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촬영장 아닌 휴식 공간"…글로벌 호텔·명소 '인플루언서 제한' 선언
등록 2026.10.21 07:00:00
![[서울=뉴시스] SNS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는 인플루언서들로 인해 일부 호텔과 관광지가 촬영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https://img1.newsis.com/2026/10/20/NISI20261020_0002268127_web.jpg?rnd=20261020101632)
[서울=뉴시스] SNS에 올릴 사진을 찍으려는 인플루언서들로 인해 일부 호텔과 관광지가 촬영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사진 출처=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허준희 인턴 기자 = 사진 촬영을 목적으로 장소를 찾는 인플루언서가 늘면서 호텔과 식당, 관광 명소들이 촬영 제한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현지 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프랑스 남부 앙티브의 고급 호텔 뒤캅에덴록은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사진 촬영을 제한하고 있다. 식당을 예약한 뒤 옷과 보석을 한가득 챙겨 와 여러 차례 옷을 갈아입으며 SNS용 사진만 찍고 돌아가는 사례가 잇따르면서다.
영국 체셔주의 홀리스 팜 숍도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사진과 영상 촬영을 금지했다. 영국 리얼리티 프로그램 '러브 아일랜드' 출연자 몰리메이 헤이그가 이곳을 방문한 사진을 SNS에 올린 뒤 유명 촬영 명소로 떠오른 곳이다.
런던에서 여러 식당을 운영하는 제러미 킹도 인플루언서들의 촬영 행태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이브닝 스탠더드 기고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식당을 점령하다시피 하는 상황에 지쳤다고 밝혔다.
미국 매사추세츠주 낸터킷의 한 상점은 출입문에 "인플루언서 출입 금지"라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버몬트주 폼프렛 마을은 가을 단풍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는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을 제한했다. 일본 후지카와구치코에서는 편의점 앞에서 후지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늘자 주변에 가림막을 설치하기도 했다.
이들 업체와 지역이 촬영을 제한하는 것은 다른 고객의 사생활을 보호하고 공간 본래의 분위기를 지키기 위해서다. 호텔 그룹 보미에르의 안나 페두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우리는 환대를 제공하는 곳이지 사진 촬영장을 운영하는 곳이 아니다"라며 투숙객이 편안하게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인플루언서를 향한 비판이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온다. 인플루언서 니콜 오크런은 많은 창작자가 당장 수익을 얻지 못하더라도 자신만의 시청자층을 확보하고 브랜드와 협업할 기회를 얻기 위해 콘텐츠를 만든다고 설명했다.
인플루언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에 성별에 따른 편견이 작용한다는 지적도 있다. 저서 '인플루언서 크리프'를 쓴 소피 비숍은 인플루언서 문화가 여성의 참여 비중이 높은 미디어 영역이며 상품 홍보와도 밀접하게 얽혀 있다고 분석했다.
오크런은 일부 인플루언서가 다른 사람에게 불편을 주거나 지나치게 행동할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사례를 근거로 창작자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미에르 호텔 그룹 역시 인플루언서와 협업하고 있지만, 무엇보다 투숙객의 경험을 우선시한다는 입장이다.
전 세계 SNS 이용자가 54억명을 넘어선 가운데, 모든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모든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하는 문화에 대한 고민도 커지고 있다. 오크런은 모든 공간이 대중에게 공개돼야 하는 것은 아니며, 모든 경험을 콘텐츠로 만들 필요도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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