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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도 이사도 못 뽑은 KT 주총…"노조도 주주도 고성만 오갔다"

등록 2023.03.31 11:03:54수정 2023.03.31 15:3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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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욱 대표 직대 주재…일부 주주, 주총장서 경영진 성토

'단순투자' 현대차, 반대 의견에 대한 지적도…지분교환 절차 개선키로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KT사외이사 후보 3인이 주주총회 전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1기 주주총회장 앞 안내문이 걸려 있다. 2023.03.31.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KT사외이사 후보 3인이 주주총회 전 사퇴의사를 밝힌 가운데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제41기 주주총회장 앞 안내문이 걸려 있다.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심지혜 기자 = “범죄 혐의가 있는 인사가 대표 직무대행을 할 수 있냐” VS “회사가 조속히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도록 밀어줘야 한다”

31일 서초 KT연구센터에서 열린 KT의 제41회 정기주주총회는 회사에 불만을 가진 주주와 지지하는 주주간 설전이 오갔다.

KT는 차기 대표 후보자로 선임한 윤경림 사장의 중도 사임과 임기 만료로 재선임하려던 사외이사 3인 후보 마저도 주총 직전 사퇴를 결정하면서 유례없는 '혼돈의 주총'을 진행했다.

이에 이날 주총은 대표 직무대행 박종욱 경영부문장(사장)이 맡아 진행했다.

KT 주총은 시작 전부터 시끄러웠다. 주총장 앞에 진을 친 KT민주노동회는 확성기를 들고 정상화를 촉구하는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이사회가 깨끗한 인사를 뽑았다면 이런 일은 애초부터 없었을 것“이라며 차기 대표 선임 조건으로 통신 전문가이면서 범죄에 연루돼 있지 않고, 노동 인권에 대한 감수성을 갖춘 인물을 제시했다.

주총이 시작되자 일부 주주들은 회사에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를 냈다. 현재의 경영 공백 사태에 이르게 된 원인이 기존 경영진들의 운영 실패에 있다고 비판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모인 네이버 카페 ‘KT주주모임’ 운영자는 외압에 따른 인사 불확실성 제거를 촉구했다. 그는 ”경영인 출신을 선임하도록 한 정관을 넘어 비전문가인 정치인이나 관련 인사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일지 않도록 정관에 반영해 달라“고 요구했다.

KT새노조 또한 인사에 대한 정치권 개입 차단을 요구했다.

자사주 소각 규모와 배당성향 확대 요구도 있었다. KT 주가는 3만원 이하로 떨어진 데다, 최근 52주 최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전략적 제휴에 따른 단순 투자로 지분을 교환한 현대차그룹이 경영에 개입하는 데 대한 이의제기도 나왔다. 구현모 전 KT 대표는 현대차그룹과 상호 지분교환(현대차 4.69%·현대모비스 3.1%)을 했는데, 이들이 투자 목적과 다르게 KT의 주총 안건에 반대하는 입장을 내면서 혼란을 야기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한 주주는 ”현대차가 상호 지분 교환임에도 마치 2대 주주인양 이야기하고, KT 경영 비상사태에 영향을 줬다“며 ”안전장치를 잘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KT는 이번 주총에서 보유한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의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처분 및 소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할 것을 강조했다.

박 사장은 ”우려가 있겠지만, 올해의 전략 방향은 지난 3년 동안 입증한 ‘디지코’ KT에 ‘알파’를 더하는 것“이라며 ”비상 상황이지만 차분히 진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비온뒤 땅이 굳어진다고 하는 것처럼 현재의 위기를 빠르게 극복하고 성장 기반을 탄탄히 해 도약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KT는 이날 재선임하려던 사외이사 3인 후보 안건은 폐기했다. 이번 주총에서 이사회 의장인 강충구 고려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 표현명 전 KT렌탈 대표의 임기가 만료돼 1년 더 재선임하려 했으나, 주총 직전 일괄 사퇴하면서 불발됐다.

다만 KT는 상법에 따라 최소한 사외이사 3인을 유지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들은 신규 사외이사 선임시까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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