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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버린 AI는 정치 브랜딩" 비판하던 글로벌 큰손의 반전 "韓은 달라"

등록 2026.09.03 10:54:12수정 2026.09.03 13:08:24

베나이치 에어스트리트캐피탈 창업자 "韓, UAE와 출발점 달라"

메모리·제조업·기술 인력에 실제 AI 수요까지 갖춘 점 높이 평가

"한국, 메모리, 제조업 무기로 AI 투자에 과감히 나서야"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네이선 베나이치 에어 스트리트 캐피탈 창업자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일레븐랩스 이그제큐티브 세션'에서 AI 시장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03. alpaca@newsis.com

[서울=뉴시스] 윤정민 기자 = 네이선 베나이치 에어 스트리트 캐피탈 창업자가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일레븐랩스 이그제큐티브 세션'에서 AI 시장 현황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26.09.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각국의 '소버린 인공지능(AI)' 전략이 정치적 브랜딩에 그칠 수 있다고 비판해 온 글로벌 거물 투자자가 한국에 대해서는 정반대로 후한 평가를 내놨다. 세계 1위 메모리 반도체와 막강한 제조업 공장, 우수한 개발자, 실제 현장의 쓰임새를 두루 갖추고 있어, 오일머니 자본과 에너지만 믿고 뛰어든 아랍에미리트(UAE)와는 출발선부터 완전히 다르다는 진단이다.

네이선 베나이치 에어스트리트캐피탈 창업자는 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열린 '일레븐랩스 이그제큐티브 세션' 후 뉴시스와 만나 "한국의 AI주권 전략은 UAE와 가는 길이 전혀 다르다"고 강조했다.

베나이치 대표는 2019년 글로벌 AI 전문 벤처캐피털(VC) 에어스트리트캐피탈을 세운 세계적인 AI 투자자다. 매년 전 세계 AI 기술과 정책을 분석한 '스테이트 오브 AI 리포트'를 내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6월 미국 경제지 포천 기고문에서 미국의 핵심 기술을 그대로 빌려 쓰는 일부 국가의 독자 AI 정책을 '정치적 포장에 불과한 디지털 식민주의'라고 날카롭게 비판했다.

자체 모델이나 데이터센터를 보유해도 미국산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처리 도구에 의존한다면 실질적인 AI 주권으로 보기 어렵다며 미국 기업의 기술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짓는 UAE를 대표 사례로 들었다.

하지만 그는 한국이 반도체와 제조업 기반뿐 아니라 AI를 실제 산업에 적용할 수요까지 갖추고 있어 UAE와 다르다고 봤다.

그는 "한국에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같은 세계적 메모리 기업과 반도체 제조 기지가 있다"며 "실력 있는 개발자와 엔지니어,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이는 두터운 사용자층까지 버티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UAE는 에너지와 재정 자원은 풍부하지만 전문 기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고 현지 산업의 AI 수요도 한국보다 훨씬 적다"고 평가했다.

베나이치는 한국이 대규모 모델 학습용 데이터센터를 짓는 데 그치지 않고 부산 등 주요 제조업 단지 현장 가까이에 데이터센터를 배치해 공장 자동화와 로봇 같은 피지컬 AI 서비스에 활용하려는 점을 높게 샀다.

UAE가 풍부한 자본과 에너지를 바탕으로 학습용 AI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집중한다면 한국은 제조 현장의 실제 수요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를 통해 숙련된 기술자들이 쌓아온 제조 노하우를 AI에 학습시켜 보존하고 생산 공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봤다.

하정우 부위원장 회동…"AI 기술 이해한 적임자"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도약과 K-피지컬AI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에서 초거대 AI시대 국가 인프라 전략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2026.09.0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글로벌 로봇 파운드리 도약과 K-피지컬AI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에서 초거대 AI시대 국가 인프라 전략에 대해 발제하고 있다. 2026.09.02. [email protected]


베나이치는 행사 전날 하정우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 부위원장과 만나 한국의 AI 정책 방향도 논의했다.

그는 "한국 AI 전략의 우선순위와 추진 일정, 잘되는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듣고 다른 국가에서 본 사례를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하 부위원장에 대해서는 "직접 AI모델을 만들어 본 데다 스타트업 생태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돕는 인물"이라며 "훌륭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번 방한 기간 로봇과 기업용(B2B) AI, K-방산 기업들을 잇따라 만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구체적인 투자 대상이나 계획은 공개하지 않았다.

"韓 모델 선두와 멀지 않아…오픈소스 주도권은 중국으로"

글로벌 AI 패권 경쟁에 대해서는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현재 앤트로픽과 오픈AI가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중국 기업들이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국의 기술력 역시 선두 그룹과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이다.

특히 누구에게나 기술을 공개하는 '오픈소스 AI' 시장은 이미 미국에서 중국으로 주도권이 넘어갔다고 분석했다. 실제 다운로드 수와 데이터 사용량 모두 중국계 모델이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그는 모티프테크놀로지스와 업스테이지가 제한된 자금으로 공개 벤치마크에서 보여준 성능이 상당히 인상적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 정부와 기업을 향해 더 공격적인 투자를 주문했다.

그는 "국가 전략을 짜면서 세계 최고 수준을 노리지 않거나 돈을 아끼는 태도가 가장 위험하다"며 "한국은 완벽한 하드웨어 생산 능력과 제조업, 원전 등 청정에너지 인프라를 다 쥐고 있는 만큼 AI에 국가적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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