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업·직장생활 흔드는 크론병…英, '해상도 10배' 현미경으로 원인 추적
등록 2026.09.14 16:42:11수정 2026.09.14 17:56:24
英 환자 50만명 넘어…주로 15~40세에 진단
장 보호막 만드는 단백질 구조 추적…발병 원리 연구

14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의 생명과학 연구기관 로절린드 프랭클린 연구소는 초고해상도 현미경 '퀴리'를 염증성 장질환(IBD) 연구에 활용하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퀴리는 서로 약 20㎚ 떨어진 구조물도 따로 구별할 수 있다. 일반적인 광학현미경으로 구별 가능한 간격이 약 200㎚라는 점을 고려하면 해상도가 10배 높은 것이다. 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다.
염증성 장질환은 소화관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이 대표적이다.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 따르면 심한 복통과 설사, 피로, 체중 감소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증상을 조절하는 약물이나 수술 등 치료법은 있지만, 발병 원인은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
영국 소화기학회는 영국 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50만명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NHS에 따르면 어느 연령에서나 발병할 수 있지만 주로 15~40세에 진단된다. 학업과 취업,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시기에 오랜 투병 부담을 안을 수 있는 것이다.
연구진이 살피는 것은 장 안쪽을 덮은 세포들이 서로 연결돼 보호막을 형성하는 과정이다. 이 연결에는 여러 단백질이 모여 이룬 '단백질 복합체'가 관여한다.
이 연구소의 디미트리오스 이오아니디스 박사과정 연구원은 단백질 복합체의 구조가 태아기부터 성인이 되기까지 어떻게 달라지는지 연구하고 있다. 성장 과정에서 구조가 달라지면 기능도 달라질 수 있다는 가설을 현미경으로 살피는 것이다.
이오아니디스 연구원은 건강한 조직의 정상적인 모습을 파악한 뒤 환자 조직과 비교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차이를 더 깊이 연구하면 염증성 장질환을 비롯한 질병의 근본 원인을 찾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크론병 환자의 예후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 및 구성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뉴시스DB) 2021.04.22](https://img1.newsis.com/2021/04/22/NISI20210422_0000732099_web.jpg?rnd=20210422115315)
[서울=뉴시스]크론병 환자의 예후는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 감소 및 구성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 뉴시스DB) 2021.04.22
이어 두 번째 레이저빛을 가운데가 빈 고리 모양으로 만들어, 첫 번째 레이저가 비춘 영역에 겹쳐 비춘다. 이 빛이 고리 부분의 형광을 억제하면 중심부의 아주 작은 영역에서 나오는 형광만 검출할 수 있다.
퀴리에는 빛의 왜곡을 보정하는 거울과 온도를 조절하는 시료 받침대도 있다. 이를 통해 두꺼운 조직이나 실제 장기의 일부 구조와 기능을 재현한 '미니 장기' 내부를 더 선명하게 살피고, 살아 있는 세포와 미니 장기를 체온에 가까운 환경에서 연구할 수 있다.
가디언은 현미경 공개와 함께 연구소에 대한 정부 지원 계획도 발표됐다고 전했다. 연구소는 2027년 4월부터 5년간 6700만파운드를 지원받는다.
연구소의 연구그룹을 이끄는 카리나 폼보가르시아 박사는 가디언에 현미경 기술과 실험실 연구가 질병의 발생 원리를 더 잘 이해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치료법을 더 정밀하게 개선하려면 질병 자체에 대한 이해가 깊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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