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토류 유예 '11월 끝'…美 이란 제재서 中대형은행 빠진 이유
등록 2026.08.26 10:59:38
미 재무부, 이란 연계 개인·기업·선박 등 60여 대상 제재
중국 본토·홍콩 업체 포함됐지만 대형은행은 명단서 빠져
베센트, 중국 은행 제재 질문에 "조용한 외교가 최선"
![[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배제 작전' 개시를 선포했다. 2026.08.25.](https://img1.newsis.com/2026/08/25/NISI20260825_0001523031_web.jpg?rnd=20260825101854)
[워싱턴=AP/뉴시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재무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 베선트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를 지속하는 제3국에 제재를 가하는 '경제적 배제 작전' 개시를 선포했다. 2026.08.25.
뉴욕타임스(NYT)는 25일(현지시간) 미 재무부가 전날 발표한 이란 제재 명단에 중국 본토와 홍콩의 여러 개인·기업이 포함됐으나 대형은행은 없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워싱턴이 당분간 이란 압박보다 미중 관계의 안정을 우선한 셈이라고 해석했다.
미 재무부는 24일 ‘이코노믹 아웃캐스트’(Operation Economic Outcast·이란 경제 고립 작전)를 시작했다. 미 재무부 산하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핵·미사일 기술 조달과 사이버 공격, 이란의 원유 수출 및 수익 이전망에 관련된 개인·법인·선박 등 60여 대상을 제재했다. 재무부는 디지털자산·기술·금·항공·해운 등 5개 부문을 새 제재 대상으로 추가하고, **이들 분야에서 이란과 사업하거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외국 개인·기업까지** 세컨더리 보이콧 대상이 될 수 있도록 제재 범위를 넓혔다.
미국의 조치에 중국은 강하게 반발했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5일 브리핑에서 미국의 일방적 제재가 국제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에 근거하지 않았다며 “중국은 자국의 권익을 확고히 지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제재에서 중국 은행을 직접 겨냥하지 않은 이유를 묻는 말에 ‘조용한 외교’가 최선이라고 답했다. 다만 대형 국제 금융기관 한 곳을 제재하겠다고 했으나, 중국계 기관인지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서울=뉴시스] 중국 지질대학 연구팀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지대에서 신종 희토류 광물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 신종 희토류 광물이 발견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바이윈어보 광산. <사진출처: 바이두백과>2025.07.18](https://img1.newsis.com/2025/07/18/NISI20250718_0001896204_web.jpg?rnd=20250718094023)
[서울=뉴시스] 중국 지질대학 연구팀이 세계 최대 희토류 광산지대에서 신종 희토류 광물을 공식 발표했다. 사진은 이 신종 희토류 광물이 발견된 중국 네이멍구자치구 바오터우시에 위치한 바이윈어보 광산. <사진출처: 바이두백과>2025.07.18
미국은 달러가 국제 결제의 중심이라는 점을 이용해 이란과 북한 등 적대국을 압박해왔다. 제재 대상과 중요한 거래를 한 외국 금융기관이 미국 은행과 달러를 주고받는 통로인 환거래 계좌를 개설하거나 유지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식이다. 제재는 이란을 국제 금융망에서 상당 부분 고립시켰지만 이란 경제를 완전히 마비시키지는 못했다.
반면 중국은 최근 무역 분쟁 과정에서 핵심 광물 공급을 제한하고 미국 기업이 의존하는 공급망을 대미 압박 카드로 꺼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9일 발표한 희토류 관련 수출통제 조치의 시행을 1년간 유예했으며, 유예기간은 오는 11월10일 끝난다. NYT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 달 미국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회담이 예정대로 성사돼도 희토류 수출통제 유예는 몇 주 뒤 종료되는 만큼, 미국이 중국 대형은행을 제재하기는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다.
그럼에도 미국의 이란 압박이 중국을 비켜 가기 어려운 핵심 이유는 원유 거래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28일 이란을 공격한 뒤에도 이란산 원유는 중국으로 흘러갔다. NYT가 원자재 정보업체 케이플러(Kpler)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들어 이란산 원유가 하루 평균 약 120만 배럴씩 중국으로 유입된 것으로 추산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소폭 줄어든 규모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최대 국유은행 중국공상은행 본점. 자료사진. 2025.05.21](https://img1.newsis.com/2019/04/01/NISI20190401_0015044983_web.jpg?rnd=20250521162820)
[베이징=신화/뉴시스] 중국 베이징에 있는 최대 국유은행 중국공상은행 본점. 자료사진. 2025.05.21
서방 은행과 거래가 많은 중국 국유 석유대기업 3사는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지 않고 있다. 대신 중국 민간 정유업체들, 이른바 ‘티폿’(teapot)이 큰 폭으로 할인된 이란산 원유를 사들여 휘발유와 경유로 정제한 뒤 내수시장에 공급해왔다.
이들 정유사는 해외 금융거래가 많지 않아 미국이 달러 결제망 차단으로 압박할 지점이 많지 않다. NYT는 이들이 상당수 거래를 위안화나 가상자산으로 처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이란산 원유는 말레이시아 앞바다에서 선박 간 환적을 거친 뒤 중국 항구로 이동하는 경우도 잦다.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 대형은행을 직접 제재하기보다 이란산 원유를 사들이는 민간 정유사를 먼저 겨냥해왔다. 지난 4월에는 헝리석유화학(다롄)정유유한공사를 제재했다. 미 재무부는 헝리가 수십억 달러어치의 이란산 원유를 매입했고, 이란군 총참모부 산하 석유 판매조직이 주관한 원유 화물도 공급받았다고 밝혔다.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전 국가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과거 '대만 독립' 반대 투쟁을 강력히 추진했고, 홍콩과 마카오의 순탄한 반환을 끌어냈다는 점 등을 들면서 "장쩌민 동지의 깊은 전략과 원대한 안목을 갖춘 전략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6.08.18.](https://img1.newsis.com/2026/08/17/NISI20260817_0021401674_web.jpg?rnd=20260818111156)
[베이징=신화/뉴시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7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장쩌민 전 국가주석 탄생 100주년 기념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시 주석은 장 전 주석이 과거 '대만 독립' 반대 투쟁을 강력히 추진했고, 홍콩과 마카오의 순탄한 반환을 끌어냈다는 점 등을 들면서 "장쩌민 동지의 깊은 전략과 원대한 안목을 갖춘 전략적 사고를 배워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6.08.18.
워싱턴은 과거 중국 은행을 직접 제재한 적도 있다. 미국은 2012년 이란 제재 대상 은행과 거래한 중국 쿤룬은행의 미국 금융망 접근을 차단했다. 하지만 세계시장에 깊이 연결된 대기업을 겨냥한 제재가 예상 밖의 충격을 준 전례도 있다. 미국이 2018년 러시아 알루미늄 대기업 루살을 제재하자 국제 알루미늄 시장이 크게 흔들렸고, 미 재무부는 기업들이 루살과의 거래를 끊을 수 있도록 제재 이행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란 핵합의 협상에 참여한 리처드 네퓨는 루살 사례를 중국 대형은행 제재의 위험을 보여주는 경고로 들었다. 그는 중국의 대형은행이나 핵심 기업을 제재하면 루살 제재 때보다 훨씬 큰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금융시장은 물론 기업·보험사·은행까지 연쇄적으로 혼란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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