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퇴직 5년 남은 교장, '가짜 은퇴' 실험기
등록 2026.09.18 07:05:00
![[신간]퇴직 5년 남은 교장, '가짜 은퇴' 실험기](https://img1.newsis.com/2026/09/17/NISI20260917_0002242742_web.jpg?rnd=20260917182433)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출근하지 않는 하루 8시간의 빈틈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까. 지금부터 무엇을 시작해야 늦지 않을까. 혼자 남겨진 것 같은 시간을 어떻게 즐겨야 할까.
신간 '은퇴를 미리 살아봤습니다'(미문사)는 36년간 교단에 선 초등학교 교장인 저자 지즐(본명 김경옥)이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교장이라는 직함의 무게를 내려놓고 온전한 개인으로 서기 위해 '지혜롭게, 즐겁게'라는 의미의 필명 '지즐'을 지었다. 이름 하나가 바뀌자 글이 솔직해지고 도전이 덜 두려워졌다고 고백한다.
은퇴를 5년 앞둔 저자는 팀 페리스의 '미니 은퇴' 개념에 착안해 '가짜 은퇴 실험'을 기획했다. 퇴직 이후의 하루를 미리 살아보며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지는지 직접 확인하는 과정이다. 새벽 일상을 바꾸고, 하루의 시간표를 스스로 설계해 보는 등 삶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한 구체적인 시도들을 기록했다.
"내일 아침 조금 일찍 눈을 뜨는 것. 오랫동안 미뤄 두었던 한 줄을 쓰는 것. 혹은 그냥 신발을 신고 밖으로 나가는 것. 그 작은 선택 하나가 퇴직 후의 나를 완전히 다른 자리에 세워놓는다는 것을, 나는 지금 몸으로 배우는 중이다." (12쪽)
책은 은퇴를 인생의 마지막 장이 아닌 '삶의 방식이 바뀌는 전환점'으로 규정한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 변화를 준비하지 않으며, 퇴직하는 날 아침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하며 사전 준비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많은 사람은 은퇴를 인생의 마지막 장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은퇴는 끝이 아니라 삶의 방식이 바뀌는 전환점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사람이 그 변화를 준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퇴직하는 날 아침 갑자기 새로운 사람이 될 수는 없다. 그래서 나는 정년이 오기 전에 은퇴 이후의 하루를 미리 살아 보기로 했다." (172쪽)
"누군가는 정년을 내리막길의 시작이라 말하며 쓸쓸함을 준비하고, 누군가는 사회적 유통기한이 만료된 시간이라며 허탈해하기도 한다. 그런 마음을 멀리 날려버리고 이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단호하게 말할 수 있다. 정년은 결코 정지(停止)가 아니다. 그것은 치열하게 자신을 벼리고 준비해 온 사람에게만 허락되는, 인생 2막으로 향하는 가장 화려하고 단단한 기회의 문이다." (226쪽)
이 책은 '이렇게 준비하라'는 식의 훈계를 늘어놓지 않는다. 대신 먼저 '가짜 은퇴'를 살아본 사람의 일상을 보여주며, 독자가 오늘 당장 실천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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