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K-컬처 열풍에 세종학당 늘리는데…작년 11곳 신규 지정했지만 '지정 해제'가 12곳
등록 2026.09.21 08:00:00수정 2026.09.21 08:20:25
세종학당 신규 지정 늘리지만 기존 학당은 '운영 포기' 속출
최근 3년간 지정해제 35곳 중 77%가 '자진 포기'
지정해제 44%는 3년 못 채워…인력·현지 지원 부족
조은희 "새 학당 늘리기 전에 운영 여건부터 챙겨야"
![[서울=뉴시스] 에스토니아의 탈린 세종학당. (사진=세종학당재단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1/09/NISI20240109_0001455353_web.jpg?rnd=20240109135625)
[서울=뉴시스] 에스토니아의 탈린 세종학당. (사진=세종학당재단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운영 인력을 구하지 못해 지정된 해에 곧바로 계약이 끝나는 사례까지 확인되면서, 학당 수를 늘리는 데 치중한 나머지 현장의 운영 여건을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이 세종학당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3년부터 올해 8월까지 세종학당 지정해제 사례는 누적 131건이었다. 특히 지난해에는 신규 지정된 학당이 11곳인 반면, 지정해제된 학당은 12곳으로 오히려 더 많았다.
누적 지정해제 131건 가운데 운영기관의 '자진포기'에 해당하는 계약종료는 82건(62.6%)에 달했다. 최근 3년간은 지정해제 35건 중 27건(77.1%)이 자진포기로 그 비중이 더 높았다. 2023년 10건 중 7건, 2024년 13건 중 11건, 지난해 12건 중 9건이 운영기관 스스로 학당 운영을 접은 경우였다.
단기간에 운영이 끝난 학당도 적지 않았다. 누적 지정해제 사례 중 운영 기간이 3년 이하인 경우는 58건(44.3%)이었고, 이 가운데 27건은 1년을 넘기지 못했다.
실제 2023년 지정된 독일 뷔르츠부르크 학당은 시범운영 중 운영 인력을 확보하지 못해 같은 해 계약이 끝났다. 미국 오그덴 학당도 2023년 지정된 뒤 운영기관의 지원 불가로 같은 해 계약이 종료됐다. 재단은 학당을 신규 지정할 때 운영·교육 인력의 전문성 등을 심사한다고 설명하고 있지만, 정작 학당에서 지정 직후부터 운영 인력과 기관의 지원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다.
오랫동안 운영한 학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튀르키예에서 2012년 지정된 이즈밀 학당과 2014년 지정된 앙카라 학당은 '현지 운영 인력 공백 해결 불가'를 이유로 2024년 운영을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방글라데시 다카1과 베트남 짜빈·하이퐁 학당이 운영기관의 지원 불가로 결국 계약을 종료했다.
운영 종료 후 같은 도시에 학당이 다시 지정된 사례는 총 27건으로, 재지정 사유는 모두 '교육 수요'였다. 독일 뷔르츠부르크 학당 역시 운영 인력 문제를 해결한 뒤 2024년 재지정됐다.
현재 운영 중인 학당에서도 인력난이 이어지고 있다. 재단은 2024~2025년 2년 연속 수강생이 감소한 11개 학당을 분석하면서 몽골 울란바타르4와 베트남 빈즈엉, 칠레 산티아고 학당 등이 한국어 교원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파악했다. 한국어 교원 파견 확대와 현지 교원 확보를 위한 지원금 상향 등을 대책으로 제시한 상태다.
조은희 의원은 "K컬처 열풍으로 한국어를 배우려는 수요는 커지고 있는데, 정작 학당은 운영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문을 닫고 있다"며 "새 학당을 늘리기에 앞서 기존 학당이 왜 운영을 포기하는지부터 살피고, 교원·운영 인력과 현지 기관 지원이 안정적으로 이어지도록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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