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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 기상장비 상용화율 35% 그쳐…기상청, 개선 나선다(종합)

등록 2026.09.21 12:01:00수정 2026.09.21 12:06:04

15년간 275억 투입 83개 과제 중 29개 상용화

위험기상 대응 이동관측·도로기상센서 국산화

형식승인 장비 사용 의무화·성능인증제 도입

[서울=뉴시스] 기상청 서울청 전경.(사진=기상청 제공). 2026.09.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기상청 서울청 전경.(사진=기상청 제공). 2026.09.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기상청이 국산 기상장비의 연구개발부터 현장 실증, 공공시장 진입, 해외 인증·수출까지 단계별로 지원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기상청은 21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상장비 연구개발 전주기 지원을 통한 상용화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년간(2011~2025년) 기상장비 연구개발에 275억원을 투입해 83개 과제를 수행했고, 이 가운데 29개(34.9%)가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 중 16종은 실제 기상청에 납품돼 무게식 강수량계, 표류부이 등으로 현업에서 쓰이고 있다.

대표적 성공 사례는 레이저와 카메라로 적설량을 실시간 관측하는 '멀티포인트 레이저 적설계'다. 2013~2015년 1억8700만원을 투입해 개발, 2015년부터 현업에 도입됐다.

이후 2017년 5종 이상의 국내외 인증을 획득했고 2018년부터 한국을 비롯해 캐나다·미국·영국·독일·중국·스위스·스페인·우즈베키스탄 등 9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이런 성과가 극히 일부에 그친다고 진단했다. 개발된 장비 상당수가 시제품 수준(기술성숙도·TRL 6)에 머물러 상용화까지 이어지지 못했고, 신뢰성을 보증할 품질체계가 부족했으며, 국내 시장에 편중돼 해외 판로 개척이 미흡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그동안 개발·품질보증·판로개척이 각각 다른 사업으로 흩어져 있었다고 보고, '연구개발(R&D)→성능개선→판로개척→통합관리'로 이어지는 4대 핵심 전략을 마련했다.

기상청은 우선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할 때 기업 요구가 아닌 시장성과 현장 수요를 우선 반영하기로 했다.

이은정 기상청 관측기반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기존에는 연구개발 과제를 선정할 때 기업 요구 상황을 바탕으로 선정하는 경우가 많았고, 시장이 필요로 하는 장비를 개발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국장은 "앞으로는 시장성이 있고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장비인지를 파악해 연구개발 과제를 발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 고정형 관측망으로는 위험기상 감시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동식 능동형 장비 개발도 추진한다.

현재 라이다(LIDAR) 방식 연직 관측지점은 전국 9곳에 불과하고, 대기 연직구조를 관측하는 드롭존데는 100% 외산에 의존하고 있다.

핵심 센서 국산화도 병행한다. 특히 도로기상센서는 노면상태·노면온도를 측정하는 장비로, 외산 제품이 1개당 2000만~3000만원 수준이다.

전국 고속도로에 고밀도로 구축해야 하는 만큼 자체 개발 필요성이 크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글로벌 도로기상센서 시장은 2025년 3억달러에서 2034년 6억달러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를 위해 2026~2031년 총 347억원을 투입한다.

세부적으로 ▲천리안위성 5호 우주기상탑재체 개발(223억원) ▲기상레이더 신호처리기술 고도화(50억원) ▲이동식 능동형 실시간 연직 온습도 관측장비 개발(46억원) ▲보급형 도로기상관측장비 및 분석기술 개발(15억원) ▲탑재형 라디오존데 자동비양기술 개발(10억원) ▲K-드롭존데 핵심기술 개발(3억원) 등이다.

과제 안에 기술성숙도 단계별 평가와 상용화 수준의 인증 획득까지 포함시켜 실효성을 높이기로 했다.

개발된 장비의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품질보증 체계도 새로 도입한다. 기상청이 직접 장비를 사용해보고 성능을 검증하는 '공공 주도형 실증 체계'를 운영하며, 민간기업이 직접 성능시험을 하고자 할 경우 시설과 부대비용을 지원하고 국유재산 사용료도 면제한다.

교육·연구·국방 목적 기관은 그간 형식승인 없이도 장비를 쓸 수 있었지만, 정확한 장비 도입을 위해 관련 법(기상관측표준화법) 개정을 통해 공공기관의 형식승인 장비 사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법정 관측망 외 장비를 위한 성능인증 제도도 새로 도입하는데, 2026년 온도계·습도계·풍향계·풍속계를 시작으로 2027년 기압계·강수량계·일사계·일조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우수 연구개발 성과는 기상청 혁신제품으로 지정해 경쟁입찰 없이 기상청이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한다. 혁신제품은 현재까지 정밀기압계(1호), 휴대용 자동기상관측장비(AWS·2호), 스마트 지진감지센서(3호) 등 3건이 지정돼 구매·운용되고 있다.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기업에는 기술 현지화 및 해외 인증 취득을 위한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하고, 국제 기준에 맞춘 성능평가 결과도 제공한다.

기상청은 그동안 흩어져 있던 지원 제도를 하나로 묶어, R&D 성과가 사업화까지 이어지도록 통합관리 체계를 마련한다.

사업화 성과를 주기적으로 점검·관리하고 실증 우선지원권, 후속 R&D 참여 가점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R&D 대비 장비 성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 것과 관련해 이 국장은 "성능 검증을 위한 별도 예산이 편성된 게 아니라, 올해부터 지원되는 R&D 사업 안에 장비 성능까지 포함해 예산을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업화까지 이어졌다는 증명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새롭게 도입된 절차가 있는가'의 질문에는 "새롭게 도입된 것은 품질보증제도"라며 "기존에는 기업이 알아서 하도록 했다면 이제는 공공 주도로 기상청이 직접 사용해보고 품질을 보증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간에서 직접 성능을 검증하고 싶다고 하면 장소를 제공하고, 부대비용이나 건물·토지 사용료를 무상 지원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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