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유튜브

극지연 "남극 이끼 요정고리 안에 식물 성장 돕는 세균 집중 분포 확인"

등록 2026.10.16 10:21:39

식물–균류 상호작용 만든 '요정고리'서 식물 생장 촉진 미생물 확인

[서울=뉴시스] 다양한 환경에서 관찰되는 요정고리. (숲·잔디·아이슬란드 이끼 군락·남극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안가 이끼 군락에서 관찰된 요정고리)

[서울=뉴시스] 다양한 환경에서 관찰되는 요정고리. (숲·잔디·아이슬란드 이끼 군락·남극 세종과학기지 주변 해안가 이끼 군락에서 관찰된 요정고리)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남극의 척박한 환경에서 이끼 주변에 형성되는 고리 모양의 식생 구조에 식물의 성장을 돕는 세균이 집중적으로 분포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극한 환경에서 새로운 식물이 뿌리내리고 생태계가 확장되는 과정에 미생물이 관여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극지연구소는 이정은 박사 연구팀이 남극세종과학기지 인근 바톤반도의 이끼 군락을 조사해 '요정고리'(fairy ring)에서 식물 생장 촉진 기능을 가진 세균이 늘어나는 현상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요정고리는 땅속으로 퍼지는 균류의 영향으로 식생이 원형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연구팀은 남극낫깃털이끼를 대상으로 고리 내부와 경계, 일반 이끼 군락의 미생물 구성을 비교하고, 고리에서 분리한 세균의 기능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식물 생장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스핑고모나스와 리조비움 등의 세균이 요정고리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특히 스핑고모나달레스목 세균은 고리 내부 미생물 군집의 평균 58.2%를 차지했다. 일반 이끼 군락의 비율인 14.1%보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분리한 세균들은 식물 생장에 필요한 여러 기능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식물 생장 호르몬인 옥신을 생성하고, 토양 속 인산을 식물이 흡수하기 쉬운 형태로 바꾸거나 철분 흡수를 돕는 물질을 분비했다. 연구팀이 이들 세균을 모델 식물인 애기장대에 적용하자 식물의 전체 무게가 늘고 뿌리 발달도 촉진됐다.

연구팀은 이번 결과가 요정고리를 식물과 균류뿐만 아니라 미생물까지 상호작용하는 생태 공간으로 볼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식물이 정착하기 어려운 남극에서 요정고리의 미생물이 후속 식물의 생장을 돕고 식생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정은 극지연구소 책임연구원은 "극한 환경에서 식물이 새롭게 뿌리내리고 생태계가 확장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비엠씨 플랜트 바이올로지'(BMC Plant Biology에 게제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