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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까지 뚫은 美민주…10년 만에 재평가된 샌더스 경제 노선

등록 2026.11.06 11:11:35수정 2026.11.06 12:20:24

샌더스, 민주당에 거액 후원자보다 노동자 가정 우선 주문

58차례 유세·150명 넘게 지지…진보 전략가, AOC 대선 출마론 제기

[뉴욕=AP/뉴시스] 6월1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뉴욕주 예비선거 투표 독려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무대 위에서 손짓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후보 브래드 랜더와 클레어 발데즈,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후보 다리알리사 아빌라 슈발리에. 2026.06.18.

[뉴욕=AP/뉴시스] 6월18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열린 뉴욕주 예비선거 투표 독려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무대 위에서 손짓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후보 브래드 랜더와 클레어 발데즈, 버니 샌더스 연방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민주당 연방하원의원 후보 다리알리사 아빌라 슈발리에. 2026.06.18.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노동자들의 살림살이 개선을 앞세우고 억만장자의 정치 개입을 비판한 후보들이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승리하면서 버니 샌더스 무소속 상원의원(버몬트)의 경제 노선이 재평가받고 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5일(현지 시간) 소득 불평등과 대기업·억만장자의 선거 개입을 겨냥한 샌더스식 경제 메시지가 민주당 후보들의 승리에 힘을 보탰다고 분석했다. 텍사스 연방 상원의원 당선인 제임스 탈라리코와 미시간 연방 상원의원 당선인 압둘 엘-사이드가 대표적이다. 몬태나의 샘 포스타그와 위스콘신의 레베카 쿡 등 민주당 후보들도 진보 의제를 내걸고 공화당이 차지했던 의석을 뒤집었다.

샌더스 의원은 2016년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패했다. 당시 민주당 주류 상당수는 그의 경제 구상을 정치적으로 실현하기 어렵다고 봤다. 같은 해 공화당을 장악하고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10년 뒤 중간선거에서 참패한 반면, 샌더스 의원과 비슷한 경제 메시지를 내건 후보들은 공화당 강세 지역에서도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 폴리티코의 분석이다.

샌더스 의원은 선거 다음 날인 4일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경제 정의를 실현하고 소수 부유층의 지배에 맞서며 노동계급을 위해 싸우자는 주장이 텍사스와 오하이오, 몬태나, 플로리다 등에서 통한 데 대해 “놀랍지 않다”며 “내가 줄곧 믿어온 바”라고 말했다.

엘-사이드 당선인은 샌더스 의원이 노동자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선거운동을 널리 정착시켰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시간 어디를 가도 2016년과 2020년의 버니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억만장자세’ 도입을 위한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했다. 2026.02.18.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 버니 샌더스 미국 연방 상원의원이 18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억만장자세’ 도입을 위한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했다. 2026.02.18.

85세인 샌더스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10월에만 20차례 넘게 유세했다. 샌더스 측 관계자에 따르면 그는 중간선거 기간 모두 58차례 유세 집회를 열고, 예비선거와 본선을 통틀어 후보 150명 이상을 지지했으며 조직 활동에 1600만달러 넘게 투입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이 앞으로도 노동자 가정의 요구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6년 경선 당시 경제 문제에 치중해 인종 등 정체성 문제를 소홀히 한다는 비판을 받았지만, 차별에 맞서는 일과 노동자들의 경제적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은 함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샌더스 의원은 민주당에 자금을 대는 억만장자들에게도 “도움은 고맙지만, 지금은 당신들이 좋아하든 말든 이 나라 노동자 가정의 필요에 집중하겠다”고 말할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폴리티코는 민주당이 2020년 대선 승리 이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지가 과제라고 짚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이 노동계급 친화적 이미지를 앞세워 승리했지만, 이후 당의 관심이 인종·성별·가치관 등을 둘러싼 ‘문화전쟁’으로 기울었다는 분석이다.

[모빌=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 앨라배마주 모빌의 피글리 위글리 식료품점이 허리케인 이사이아스로 조기 폐점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막바지 생필품을 사고 있다. 2026.10.10.

[모빌=AP/뉴시스] 9일(현지 시간) 미 앨라배마주 모빌의 피글리 위글리 식료품점이 허리케인 이사이아스로 조기 폐점하는 가운데 한 여성이 막바지 생필품을 사고 있다. 2026.10.10.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의 선거 전략을 이끈 모리스 카츠 전략가는 경제 메시지가 문화전쟁 공세에 대응하는 데도 효과적이었다고 봤다. 샌더스 의원의 지지를 받았던 맘다니 시장은 경제 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당선됐다. 카츠 전략가는 이번 선거에서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 등을 도왔고, 그의 회사 파이트 에이전시도 엘-사이드 당선인 등의 선거운동에 참여했다.

카츠 전략가는 공화당이 탈라리코·히노호사 당선인을 트랜스젠더 관련 쟁점으로 공격하는 데 수억달러를 썼지만 “완전히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두 후보가 경제 문제에 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 무엇을 하려는 후보인지 유권자들이 알 수 있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후보가 자신의 입장과 메시지를 먼저 제시하면 이런 공격이 통하기 훨씬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카츠 전략가는 이런 변화가 진보파를 넘어 민주당 중도파에도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중도파가 생각하는 ‘중도’의 의미가 달라졌으며, 당내 여러 계파가 소수 부유층의 권력 집중과 부패에 반대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한다는 공통점을 갖게 됐다는 주장이다.

카츠 전략가는 기존 워싱턴 정치인들과 다른 배경을 가진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도 확인됐다고 봤다. 하원에서는 교사·음식점 종업원·소방관·철골공·산불진화대원, 상원에서는 목사·의사·교사 출신 후보들의 당선을 사례로 들었다.

[시카고=AP/뉴시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이 지난 8월19일(현지시각)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1.11.

[시카고=AP/뉴시스]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이 지난 8월19일(현지시각) 일리노이 시카고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11.11.

샌더스 의원은 이런 후보들의 승리가 진보 의제로도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공화당 지지자와 무당층 수백만 명도 그들에게 중요한 문제에 집중하면 우리 편으로 끌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카츠 전략가는 2028년 대선에서 이 흐름을 이어갈 후보로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AOC) 민주당 하원의원(뉴욕)을 꼽았다. 그는 오카시오 코르테스 의원이 대선 출마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은 이번 선거에서 캘리포니아·미시간·몬태나·펜실베이니아의 후보들을 지원했다. 카츠 전략가는 이번 선거 결과가 오카시오코르테스 의원의 전국 단위 선거 경쟁력을 가늠하는 데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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