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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보호아동들, 시설 남으려 자해…18세부터 지원 급감

등록 2026.08.28 16:02:09수정 2026.08.28 17:33:58

심리치료사, 보호체계 아동·청년 12명 심층 조사

민간업체 일부, 복합사례 1명당 주 3750만원 이상 청구

英 보호아동들, 시설 남으려 자해…18세부터 지원 급감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영국 보호체계에 있는 일부 아동·청년이 정신건강 상태가 호전되거나 만 18세가 되면 지원을 잃을 것을 두려워해 치료시설에 남으려고 자해한다는 심층 조사 내용이 공개됐다.

영국 가디언은 27일(현지시간)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사 애비 부스가 보호체계에 있는 아동·청년 12명을 심층 조사한 결과를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부스는 자신이 만난 아동·청년 중 상당수가 심각한 방임이나 신체적·성적 학대를 경험했으며, 일부는 자해를 시설에서 쫓겨나지 않고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잉글랜드 교육·아동서비스 감독기관인 교육기준청(Ofsted)의 2025년 통계에 따르면 잉글랜드 아동 1270만명 가운데 약 40만명이 사회복지체계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 가운데 지방정부가 직접 보호 책임을 지는 아동은 약 8만4000명이다. 2025년 3월 말 기준 아동보호시설 4010곳 가운데 84%는 민간이 운영했다.

가디언은 지방정부가 심각한 방임·학대의 후유증과 정신건강 문제, 반복적인 자해 등으로 집중적인 치료와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년을 민간업체에 맡기면서 일부 업체가 1명당 주 2만 파운드(약 3750만원) 이상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부스는 재정난에 놓인 지방정부에는 이들이 고비용 부담이지만 민간업체에는 수익원이 되는 모순이 생겼다며, 아동·청년이 위험할수록 업체의 수익이 커지는 구조라고 비판했다.

부스는 일부 아동·청년이 정신과 입원시설에서 다른 사람들의 고위험 행동을 접한 뒤 자해나 자살 시도가 더 심해지는 부작용도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들을 민간업체의 수익을 위한 ‘상품’으로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의회 인권공동위원회도 같은 날 발표한 ‘잉글랜드 사회복지체계 아동의 인권’ 보고서에서 아동 보호시설 운영체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필요한 시설이 부족해 아동들이 가족·친구 등 기존 지원망에서 멀리 떨어진 부적절하고 비싼 숙소에 배치되고 있다는 것이다.

[셰필드=AP/뉴시스]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2026년 7월31일(현지시간) 영국 셰필드의 한 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2026.07.31.

[셰필드=AP/뉴시스]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2026년 7월31일(현지시간) 영국 셰필드의 한 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하고 있다. 2026.07.31.

보고서는 잉글랜드 아동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인용해 2025년 9월1일 기준 아동 669명이 미등록 시설에 머물고 있었다고 밝혔다. 미등록 시설의 평균 비용은 아동 1명당 주 1만500파운드(약 1970만원)였으며, 지방정부가 1년 동안 지출한 비용은 약 3억5300만 파운드(약 6630억원)로 추산됐다. 이는 집중적인 치료와 보호가 필요한 아동·청년에게 주 2만 파운드 이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있다는 가디언 보도와는 집계 대상과 기준이 다른 수치다.

위원회는 지방정부가 직접 확보하는 보호시설을 늘리고 검사를 강화하는 한편, 미등록 시설을 시급히 없애야 한다고 권고했다. 만 18세 같은 일률적인 연령을 기준으로 지원을 중단하는 방식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영국 교육부가 지난 25일 공개한 별도의 독립 검토에서는 2025년 신고된 18~24세 보호 종료 청년 사망 112건을 모두 살펴보고, 주요 양상을 보여주는 6명의 사례를 상세 분석했다. 이들의 추정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130명으로 같은 연령대의 3~4배였다. 검토진은 성인이 되는 만 18세를 전후해 지원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를 주요 개선 과제로 꼽았다.

인권공동위원장인 데이비드 앨턴 경은 “보호가 필요한 사람들의 어려움은 어린 시절이 끝난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며 “만 18세에 지원이 끊기는 절벽부터 보호 종료 뒤의 차별까지, 현행 체계가 틈새로 추락하는 이들을 막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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