?rnd=20260825094927)
[드루즈키우카=AP/뉴시스] 22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주 전선 도시 드루즈키우카의 버려진 아파트 앞에 설치된 대(對)드론 그물에 러시아군의 1인칭 시점(FPV) 드론 잔해가 걸려 있다. 2026.08.25.
최근에는 아동에게 무장 드론 운용법과 폭발물 취급법까지 가르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보호 담당자들은 무장단체에서 풀려난 아동들이 “드론 운용을 무력충돌 참가가 아니라 놀이로 설명 들었다”고 진술했다고 HRW에 전했다.
HRW가 검토한 영상 한 편에는 아동으로 보이는 남성이 드론을 조립하고 수제 폭발물로 추정되는 물체를 부착하는 장면이 담겼다. 다만 이 영상만으로 해당 인물의 정확한 나이나 드론이 실제 공격에 사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옴부즈맨실에 따르면 올해 1~5월 콜롬비아에서는 무장단체의 드론 공격 121건이 발생해 21명이 숨지고 145명이 다쳤다. 이는 무장단체의 전체 드론 공격을 집계한 것으로, 아동이 운용한 공격만을 뜻하지 않는다.
무장단체들은 소셜미디어에서 무장생활을 미화하거나 취업 제안으로 위장한 게시물을 올려 아동에게 접근했다. HRW는 페이스북과 틱톡에서 관련 계정 70여개와 게시물 40개를 분석했다. HRW는 플랫폼의 추천 알고리즘이 일부 콘텐츠의 노출을 확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메타와 틱톡은 이에 대해 폭력조직을 홍보하거나 지원하는 콘텐츠를 금지하고 있다고 답했다.

2021~2025년 보고된 피해의 절반 가까이는 원주민 아동이었다. 원주민이 콜롬비아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4.3%다. 2020~2025년 모집 피해 아동 가운데 여아는 약 40%였다.
HRW는 콜롬비아 정부에 아동을 모집한 무장단체 조직원 수사와 농촌 지역 예방 사업에 더 많은 인력과 예산을 투입하라고 촉구했다. 소셜미디어 기업에는 신고 창구를 개선하고 수사기관에 제공할 디지털 증거를 보존하라고 요구했다. 후아니타 괴베르투스 HRW 미주국장은 “아동 모집을 막으려면 군인을 더 배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위험에 놓인 아이들에게 공부하고 생계를 꾸릴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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