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美서 '2시간 제한·25조 합의' 낸 메타…한국엔 "획일적 이용 금지 반대"

등록 2026.09.10 14:38:54

메타 APAC 정책 총괄 "안전 설정 기본 제공하되 가정별 조정 필요"

美 보호조치 한국 정부에도 설명…"국내 적용 여부·시점은 미정"

전문가들 "이용 시간보다 목적·일상 영향 살펴야…부모 역할 중요"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 총괄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에서 청소년 보호 조치 '청소년 계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10. alpaca@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 총괄이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에서 청소년 보호 조치 '청소년 계정'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세계적으로 거세지는 청소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과의존 및 중독 규제 움직임과 관련해, 획일적인 연령 통제나 전면 금지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플랫폼이 연령에 맞는 보호 기능을 기본으로 제공하되 부모와 청소년이 자율적으로 통제 권한을 조정하는 가변적 자율 규제가 현실적 해법이라는 주장이다.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 총괄은 10일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오피스에서 열린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전 세계적으로 논의 중인 청소년 SNS 규제의 핵심은 단순한 시간 차단이 아닌, 연령에 맞춘 안전 환경 구축과 부모의 자율적 관리권 보장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오클랜드=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주(州) 정부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보호에 실패했다는 혐의로 제기한 소송이 이날 시작된다. 2026.08.19.

[오클랜드=AP/뉴시스] 18일(현지 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앞에서 숨진 자녀의 사진을 든 부모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유해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미국 주(州) 정부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영하는 메타가 아동·청소년의 정신 건강 보호에 실패했다는 혐의로 제기한 소송이 이날 시작된다. 2026.08.19.


이번 행사는 최근 메타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연방법원 등에서 진행된 미 주정부들과의 집단 소송을 마무리 짓기 위해 최대 180억 달러(약 25조원) 규모의 합의금을 지급하고 강도 높은 청소년 보호 조치를 이행하기로 한 직후 열렸다.

합의에 따라 미국 내 18세 미만 이용자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합해 하루 2시간까지만 이용할 수 있다. 부모가 동의하지 않으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앱 이용이 차단되며 학교 수업 시간에는 대부분의 알림이 꺼진다. 청소년에게는 개인의 관심사나 이용 기록을 반영하지 않은 피드가 제공되고 게시물의 '좋아요' 수도 기본적으로 표시되지 않는다.

추아 총괄은 미국에서 합의한 청소년 이용 제한 조치와 청소년 계정 기능을 한국 정부에도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에 어떤 해법이 필요한지 정부와 정책 입안자들과 지속해서 협력하고 있다"면서도 미국에서 합의한 이용 시간 제한을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지와 구체적인 도입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추아 총괄은 이번 합의를 "업계 표준이 될 수 있는 조치"라고 평가하면서 유튜브와 틱톡에도 동참을 요청했다. 합의에는 틱톡, 유튜브가 유사한 보호조치를 도입하면 메타가 이용 시간을 앱별 하루 1시간으로 더 줄이는 조건도 담겼다. 하지만 양사로부터 아직 공개적인 답변은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세계로 번지는 청소년 SNS 규제…메타 "전면 금지, 해법 아냐"

호주가 지난해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국민의 SNS 이용을 금지한 후 청소년 SNS 규제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

한국 정부도 14세 미만 청소년의 SNS 가입을 제한하고 14세 이상 19세 미만 이용자에게는 과몰입을 유도할 수 있는 추천 알고리즘 등의 노출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메타는 청소년의 SNS 이용을 연령에 따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에 반대했다.

추아 총괄은 "전면적인 금지는 청소년이 온라인에서 얻는 긍정적인 효과와 한국 청소년이 친구들과 소통하고 학습하는 현실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연령에 적합한 경험과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부모가 상황에 맞게 조정할 수 있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보호 기능만 믿고 맡겨선 안 돼, 이용자 역할도 중요"

[서울=뉴시스] 메타는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의 관리 감독 기능을 설정한 부모와 10대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살·자해 위험 신호 알림 기능을 확대한다. (사진=메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메타는 인스타그램 청소년 계정의 관리 감독 기능을 설정한 부모와 10대 이용자를 대상으로 자살·자해 위험 신호 알림 기능을 확대한다. (사진=메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메타는 법적 규제와 별도로 자체적인 청소년 보호 기능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14세 이상 19세 미만 이용자를 대상으로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메신저에 '청소년 계정'을 적용하고 있다. 다음 주부터 스레드에도 '청소년 계정'과 부모 관리·감독 기능을 순차 도입할 계획이다.

청소년 계정은 기본적으로 비공개로 설정되고 하루 이용 시간이 60분을 넘으면 앱 종료를 권하는 알림을 보내며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수면 모드가 작동한다. 메타에 따르면 전 세계 13~15세 이용자의 97%는 '청소년 계정' 도입 이후에도 기본 보호 설정을 유지했다.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메타코리아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오피스에서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왼쪽부터)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 총괄,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장, 방종임 교육대기자TV 대표, 이지연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교수, 허욱 메타코리아 대외정책 부사장. 2026.09.10. alpaca@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메타코리아가 10일 오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오피스에서 '메타 스크린 스마트' 라운드테이블을 열었다. (왼쪽부터) 필립 추아 메타 아시아태평양(APAC) 정책 총괄,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장, 방종임 교육대기자TV 대표, 이지연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교수, 허욱 메타코리아 대외정책 부사장. 2026.09.10. [email protected]


이처럼 플랫폼의 보호 기능이 확대되고 있지만 이날 행사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술적인 제한만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가정에서 청소년의 이용 습관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지연 한국외대 교육대학원 상담심리 교수는 "시간 자체보다 어떤 목적으로 이용했고 그로 인해 잠을 자지 못하거나 식사 중 대화에 집중하지 못하는 등 일상에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봐야 한다"며 "본인이 멈추고 싶을 때 멈출 수 있었는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일준 디지털리터러시협회 회장은 "기업의 보호 기능과 정부의 관리·감독이 필요하지만 기업만 잘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부모와 교사도 이용자로서 자신과 자녀의 안전을 먼저 살필 수 있는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부가 규제하고 메타가 보호 기능을 내놓았다는 이유로 부모를 비롯한 이용자들이 면책권을 얻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며 "보호 기능만 믿고 아이에게 맡기기보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규칙을 만들고 기술을 다루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욱 메타코리아 대외정책 부사장은 "메타는 앞으로도 청소년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두고 한국의 학부모와 청소년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는 건전한 디지털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