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세 편의점 점장, 그림으로 SNS 찢었다…"내 실력 알고 싶어 올렸는데"[인터뷰]
등록 2026.08.28 06:05:00수정 2026.08.28 06:18:44
10시간 일하고 밤마다 유화 작업…28세 최종원씨
인스타로 작품 공개…376만 조회수에 전시 제안
큰 인기에도 "초심 유지…편의점 계속 운영할 것"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SNS 화가 최종원(28)씨의 인스타그램 계정. 27일 기준 1만2000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2026.08.28. sunzer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399_web.jpg?rnd=20260827162300)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SNS 화가 최종원(28)씨의 인스타그램 계정. 27일 기준 1만2000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보유 중이다. 2026.08.28. [email protected]
경기 양평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최씨는 오전 8시에 출근해 10시간을 일한다. 퇴근 후에는 집 1층에 마련한 작업실로 향한다. 하루 평균 3~4시간씩 유화를 그린다. 집중이 잘되는 날에는 작업 시간이 길어져 밤을 새기도 한다.
최씨는 지난 14일 인스타그램을 개설한 지 2주도 되지 않아 게시물 5개로 팔로워 1만2000여명을 모았다. 자신의 작품을 소개한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은 조회수 376만회, 좋아요 16만개를 넘겼다.
영상에는 '보자마자 감탄이 나왔다', '구매 원한다'는 댓글이 달렸다. 강원도 리조트와 서울 중구 갤러리에서는 전시 제안과 컬러링 프로그램 진행 요청도 받았다.
최씨는 "예상보다 너무 큰 반응이 와서 신기하다"면서도 "무리하지 않고 지금의 작업 속도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2 때 시작한 그림…생계 위해 편의점 점장
영화 속 주인공 혜지가 그린 작품 '고백'을 본 뒤 감명을 받아 직접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 동네 미술학원 교사를 만나면서 본격적으로 입시를 준비했고, 인덕대학교 시각디자인과에 진학했다.
전업으로 그림을 그릴 형편은 아니었다. 집안에 갚아야 할 빚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순수미술이 하고 싶었지만 집안 사정이 좋지 못해 어려웠다"며 "어머니가 운영하던 작은 슈퍼를 2023년 편의점으로 바꿔 지금까지 함께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본업과 그림을 병행하다 보니 작업 시간을 충분히 확보하기 어려운 점도 고충이다. 과거에는 그림에 몰두하다 밤을 새는 일도 있었다. 최씨는 "밤을 새워 무리해서 작업했다가 건강이 한 번 크게 안 좋아졌다"며 "그때 이후로는 3시간 정도만 작업 시간을 정해 어떻게든 자려고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최종원(28)씨가 지난 25일 삼성역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08.28. sunzer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284_web.jpg?rnd=20260827152713)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최종원(28)씨가 지난 25일 삼성역 카페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2026.08.28. [email protected]
전시 대신 SNS…작품 알리는 또 다른 무대
최씨가 주로 그리는 소재는 꽃이다. 산책하다 눈에 들어온 꽃을 사진으로 남기고 이름과 꽃말을 찾아본다. 여기에 그날 날씨와 감정을 더해 그림을 그린다. 그는 "평범한 풍경 속에서 눈에 띄는 건 꽃"이라며 "사람들에게 전달하기에도 가장 친근한 것 같다"고 했다.
최씨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활동을 시작한 이유는 자신의 그림 실력을 확인 받고 싶어서였다. 그는 "전업 작가가 아니다 보니 기획 전시나 전시 활동 경험이 많지 않았다"며 "작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내가 어느 정도 그리는지 알고 싶었다"고 말했다.
SNS는 작품뿐 아니라 작가 자신의 이야기도 함께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최씨는 "전시는 모든 사람을 상대할 수 없어 하고 싶은 말이나 표정을 전달하기 어렵다"며 "SNS에서는 표정도 보이고 하고 싶은 말까지 글로 적어둘 수 있어 작품을 전달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매체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에는 그림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그의 꿈을 응원하는 댓글도 달렸다.
"꿈은 때로 보장할 수 없어 더 가치 있는 것 같아요. 당장 눈에 안 보여도 점장님이 그림 그리듯 꿈이라는 도화지를 채우는 과정 아닐까요".
"너무 멋진 재능을 가지고 계셔요. 응원합니다".
최씨는 "제품을 구매해 주신다는 분들이 정말 많은데 그냥 그림을 봐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최종원(28)씨가 이달 완성한 작품 '프리지아와 나팔꽃'. 해당 작품은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약 2만개, 댓글 약 400개의 반응을 얻었다. 2026.08.28. sunzer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6/08/27/NISI20260827_0002223306_web.jpg?rnd=20260827153337)
[서울=뉴시스]고선영 수습기자=최종원(28)씨가 이달 완성한 작품 '프리지아와 나팔꽃'. 해당 작품은 인스타그램에서 좋아요 약 2만개, 댓글 약 400개의 반응을 얻었다. 2026.08.28. [email protected]
물 들어올 때 노 젓기?…당장은 판매 안 해
최씨는 "갖고 있는 작품도 많이 없고 그릴 수 있는 시간도 적다"며 "무언가 사람들에게 보여주려면 준비돼 있어야 하는데 전업 작가분들만큼 활동하지 않아 부담된다"고 말했다.
과거 개인전을 열면서 작품 일부를 판매해 현재 최씨에게 남아 있는 작품은 3~4점 정도다. 그는 앞으로 작품이 충분히 쌓이고 스스로 만족할 만한 시점이 오면 판매를 고려할 계획이다.
편의점을 그만두고 그림에만 전념할 생각도 아직 없다. 최씨는 "지금 상황이 절실하고 그림을 그리는 순간이 재밌으니 집중이 잘 되는 것 같다"며 "초심을 유지하려면 편의점 일은 계속할 생각"이라고 했다.
최근에는 편의점이 성수기를 맞아 그림을 잠시 쉬고 있다. 겨울이 되면 다시 작업량을 늘릴 계획이다. 최씨는 "앞으로 전시 제안 등 새로운 경험이 있으면 계속 도전해볼 것 같다"고 말했다.
SNS, 신진 작가 새로운 작품 홍보 창구로
아이디어스에서 판매 중인 그의 작품은 1만~10만원대로, 게시된 작품 346점이 모두 품절됐다. 한 팔로워는 "소장하지 못하면 보기라도 하고 싶다"며 전시회를 열어달라는 댓글을 남겼다.
정준모 미술평론가는 SNS가 기존 미술계에 진입하기 어려운 신진 작가들에게 새로운 작품 홍보 창구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정 평론가는 "우리나라 화랑이 젊은 작가들을 자체적으로 기획해서 발굴하고 소개하는 일이 많이 줄었다"며 "판매망이 없는 작가들이 이런 매체를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젊은 층이 인스타그램을 보고 자신의 기호나 취미에 맞는 그림을 찾아 사는 경우가 있다"며 "인스타그램은 돈을 들이지 않고 작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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